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토끼·마나토끼·북토끼 돌연 폐쇄… 도망치면 법적 책임도 사라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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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토끼·마나토끼·북토끼 돌연 폐쇄… 도망치면 법적 책임도 사라질까

2026. 04. 27 14:34 작성2026. 04. 27 14:34 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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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h.son@lawtalk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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긴급차단제 5월 11일 시행 앞두고 자진 폐쇄

데이터 삭제 선언은 명백한 증거인멸 정황

불법 콘텐츠 유통 사이트 ‘뉴토끼·마나토끼·북토끼’가 정부의 긴급차단 제도 시행을 앞두고 자진 폐쇄를 선언했다. /'뉴토끼' 사이트 캡처

국내 최대 규모의 불법 콘텐츠 유통 사이트로 꼽히던 '뉴토끼', '마나토끼', '북토끼'가 돌연 자진 폐쇄를 선언했다.


이들이 "서비스를 영구 종료하며 모든 데이터를 일괄 삭제한다"고 공지한 날은 오늘(27일), 문화체육관광부가 불법 사이트 긴급차단 제도를 선포한 아침이었다.


2026년 3월 기준 이들 사이트의 접속량은 유튜브, 구글, 네이버 등 글로벌 거대 플랫폼의 바로 뒤를 이을 정도로 막대한 수준을 자랑했다.


그토록 엄청난 트래픽과 막대한 광고 수익을 누리던 이들이 갑자기 꼬리를 내린 이유는 무엇일까. 나아가 이들의 계획대로 서버를 닫고 도망치면 그간의 법적 책임도 함께 지워지는 것일까.



네티즌 "보고 없이 차단돼서 닫은 듯"…절반은 맞고 절반은 틀렸다


온라인 커뮤니티에서는 이번 사태를 두고 "5월부터 법이 개정돼서 보고 없이 바로바로 사이트가 막힌다는 게 주요한 듯하다"는 분석이 쏟아졌다.


팩트체크를 해보자면, 이 해석은 대체로 사실이지만 법적으로 '보고 없이'라는 표현은 다소 부정확하다.


이들을 공포에 떨게 한 법의 정식 명칭은 '저작권법 일부개정법률안(일명 누누티비 차단법)'이다. 이 법에 따라 오는 2026년 5월 11일부터는 방송통신심의위원회(방심위)의 사전 심의 절차가 전면 생략된다.


즉, 문체부 장관이 불법 사이트 적발 즉시 인터넷 서비스 사업자에게 차단 명령을 내리고, 방심위에는 사후 통지만 하면 되는 이른바 긴급차단 조치가 가능해진 것이다.


수주에서 수개월이 걸리던 차단 시간이 단숨에 단축되면서, 불법 사이트들의 주 무기였던 '도메인 바꾸기 꼼수'가 원천 봉쇄된 셈이다.


데이터 지우고 도망치면 끝?…이미 끝난 범죄, 오히려 구속 사유 더한다


그렇다면 법 시행을 정확히 2주 앞두고 "데이터를 모두 삭제하겠다"며 선제적 잠적을 택한 운영진은 법망을 피할 수 있을까.


결론부터 말하면 천만의 말씀이다. 자진 폐쇄는 기존 범죄를 소멸시키지 못하며, 오히려 법정에서는 불리한 자백으로 쓰일 공산이 크다.


이들이 타인의 웹툰과 웹소설을 무단 복제해 유통한 행위는 저작권법 위반으로, 범죄는 이미 기수에 이르렀다.


대법원 판례(2006도4334)에 따르면 저작권 침해죄의 고의는 자신의 행위가 불법임을 인식한 것만으로도 인정된다. 법 시행 임박을 눈치채고 재빠르게 도망친 사실 자체가 자신들의 행위가 명백한 범죄임을 알고 있었다는 강력한 고의성의 증거가 된다.


더욱 치명적인 것은 공지문에 적힌 "데이터 일괄 삭제"라는 문구다. 이는 형사소송법이 정한 명백한 증거인멸의 우려에 해당하여, 향후 운영진이 체포될 경우 꼼짝없이 구속 수사를 받게 될 핵심 사유로 작용한다.


징역 7년에 징벌적 손배 5배 철퇴…남은 과제는


이번에 개정된 저작권법은 형사처벌 수위를 7년 이하의 징역 또는 1억 원 이하의 벌금으로 대폭 상향했다.


나아가 고의적이고 상습적인 침해자에 대해서는 손해액의 최대 5배까지 물어내게 하는 징벌적 손해배상 제도까지 도입됐다. 광고 수익을 노리고 수년간 불법 유통을 일삼은 이들 운영진은 징벌적 손해배상의 완벽한 표적이 된다.


이제 남은 장벽은 수사망의 한계다. 현재 사이트 운영자는 한국 국적을 포기하고 일본에 거주 중인 것으로 알려져 있다. 아무리 국내법이 촘촘해져도 범인이 해외에 숨어 있다면 한일 범죄인 인도 조약 등 국제 형사사법공조가 필수적이다.


한국 콘텐츠 산업에 수천억 원의 피눈물을 안긴 이들의 도피극이 어떤 결말을 맞을지 귀추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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