입에 담기도 힘든 말로 모욕한 그 사람, 정신질환 앓고 있으니 고소 못한다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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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에 담기도 힘든 말로 모욕한 그 사람, 정신질환 앓고 있으니 고소 못한다고요?

2020. 02. 02 17:50 작성2020. 02. 02 17:58 수정
박선우 기자의 썸네일 이미지
sw.park@lawtalk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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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자의 보호자, 병원에서 간호사 이름 부르며 욕설⋅성희롱

고소 결심한 간호사, 보호자가 분노조절장애란 소문에 고소 망설여

변호사들 "처벌될 것⋯그보다 심한 정신질환도 처벌 차례 있다"

입원 중인 환자 보호자로부터 입에 담을 수도 없는 욕설로 모욕을 당한 간호사 A씨. 극심한 스트레스로 고소를 결심했다. 기사 본문과 관련 없는 사진. /게티이미지코리아

"OO야. XXX아! △△△한 XXX이 OOOO이냐!"


환자와 간호사, 간병인으로 북적이는 병원 안. 분주한 분위기를 꿰뚫는 날카로운 목소리가 들려온다. 고함이 향하는 곳에는 환자를 치료하던 간호사 A씨가 새파랗게 질려있다. 차마 입에 담기도 어려운 말들이 잇따랐다. 중간중간 성희롱 발언도 있었다. 경찰까지 출동했지만 욕설은 계속됐다.


욕을 한 사람은 이 병원에서 모르는 사람이 없는 '유명인'이었다. 이 병원 환자의 보호자 B씨다. 병원 관계자들이 공유하는 '블랙리스트'(blacklist)에 이름을 올린 사람이었다. 여지껏 수많은 피해자들이 양산됐지만 아무도 그를 고소하지 않았다.


B씨가 막무가네라는 점도 한 몫했지만 결정적으로는 그가 정신질환의 일종인 분노조절장애를 앓고 있었기 때문이다. 고소했는데 '정신병을 앓고 있다'는 이유로 처벌되지 않을까봐 우려했던 것이다. 자칫 괜히 건드렸다가 더 심한 해코지를 당할 수도 있다는 생각도 널리 퍼져 있었다.


A씨는 정말 B씨를 처벌할 수 없는건지 궁금하다. 변호사들에게 자문을 구해봤다.


북적이는 병원에서 간호사 향해 욕설한 B씨, '모욕죄'

변호사들은 B씨의 발언은 "명백히 처벌할 수 있는 행위"라고 말했다. '모욕죄'가 확실하다고 했다.


법무법인 오른의 백창협 변호사는"다른 사람들이 있는 장소에서 A씨에게 욕을 하고 모욕적인 발언을 했다면 이는 모욕에 해당한다"고 말했다.


모욕죄는 ①공연성과 ②특정성 ③사회적 평가를 저하시킬 만한 내용이 있을 때 성립한다. 공연성은 가해자로부터 이야기를 들은 사람이 그 이야기를 전파할 가능성이다. 특정성은 그 내용이 누구에 대한 것인지 알아챌 수 있는 것이다. B씨는 다른 사람들이 있는 장소에서 A씨를 지칭하며 욕설을 했기 때문에 모욕죄에 해당할 수 있다.


법률사무소 의담의 박상우 변호사도 B씨의 행동이 "모욕죄에 해당한다"고 했다.


정신질환 앓고 있는 가해자 상대로 고소 가능해

A씨가 가장 궁금한 '정신질환 여부가 실제 처벌을 막는 일인지'에 대해서는 변호사들은 "그럴 일은 없을 것"이라고 답했다.


법무법인 테헤란의 임선준 변호사는 "분노조절장애 정도의 정신질환의 경우 혐의가 인정될 가능성이 더 높다고 판단된다"고 말했다. 그 근거로 "그보다 더욱 강한 정도의 정신질환인 정신분열증의 경우에도 감형될 사유로만 보는 경우가 다수이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박상우 변호사는 "가해자가 분노조절장애가 있다는 사실만으로 모욕죄가 성립하지 않는 것은 아니다"며 "(A씨가) 관련 증거도 갖고 있으니 즉시 형사 고소를 진행하기 바란다"고 말했다. 태연법률사무소의 김태연 변호사도 "가해자의 개인적인 질환이 있다고 해서 죄의 성립이 되지 않는 것은 아니며, 다만 처벌 등에서 고려할 뿐"이라고 했다.


예를 들어 자폐, 망상장애 등의 정신질환으로 사리분별을 하지 못하는 사람이 범죄를 저질렀을 경우 이 질환은 법원이 처벌 수위를 정하는 데 영향을 미친다. 가해자가 장애로 인해 죄라는 것을 인식하지 못했다며 범죄 '책임'을 줄여주는 것이다.


법무법인 다움의 이성준 변호사도 "심신장애가 심한 경우에는 '책임을 물을 수 없다'며 (죄를) 벌하지 않게 되는데, 쉽게 인정되는 것은 아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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