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관계 몰래 녹음한 건 "처벌 NO" 몰래 녹음한 파일을 사용하면 "처벌 YES"
성관계 몰래 녹음한 건 "처벌 NO" 몰래 녹음한 파일을 사용하면 "처벌 YES"
남편의 휴대전화 속 성관계 녹음파일을 발견한 A씨
제 3자인 A씨가 녹음을 유출하면 법적으로 문제 소지 있어
상대방의 동의 없이 몰래 한 녹음은? 현재로선 처벌 규정 없어

남편 휴대전화에 녹음된 음성파일을 들은 A씨는 그대로 주저앉았다. 남편의 바람을 직감했기 때문이다. A씨는 이 음성녹음을 앞세워 여자에게 '남편과의 바람'을 따져도 될지 궁금하다. /게티이미지코리아
"애 엄마는 집에서 자고 있어, 자기 먼저 씻을래?"
남편 휴대전화에 녹음된 음성파일을 들은 A씨는 그대로 주저앉았다. 남편의 바람을 직감했기 때문이다. 재생된 음성파일에는 남편과 낯선 여자의 대화가 녹음돼 있었다.
차마 정지 버튼을 누르지 못하고 녹음을 끝까지 듣게 된 A씨. 녹음의 후반부에는 여성의 신음까지 적나라하게 녹음돼 있었다.
음성파일을 증거로 당장이라도 여성에게 연락해 이 상황을 따지고 싶었다. 그러나 한편으로는 남편이 신고당할까 봐 걱정됐다. 여성 몰래 녹음한 파일 같았기 때문이다.
A씨는 음성녹음을 앞세워 여자에게 '남편과의 바람'을 따져도 될지 궁금하다. 그리고 이 과정에서 도리어 남편이 신고를 당할 가능성도 있는지 궁금하다. 법적으로 살펴봤다.
A씨는 이 상황에서 제 3자다. 제 3자가 이 녹음파일을 이용하여 상대방에게 어떠한 언사나 조치 등을 할 경우에는 문제가 될 수 있다.
'법무법인 주원'의 송유준 변호사는 "녹음을 어떻게 이용하는가에 따라 다르겠지만 인격권의 침해로 보아 상대방이 손해배상 등을 청구할 소지가 있다"며 "조심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법률사무소 서희'의 동방봉용 변호사는 "녹음이 유출되거나 제 3자에게 위와 같은 사실을 적시하는 경우에는 사안에 따라 명예훼손 등으로 처벌될 수 있다"고 의견을 함께했다.
또한, 증거를 확보하기 위해 섣불리 남편 휴대전화에 있는 녹음 파일을 A씨의 휴대전화로 보내거나, 혹은 다시 녹음을 진행할 경우 문제가 생길 수도 있다. A씨는 해당 녹음 파일을 보유할 정당한 권리가 없는 사람이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상대방 몰래 대화를 녹음을 한 남편은 처벌을 받을까.
'법무법인 청주로'의 조성훈 변호사는 "현재까지 우리나라는 법원에서 대화 당사자 간의 녹음은 처벌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성관계 상황을 녹음한 경우도 마찬가지일까. 변호사들은 "그렇다"고 한다. 녹음의 경우 촬영이 아니기에 처벌 대상이 아니라는 이유다.
성폭력 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법률(성폭력처벌법) 제14조(카메라 등을 이용한 촬영)에는 동의를 구하지 않고 촬영하는 경우 처벌하는 규정을 두고 있다. 이 법에 따라 상대방의 동의 없이 촬영하게 되면 5년 이하의 징역 또는 3000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한다.
하지만 A씨의 남편은 '촬영'이 아닌 '녹음'을 했다. 녹음은 별도의 처벌 규정이 없기 때문에 여성이 녹음의 존재를 알게 되더라도 녹음한 남편은 처벌받지 않는다.
'유앤아이파트너스 법률사무소'의 김진은 변호사는 "통신비밀보호법에 의하더라도 대화 당사자 사이의 녹음은 상대방의 동의가 없어도 가능하다"라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