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얼돌 아닙니다" 아무리 주장해도, FC서울의 발목은 '이것' 때문에 잡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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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얼돌 아닙니다" 아무리 주장해도, FC서울의 발목은 '이것' 때문에 잡혔다

2020. 05. 18 20:14 작성
박선우 기자의 썸네일 이미지
sw.park@lawtalk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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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중석에 마네킹 설치한 FC서울⋯"성인용품인 리얼돌 설치한 것 아니냐"

"성인용품과는 전혀 연관 없다" 입장문 밝혔지만 사그라지지 않는 의혹

박세훈 변호사 "프로축구연맹이 규정한 '금지 광고물' 해당할 가능성 높아"

지난 17일 2020 K리그1 FC서울과 광주FC의 경기가 열린 서울월드컵경기장 관중석에 리얼돌로 추정되는 인형들이 설치돼 있다. /연합뉴스

'코로나19' 여파로 중지됐던 프로축구가 지난 17일 오랜만에 열렸다. 전염병 확산을 우려해 무관중으로 치러졌는데, 유독 서울월드컵경기장에만 관중들이 보였다.


대부분 젊은 여성들로 이뤄진 관중들은 '코로나19'를 의식한 듯 모두 마스크를 착용했지만, 저마다 응원 도구와 응원 문구가 적힌 손 팻말을 들고 있었다. 이상하리만치 정적이었다는 점을 제외하면 '이상적인 응원단'으로 보였다.


경기 끝날 때까지 같은 자세를 유지하고 있던 이들은 사람이 아니었다. "팬들에게 즐거움을 주기 위해" FC서울이 '마네킹'을 설치한 이벤트였다. 하지만 이 '깜짝' 이벤트는 의도와 다르게 논란을 불러일으켰다.


관중석에 버젓이 성인용품 설치? FC서울 "리얼돌 아니다" 의혹 부인

관중석에 설치한 것이 평범한 마네킹이 아니라 '리얼돌'(여성 신체를 본뜬 성인용품)이라는 의혹이 제기됐기 때문이다. 리얼돌이 맞다면 대중들이 즐겨 찾는 축구장에 버젓이 성인용품을 설치한 것이다.


'음란하거나 퇴폐적인 내용으로 미풍양속을 해칠 우려가 있는 광고물'을 금지하는 프로축구연맹 정관(제5장 마케팅 제19조의 1)의 '금지 광고물'에 해당하는 문제일 수도 있었다.


정황상 마네킹은 리얼돌과 흡사한 부분이 많았다. 마네킹의 외형뿐 아니라 일부 마네킹이 들고 있는 피켓 두 개에는 유명 리얼돌 제작업체명과 리얼돌의 모델이 된 BJ의 실제 이름(샤X, 채X)까지 적혀 있었다.


논란이 거세지자 FC서울은 18일 공식 SNS에 사과문을 올리고, "성인용품과는 전혀 연관이 없는 제품"이라고 말했다. 논란을 일으켜 송구하지만, '리얼돌'이 아니라는 주장이었다.


18일 올라온 FC서울이 올린 사과문에는 "성인용품과 전혀 연관 없는 제품이라고 확인했다"고 입장을 밝혔다. /FC서울 페이스북 캡처
18일 올라온 FC서울이 올린 사과문에는 "성인용품과 전혀 연관 없는 제품이라고 확인했다"고 입장을 밝혔다. /FC서울 페이스북 캡처


FC서울 "리얼돌 맞는다"고 인정했어도 형사처벌은 없었을 것

FC서울이 "리얼돌이 아니다"고 극구 부인한 건, 성인용품을 관중석에 배치한 행위를 형사처벌까지 가능한 사안으로 받아들였기 때문이다.


실제 우리 형법은 제243조(음화반포등)에서 '음란 물건 전시' 혐의를 규정하고 있다. 이 조항은 "음란한 문서와 필름 기타 물건을 판매하거나 공연히 전시 등을 한 사람을 1년 이하의 징역 또는 500만원 이하의 벌금"으로 처벌한다.


하지만 FC서울이 "리얼돌이 맞는다"고 인정했어도, 법적 처벌을 받았을 가능성은 희박하다.


법무법인 이평의 박세훈 변호사는 "리얼돌의 성적인 부위가 노골적으로 노출된 상태로 관중석에 공연히 전시됐다면, '음란한 물건'으로 인정될 가능성이 컸다"면서 "하지만 이번 사안에서 마네킹들은 옷을 입고 성적인 부위를 모두 가린 상태로 관중석에 전시됐기 때문에, 음란 물건 전시 혐의는 성립하기 어렵다"고 했다.


리얼돌 아니더라도 FC서울에 여전히 책임이 있는 이유는? '이것' 노출 때문

'법무법인 이평'의 박세훈 변호사. /로톡DB
'법무법인 이평'의 박세훈 변호사. /로톡DB

그렇다고 FC서울이 모든 책임에서 벗어난다는 말은 아니다. 리얼돌 진위 여부와 관련 없이 FC서울은 프로축구연맹의 징계를 받을 가능성이 농후하다. FC서울의 이벤트를 연맹이 금지하는 '금지 광고물' 전시로 볼 수 있기 때문이다.


박 변호사는 "만약 일반 마네킹에 불과했고 응원 문구에만 부적절한 업체명 등이 노출된 것이라 해도 설치된 마네킹의 외관이 리얼돌과 유사하고, 리얼돌을 만드는 업체명과 BJ의 이름이 함께 노출되었다는 점에서 금지 광고물 전시에 대한 책임은 피하기 어려워 보인다"고 말했다.


성적인 부위가 노골적으로 노출된 상태가 아니었더라도, 리얼돌 생산 업체와의 연결고리가 명백하게 TV 화면에 노출된 이상 책임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는 의미다.


금지 광고물 인정될 경우, 제재금 부과 등 징계 이뤄질 것

제작업체 이름과 모델 BJ의 실제 이름이 적힌 응원 문구가 노출된 모습. /SNS 캡처
제작업체 이름과 모델 BJ의 실제 이름이 적힌 응원 문구가 노출된 모습. /SNS 캡처

만약 금지 광고물로 인정되면 FC서울은 연맹에 의해 징계(상벌 규정 제12조 제1항)를 받을 수 있다. 그 징계 사항으로는 △제명 △하부 리그로의 강등 △1년 이내의 기간 동안 연맹 회원으로서의 자격 정지 △경기 제한 △응원석 폐쇄 등이 있다.


박 변호사는 "이번 사안의 행위는 상벌 규정의 유형별 징계 기준에서 '연맹 정관 및 규정, 이사회 결정 사항 위반'에 해당한다"며 "이에 따라 FC서울에 대해 징계사유가 인정될 경우, 5점 이상의 승점 감점 또는 500만원 이상의 제재금 부과가 이루어질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한편 프로축구연맹 관계자는 이번 논란에 대해 크게 문제 되지 않는다는 입장이었다. 연맹 관계자는 "해당 규정은 상업 광고물에 해당하는데 이번 마네킹은 응원 도구였기 때문에 규정 적용이 잠정적으로 어렵지 않을까 생각한다"면서도 "조만간 상벌위원장에게 유권해석을 받아볼 예정"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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