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얼굴 합성해 만든 우스꽝스러운 사진⋯모욕죄로 처벌할 수 있을까
내 얼굴 합성해 만든 우스꽝스러운 사진⋯모욕죄로 처벌할 수 있을까
글로 된 모욕적 표현 없어도, 모욕죄 인정될 수 있어

자신의 카카오톡 프로필 사진으로 합성 사진을 만들어 이를 채팅방에 올린 사람. 글로 된 모욕적 표현 없어도, 모욕죄로 처벌할 수 있을까. /셔터스톡
50여명 넘게 참여하고 있는 단체 카카오톡 채팅방에 어느 날 한 장의 우스꽝스러운 사진이 공유됐다.
동물에 사람의 얼굴을 합성한 사진이었는데, 자세히 보니 낯이 익었다. 합성된 얼굴 사진의 주인공이 다름 아닌 A씨 본인이었기 때문.
이 사진을 만들어 올린 건 함께 채팅방에 있던 B씨였다. B씨가 A씨의 카카오톡 프로필 사진으로 합성 사진을 만들어 이를 채팅방에 올린 것이다. 사전에 A씨에게 "사진을 써도 되겠냐"는 양해의 말도 없었다.
A씨는 굉장한 불쾌감을 느꼈고, "고소하겠다"는 경고까지 했지만 이를 비웃기라도 하듯 또 다른 합성 사진을 만들어 공유했다. 그러면서 A씨의 별명을 언급하며 조롱하기까지 했다.
이에 A씨는 B씨에게 법적 책임을 묻고 싶다. 어떤 죄로 처벌할 수 있을지 궁금하다.
A씨의 사례를 검토한 변호사들은 모두 "모욕죄가 성립하는 사안"이라고 했다.
법무법인 해자현의 조은결 변호사는 "B씨의 행동에는 모욕죄가 성립될 수 있다"며 "특히 합성사진에 A씨의 얼굴이 드러났기 때문에 더욱 그렇다"고 했다. 법률사무소 중현의 지세훈 변호사 역시 "모욕죄 성립 가능성이 있다고 보인다"고 판단했다.
모욕죄의 경우 ①상대방의 사회적 평가를 저해할 만한 경멸적인 표현이 있어야 할 뿐만 아니라, ②다른 사람에게 전파될 가능성이 있어야 한다. 여기에 해당 발언이 ③특정 인물을 향했다는 '특정성'까지 성립해야 한다.
우선, 경멸적인 표현(①)이라고 해서 모욕을 주는 매개체가 꼭 '언어'일 필요는 없다. 지난 2015년 대법원은 5·18 민주화운동 당시 찍힌 희생자 관(棺) 사진에 택배 운송장을 합성한 사람에게 모욕죄를 인정했다. 희생자가 안치돼있는 관을 택배로 묘사한 것은 모욕적 표현이라는 이유에서다.
이에 따라 합성 사진을 통해 A씨에게 모욕을 줬다면 이 첫 번째 조건은 충분히 성립할 수 있다.
더불어 단체대화방에서 발생한 일이기에 공연성(②)이 인정된다. A씨의 프로필 사진을 이용해 합성 사진을 만들었었기 때문에 특정성(③)도 성립된다.
B씨가 A씨의 별명을 언급하며 조롱한 것은 별도의 죄에 해당할 수 있다. 공동법률사무소 인도의 안병찬 변호사는 "만약 비하 목적으로 보이는 구체적인 표현이 있다면 정보통신망법상 명예훼손에 해당할 수도 있다"고 말했다.
재판까지 간다면 B씨의 처벌은 어떻게 나올까. 우리 법은 모욕죄 처벌에 대해 '1년 이하의 징역 또는 200만원 이하의 벌금'으로 규정하고 있다.
안 변호사는 "전체 대화 내용을 모두 검토한 후에 정확하게 판단할 수 있겠지만, 초범의 경우 가벼운 벌금형이 나올 가능성이 높다"고 조언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