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 대통령 "개 식용 금지 검토" 발언 나오게 된 배경, 개고기를 둘러싼 '법적 사각지대'
문 대통령 "개 식용 금지 검토" 발언 나오게 된 배경, 개고기를 둘러싼 '법적 사각지대'
문 대통령, '개 식용 금지' 문제 언급하며 정부 부처에 대안 당부
개를 도축해서 처벌받은 사례 나오고 있지만, 먹는 건 아무 문제 없다?
현재 '개고기'와 관련한 사항은 백지 상태

문재인 대통령이 지난 27일 "이제 개 식용 금지를 신중하게 검토할 때가 됐다"고 발언한 것을 두고 여론이 뜨겁다. /문 대통령 페이스북⋅편집=조소혜 디자이너
"이제 개 식용 금지를 신중하게 검토할 때가 됐다."
문재인 대통령이 지난 27일 던진 이 화두를 두고 여론이 뜨겁다. 문 대통령은 이날 김부겸 국무총리로부터 유기 반려동물 관리체계 개선에 관한 보고를 받던 도중, 이 같은 언급을 한 것으로 전해졌다.
개 식용 문제는 우리나라의 오랜 난제로 자리 잡고 있다. 개 식용을 막자는 법안도 국회 문턱을 여러 차례 드나들었지만, 아직까지 결실은 이루지 못한 상태다. 그런데 개를 먹기 위해 도축한 일로 처벌을 받은 사례가 나오는 혼란한 상황.
왜 이런 상황이 벌어진 건지, 개 식용 문제를 둘러싼 우리 법의 현주소를 정리해봤다.
결론부터 말하면, 개를 둘러싼 혼란은 그만한 이유가 있었다. 실제 법률상으로도 개의 지위를 정의해둔 것이 달랐기 때문이다.
우선, 개가 직접적으로 언급되는 대표적인 법은 두 가지. 바로 축산법과 동물보호법이다.
가축의 사육과 관리 등에 관해 총괄하는 축산법. 이 법 시행령은 개를 가축으로 분류하고(제2조), 법에 근거한 사육 방식 등을 따르도록 하고 있다.
또 우리 동물보호법은 개를 반려동물로 규정하고 있고(제2조 1의3), 이러한 개를 학대해서 죽이는 행위를 엄격히 금지한다(제8조). 만일 개의 목을 매달거나 공개된 노상에서 죽이는 방식 등으로 해쳤을 경우 3년 이하 징역 또는 3000만원 이하 벌금에 처한다. 이 법은 불가피하게 도살을 해야 하는 상황이라도, 혐오감을 주거나 잔인한 방법을 써서는 안 된다고 명시한다(제10조).
개를 도축했다가 처벌받는 사람들이 있는 건, 이러한 동물보호법 조항을 어겼기 때문이다.
그런데 정작 그렇게 도축된 개를 먹는 사람들은 처벌할 수 없다. 식품과 관련된 각종 법령들에선 개가 관리 대상에서 빠져 있어서다. 대표적인 게 축산물 위생관리법이다. 이 법은 가축을 도축하거나 가공해서, 축산물로 식탁에 올리기까지의 과정을 총괄하고 있다. 그런데 이 법이 정한 가축의 분류엔 개가 포함돼 있지 않다. 이로 인해 '개'와 달리 '개고기'와 관련된 사항들은 사실상 법적 사각지대에 놓여 있다.
음식점이나 식품 산업에 관해 규율하는 식품위생법에서도 개에 관한 내용은 없다. 우리 식품위생법 제7조는 국내에서 판매·유통할 수 있는 식품 등을 '식품의 기준 및 규격'을 통해 정해놓고 있다. 말 그대로 '국내에서 먹을 수 있는 게 무엇인지' 알려주는 것인데, 여기에서도 개고기는 포함되지 않는다.
동물보호단체가 "개 식용 자체를 금지해야 한다"고 지적하는 이유다. 직접적으로 개 식용을 금지한 조항은 없다는 이유로, 식품 원료로 인정되지 않은 보신탕을 파는 가게나 이를 사 먹는 사람을 처벌할 수 없다는 결론으로 이어지기 때문이다.
현재로선 "개 식용을 금지한다"는 명확한 새 법률이 만들어지지 않는 한, 제자리걸음이 반복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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