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짜 의대생부터 가짜 청와대 행정관까지⋯갈수록 치밀해지는 '가짜 스펙' 사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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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짜 의대생부터 가짜 청와대 행정관까지⋯갈수록 치밀해지는 '가짜 스펙' 사기

2026. 06. 05 14:27 작성
손수형 기자의 썸네일 이미지
sh.son@lawtalk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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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비리그 의대생·청와대 행정관 사칭한 사기 연속 발생

변호사들 "피해자 부주의가 가해자 면죄부 될 수 없어"

가짜 의대생과 가짜 청와대 행정관 등 허위 스펙과 직함을 내세워 신뢰를 악용한 사기 사건들이 잇따라 재판에 넘겨졌다. /셔터스톡

최근 '아이비리그 의대 출신'이나 '청와대 행정관' 등 화려한 가짜 스펙을 내세워 타인의 신뢰를 악용한 사기 사건이 잇따라 재판에 넘겨졌다.


"매출 1억 5천" 가짜 서류로 경찰 속인 가짜 의대생


30대 여성 A씨는 자신을 아이비리그 의대 출신의 화장품 개발자로 포장했다.


SNS에 고급스러운 일상을 연출해 팔로워를 늘린 뒤, 존재하지도 않는 명품 화장품 공동구매를 진행했다.


약 250명의 피해자로부터 9600만 원 상당을 챙긴 A씨는 결국 사기 혐의로 구속 기소됐다.


A씨는 수사 과정에서 교묘한 함정을 파기도 했다. 매출액 1억 5000만 원 상당의 가짜 세금계산서와 공탁신청서를 제출해 한 차례 불송치 결정을 받아낸 것이다.


하지만 피해자들의 이의신청으로 시작된 검찰 보완 수사에서 모든 것이 거짓임이 탄로 났다.


로엘 법무법인 김연근 변호사는 5일 YTN 라디오 '이원화 변호사의 사건X파일' 인터뷰에서 "수사기관에 허위 내용의 세금계산서를 제출한 것은 증거를 조작한 것으로, 수사를 방해하는 행위로 평가될 수 있다"며 "동종 전과로 인한 누범 가중까지 더해지면 상당히 무거운 처벌이 예상된다"고 분석했다.


잔고 1465원으로 시작된 8년의 사기극…징역 4년 확정


가짜 직함으로 권력 기관을 사칭한 사건도 법의 철퇴를 맞았다.


70대 남성 B씨는 2015년 10월 전북 군산의 사업가 C씨에게 청와대 정무수석실 행정관 명함을 내밀었다.


당시 검찰 수사를 받던 C씨에게 "민정수석에게 인사를 해서 수사를 해결해주겠다"며 2000만 원을 뜯어냈다. 당시 B씨의 통장 잔고는 단 1465원에 불과했다.


그의 사기극은 멈추지 않았다. 판사, 금융감독원, 국세청 인맥을 운운하며 8년간 128차례에 걸쳐 6억 6500만 원을 가로챘다.


광주고등법원 전주재판부는 B씨에게 징역 4년과 추징금 5억 8500만 원을 선고한 원심을 유지했다.


재판부는 "피고인은 단순히 피해자에게 재산상 손해를 입히는 것을 넘어 공직사회 직무수행 공정성에 대한 사회적 신뢰를 크게 훼손했다"고 판결 이유를 밝혔다.


B씨 측은 배우자가 1억을 갚겠다고 약정하며 선처를 구했지만, 실질적인 피해 회복이 이루어지지 않아 감형받지 못했다.


수사 무마를 청탁한 피해자 사업가, 뇌물죄 처벌 피한 이유는


수사를 무마해달라며 돈을 건넨 사업가 C씨는 왜 처벌받지 않았을까.


이에 대해 김연근 변호사는 "상대방이 실제 공직자가 아니고 피해자가 이를 알지 못한 채 기망에 의해 금원을 교부한 경우에는, 통상 사기 피해자로 평가되어 별도 처벌까지 이어지기는 어려운 경우가 많다"면서도 "만약 (사기범이) 실제 공직자였다면 직무와 관련해 금품을 수수한 것으로 뇌물수수죄가 성립하고, 돈을 건넨 사람도 뇌물공여죄로 처벌받을 수 있다"고 설명했다.


아울러 피해자가 충분히 확인하지 못한 책임이 가해자의 면죄부가 될 수는 없다.


김연근 변호사는 "피해자의 부주의나 과실은 피고인 책임을 감경하는 사유가 되지 못한다"며 "사기 범행이 정교하고 치밀할수록 피해자가 속을 수밖에 없는 상황을 만들었다는 점에서 피고인의 죄질을 더 무겁게 평가하게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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