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헤어지자"는 여자친구 8시간 감금하고, 칼로 5번 찌르기까지 했는데 징역 6년
[단독] "헤어지자"는 여자친구 8시간 감금하고, 칼로 5번 찌르기까지 했는데 징역 6년
여자친구들에게 연달아 '데이트 폭력' 휘두른 남성
살인 미수, 감금, 폭행치상 등⋯연인 관계에서 상상도 못 할 범죄 한가득
최대 50년까지 선고할 수 있었지만⋯'징역 6년' 선고한 법원
![[단독] "헤어지자"는 여자친구 8시간 감금하고, 칼로 5번 찌르기까지 했는데 징역 6년 기사 관련이미지](https://d2ilb6aov9ebgm.cloudfront.net/2020-04-27T10.36.22.173_520.jpg?q=80&s=832x832)
이별을 통보하자 그는 돌변했다. "내가 바닥이 무엇인지 보여줄게, 오늘 끝장 한번 보자"는 말과 함께 폭력은 시작됐다. 그러나 그의 폭력은 그녀가 처음이 아니었다. /게티이미지코리아
A씨의 이별 과정은 폭력 그 자체였다. 만나주지 않으면 집에 쳐들어가 주먹을 휘둘렀고, 그 과정에서 옛 연인을 감금하는 일도 서슴지 않았다. 여자친구가 다른 남자를 만나는 것 같으면 망치로 문을 부수고 들어가 칼로 여러 번 찌르기까지 했다.
판결문을 보면 A씨가 받는 혐의는 살인미수, 감금, 특수주거침입, 폭행치상, 공무원자격사칭 등. 연인 관계에서는 상상하지 못할 범죄들이 수두룩했다.
이런 피해자는 한 명이 아니었다. 넉 달 사이 2명의 여자친구에게 끔찍한 폭력을 휘두른 A씨는 결국 재판을 받았다. 1⋅2심 법원은 똑같이 모든 혐의를 유죄로 인정했지만 선고형량은 6년으로 정했다. 특히 1심 법원은 "최대 징역 50년을 선고할 수도 있다"고 말하면서도 "양형 권고에 따르면 최대 11년 9개월"이라고 밝혔다. 그리고는 최종적으로는 6년형을 선고했다. 2심 법원도 같았다.
"피해 여성 두 명을 죽음의 공포로 몰아간 대가치고는 가벼운 처벌"이라는 비판이 나오는 대목이었다.
A씨는 지난해 5월 피해 여성 B씨와 만나기 시작했다. 한참 연애 감정이 싹틀 때인 사귄 지 한 달째. A씨는 B씨에게 폭력을 휘두르기 시작했다. "다른 남자를 만나는 것 같다"는 게 이유였다.
B씨는 결혼했다가 이혼한 적이 있었는데, B씨가 운영하는 가게에 전 남편이 찾아왔다는 사실을 A씨가 알게 된 것이 계기였다. 화를 내는 A씨에게 B씨가 이별을 통보하자, A씨는 B씨를 가게에 가둬놓고 8시간 동안 감금했다.
B씨는 A씨를 붙잡아 움직이지 못하게 한 뒤에 "나는 아직 너에게 바닥을 보여주지 않았다"며 "내가 바닥이 무엇인지 보여줄게, 오늘 끝장 한번 보자"고 말했다.
B씨는 가까스로 A씨에게 벗어났지만, 이틀 뒤 칼을 맞았다. A씨는 잠긴 문을 망치로 부수고 B씨가 있던 곳으로 들어갔다. B씨가 경찰에 신고하자 칼로 B씨의 배를 두 번 찌르고, 웅크리고 주저앉은 B씨의 어깨를 세 번 내리꽂았다.
2심 판결문에는 "A씨가 살인 시도를 멈추지 않았다"고 했다. "다행히 살해의 결과가 발생하지 않은 건 칼이 부러지고 경찰이 출동했기 때문이지 자발적 의사에 기한 것이 아니다"고 적었다. 경찰이 출동하지 않았다면 A씨에 의해 목숨을 잃었을 수 있다는 것을 법원도 잘 알고 있던 것이다.
A씨는 위 살인미수 사건을 벌이기 넉 달 전에도 그 전 여자친구 C씨를 때려 크게 다치게 했다.
사건은 지난해 2월 어느 날. A씨는 새벽 2시부터 한 시간 동안 C씨를 때렸다. C씨는 눈⋅턱⋅목에 상처를 입었다. "집으로 돌아가라"는 A씨 말을 C씨가 듣지 않았다는 이유에서였다.
그로부터 한 달 뒤인 3월에는 C씨가 연락을 받지 않자, C씨가 일했던 직장에 전화를 걸어 경찰관을 사칭해서 C씨의 소재를 캐묻기도 했다.
재판에 넘겨진 A씨에게 적용된 혐의는 모두 다섯 개였다. 법정형보다 낮은 양형기준에 따르더라도 무거운 형이 나올 수 있는 혐의들이었다. 3년 4개월~10년 8개월(살인미수), 2개월~1년 6개월(폭행치상), 6개월~1년(감금) 등이었다.
다수범죄 처리기준 계산식에 따라 A씨가 저지른 범죄들을 합산하면 최소 징역 5년에서 최대 징역 11년 9개월까지 나올 수 있었다. 거기에 A씨 누범(累犯) 상태였다. 과거 야간건조물침입절도죄를 저지른 지 3년이 지나지 않아 다시 범죄를 저지른 상태라 가중 처벌을 받을 수 있는 상태였다.
하지만 1심을 맡은 인천지법 부천지원 형사1부(재판장 임해지 부장판사)는 6년형을 선택했다. "죄질이 극히 불량하고 피해자는 극도의 공포감을 느꼈을 것으로 보인다"면서도 "범죄사실을 모두 인정하고 있으며 연령⋅가족관계⋅가정환경 등을 종합했다"고 설명했다.
결론이 나온 뒤 A씨는 "징역 6년은 너무 무겁다"며 항소했다. 2심을 맡은 서울고법 형사2부(재판장 차문호 부장판사)는 지난 2월 6일 A씨의 항소를 기각하며 징역 6년을 확정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