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원영, '이것'으로 익명 유튜버 신원 밝혔다…'탈덕수용소' 11일 항소심 선고
장원영, '이것'으로 익명 유튜버 신원 밝혔다…'탈덕수용소' 11일 항소심 선고
박지현 변호사, '미국 디스커버리 제도' 활용법 조명
징역 2년·집행유예 1심 판결 불복
형사 항소심 11일 선고 예정

장원영을 비롯한 연예인들을 허위 영상으로 비방한 유튜버 ‘탈덕수용소’. 2년간 2억 5천만원을 벌어들여 징역 2년, 집행유예 3년을 선고받고 항소했다. 항소심 선고는 11일 열린다. /연합뉴스
"장원영이 동료를 질투해 데뷔를 내쫓았다", "명품 행사에 초청도 못 받고 갔다", "인성이 좋지 않다."
익명성에 숨어 연예인에 대한 악의적 가짜 뉴스를 쏟아낸 유튜브 채널 '탈덕수용소'. 운영자는 2년간 2억 5천만원이 넘는 수익을 챙긴 것으로 드러나 공분을 샀다.
그룹 아이브(IVE)의 장원영 측은 이례적으로 미국 법원까지 동원해 운영자의 신원을 밝혀냈고, 이목이 쏠린 형사 재판 항소심 선고가 내일(11일) 열린다.
10일 YTN 라디오 '이원화 변호사의 사건X파일'에 출연한 로엘 법무법인 박지현 변호사는 이번 사건의 법적 쟁점과 '사이버 렉카'를 추적할 수 있었던 결정적 비결을 분석했다.
1심 집행유예…항소심서 "신상 털려 억울"

피고인에게 적용된 혐의는 명예훼손과 모욕이다. 박지현 변호사는 "2021년 10월부터 2023년 6월까지 장원영 씨를 비롯한 7명의 명예를 훼손하고, 5명에 대해서는 외모 비하 등 모욕 혐의가 적용됐다"고 밝혔다.
피고인은 장 씨에 대해서만 "전부 허위 사실임에도 사실인 것처럼 영상을 짜깁기"했으며, "1년 동안 10개 이상의 영상을 연속으로 업로드"하는 등 집요한 모습을 보였다.
1심 재판부는 피고인에게 징역 2년에 집행유예 3년, 사회봉사 120시간을 선고했다. 또한 범행에 사용된 노트북 몰수와 함께 범죄 수익 약 2억 1천만원에 대한 추징도 명령했다.
하지만 검찰은 형량이 가볍다고, 피고인은 형량이 무겁다고 각각 항소했다.
박 변호사에 따르면, 피고인은 지난 10월 열린 항소심 결심 공판에서 "잘못을 인정하고 반성한다"면서도 여전히 "공익과 국민의 알 권리를 위함이었다"는 기존 주장을 반복했다.
심지어 "본인의 신상이 세간에 알려져 낙인 속에 살아가고 있다"며 "정신과 치료를 받으며 버티고 있다"고 선처를 호소하기도 했다.
익명 유튜버, 어떻게 잡았나…'미국 디스커버리 제도'
이번 사건이 특히 주목받은 이유는 '사이버 렉카'의 강력한 무기인 익명성을 깼다는 점이다.
그동안은 구글 등 해외에 본사를 둔 플랫폼이 국내 수사기관의 정보제공 요청에 비협조적이어서, 피해자가 고소를 해도 피의자 특정이 어려워 '기소 중지'로 끝나는 경우가 많았다.
하지만 장원영 측의 전략은 달랐다. 국내가 아닌 미국 법원을 직접 공략했기 때문이다.
박지현 변호사는 "장원영 씨 측은 미국의 '디스커버리(Discovery) 제도'를 활용했다"고 설명했다. 박 변호사는 "미국 캘리포니아주 북부지법에 유튜브를 운영하는 구글 본사를 상대로 디스커버리를 신청했고, 그 결과 (운영자 특정이 가능한) 의미 있는 정보를 제공받을 수 있었던 것"이라고 밝혔다.
디스커버리 제도는 미국 연방법(제1782조)에 근거한 증거개시 절차다. 소송 당사자가 법원을 통해 사건과 관련된 제3자(이 사건에서는 구글)에게 자료 공개를 강제할 수 있는 제도다.
박 변호사는 이 제도의 요건으로 ▲증거 조사의 상대방(구글)이 법원 관할 내(캘리포니아)에 존재하고 ▲해당 증거가 외국(한국) 재판 절차에 사용될 것이며 ▲이해관계인(장원영 측)의 신청이 있을 것 등을 꼽았다. 다만 "요건이 충족돼도 연방 법원이 광범위한 재량을 갖기 때문에 무조건 인용되는 것은 아니다"라고 덧붙였다.
민사 5천만원 확정… "처벌보다 수익 커" 재범 우려도
형사 재판과 별개로 진행된 민사 소송에서 장원영 씨는 1심 1억원, 2심 5천만원의 손해배상 판결을 받아 확정됐다. 소속사가 제기한 별도의 손해배상 소송은 1심이 진행 중이다.
하지만 이런 '가짜 사망설', '악성 루머'가 근절되지 않는 이유로 박지현 변호사는 수익을 꼽았다. 박 변호사는 "처벌로 인한 손해보다 가짜 뉴스 채널을 운영해서 얻는 수익이 더 크다 보니 재범이 계속 일어나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현실적인 방지책으로 '징벌적 손해배상제' 도입이 거론된다. 박 변호사는 "범죄 수익금 몰수·추징에서 나아가 징벌적 손해배상 제도를 도입하면 예방과 재범 방지 효과를 모두 확보할 수 있을 것"이라면서도, "다만 국내 법체계와의 균형을 검토하는 입법부의 과제"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