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남편하고 바람피웠지? 너희 부모님 만나야겠어" 이런 요구까지 들어줘야 하나요
"우리 남편하고 바람피웠지? 너희 부모님 만나야겠어" 이런 요구까지 들어줘야 하나요
내용증명까지 보낸 상대방의 과한 요구 사항들
꼭 들어줘야만 하는 걸까? 안 들어주면 재판에서 불리하지는 않을까?

얼마 전 잠시 교제했던 남성 B씨의 아내로부터 내용증명 한 통을 받았던 A씨는 상대방의 요구를 어디까지 들어줘야 할지 고민이다. 변호사들과 함께 알아봤다. /게티이미지코리아
"이런 것까지 요구할 줄은 몰랐네요."
얼마 전 A씨는 내용증명 한 통을 받았다. 잠시 교제했던 남성 B씨의 아내로부터다. A씨는 불륜 사실을 부정하진 않는다. 하지만 억울한 측면이 있다. B씨는 A씨에게 "이혼했다"고 속였기 때문이다. 하지만 B씨는 이혼하지 않았던 상태였고 이 일을 알게 된 B씨의 아내로부터 폭행을 당하기도 했다. 병원에서 치료도 받았다.
A씨는 백번 양보해 B씨의 아내가 위자료를 요구하는 것은 이해한다. 하지만 만나서 직접 사과할 것을 요구하고, 자신의 부모님과도 만나겠다는 것은 지나치다는 생각이 든다.
A씨는 상대방의 요구를 어디까지 들어줘야 할지 고민이다. 변호사들과 함께 알아봤다.
변호사들은 B씨의 아내의 요구에 대해 "꼭 들어주지 않아도 된다"고 했다.
법무법인 지정의 이신광 변호사는 "상대방이 (사과를) 요구할 수는 있을지라도 이를 강제할 수 있는 수단은 없다"고 전했다.
실제 우리 헌법재판소는 "법적으로 누군가의 사과를 강제하는 것은 위헌"이라는 취지의 결정을 내린 바 있다.
1991년 4월1일 '사죄 광고의 강제'가 문제가 된 사건(89헌마160)에서 "사과를 거부하는 사람에게 법원이 사과를 강제하는 것은 겉과 속이 다른 이중인격 형성을 강요하는 것"이라며 "침묵의 자유의 파생인 양심에 반하는 행위의 강제금지에 저촉된다"고 봤다.
법무법인 서상 박준용 변호사도 "부모님 대면을 요구하는 것은 과한 요구이며 망신을 주겠다는 목적으로 보인다"고 지적했다.
아울러 만약 적절한 합의를 원해 상대방의 요구를 들어줄 경우에는 신중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법률사무소 필승의 김준환 변호사는 "만나서 사과를 할 경우 사과를 하는 내용이 녹음돼 소송의 증거로 사용되는 경우가 많다"고 밝혔다.
상대방의 요구를 들어주지 않아 소송으로 가게 되면 A씨에게 불리하지 않을까? 변호사들은 아니라고 했다. 그런 요구를 한 B씨의 아내가 오히려 역풍을 맞을 수 있다고 보는 분석이 많았다.
YK법률사무소의 유상배 변호사는 "오히려 B씨 아내의 요구가 통상적인 범위를 벗어난 것으로 판단할 수 있다"고 했다.
김준환 변호사도 "일반적이지 않은 요구는 자칫 재판부에 B씨의 아내가 무리한 요구를 했다는 인식이 생길 수 있다”고 자문했다.
즉, 내용증명 속 요구를 들어주지 않았다고 해서 A씨가 받게 될 불이익은 없을 것이라는 취지다.
또한 "이혼했다"는 B씨의 말을 A씨가 믿은 점 등은 (A씨가 내게 될) 위자료의 감액 요소로 봤다.
법무법인 인화 김명수 변호사는 "남자가 이혼했다고 해서 만난 부분에 대해서는 질문자에게 책임을 묻기는 어려울 것으로 판단된다"고 말했다.
한편 상대방에게 폭행을 당해 상처를 입은 부분에 대해서는 별도로 책임을 물을 수 있다. 래안 법률사무소의 박애성 변호사는 "상대가 불륜을 저지른 여성이라고 해도 폭력이 정당화될 수 없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