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가락 욕' 숙명여고 쌍둥이…무죄 주장하러 갔다가, 오히려 모욕죄 처벌 가능성 만들었다
'손가락 욕' 숙명여고 쌍둥이…무죄 주장하러 갔다가, 오히려 모욕죄 처벌 가능성 만들었다
항소심 1차 공판 가면서 취재진에게 손가락 욕 한 '숙명여고' 쌍둥이 동생
변호인 "흥분해서 그런 것, 해프닝으로 이해해달라"⋯하지만, 모욕죄인데요?

'숙명여고 답안 유출' 사건의 쌍둥이 자매 항소심이 시작된 지난 14일, 재판에 출석하던 쌍둥이 중 동생이 취재진에게 '가운데 손가락'을 들어 보였다. /연합뉴스⋅셔터스톡⋅게티이미지코리아⋅편집=조소혜 디자이너
'숙명여고 답안 유출' 사건의 쌍둥이 자매 항소심이 시작됐다. 두 자매는 앞선 1심에서 숙명여고에 대한 업무방해 혐의가 인정돼, 징역 1년 6개월과 집행유예 3년을 선고받았다. 하지만 이들은 무죄를 주장하며 즉각 항소했고, 지난 14일 서울중앙지법에서 첫 공판이 열렸다.
그런데 이날 예상치 못한 일이 벌어졌다. 재판에 출석하던 쌍둥이 중 동생이 취재진에게 '가운데 손가락'을 들어 보인 것이다. 재판이 끝난 뒤 재차 손가락 욕 여부를 묻는 취재진에게 거칠게 항의하기도 했다.
직접 가운데 손가락을 들어 보인 쌍둥이 동생은 "진짜 토악질이 나온다. 진짜 죽여버리고 싶을 정도로 화난다"면서 "다들 사과하라"고 소리쳤다. 쌍둥이 측 변호인은 "너무 흥분해서 일어난 해프닝"이라며 양해를 구했다.
그런데 숙명여고 쌍둥이 동생의 가운데 손가락 욕은 정말 단순 해프닝일 뿐일까? 그렇지 않다. 우리 법원은 이러한 행동은 엄연한 모욕죄라고 판시하고 있었다.
쌍둥이 측 변호인은 15일 새벽 SNS를 통해 "취재차 질문한 기자분께 변호인으로서 죄송하다는 말씀을 드린다"며 "기자 개인에 대한 욕은 아니었음을 이해해주시면 좋겠다"라고 밝히며 한 번 더 해명에 나섰다.
그런데 왜 "기자 개인에 대한 욕은 아니었다"고 콕 집어 사과했을까? 일각에서는 향후 쌍둥이 동생에게 적용될 수도 있는 모욕죄에 대한 우려를 감안한 제스처라는 분석도 있다.

우선 모욕죄가 성립하려면 ①공연성과 ②특정성을 갖춰야 한다. 쌍둥이 자매의 재판 출석을 지켜보던 많은 취재진이 자리해 있었고(①), 가운데 손가락 욕을 당한 대상도 명확했다(②). 해당 기자는 취재진을 대표해 마이크를 들고 쌍둥이 자매에게 다가가 "혐의를 부인하느냐"고 질문했다가 봉변을 당했다. 그렇기 때문에 기자 개인에게 욕설한 점이 인정되면 모욕죄 성립이 한층 더 가까워진다.
남은 건 가운데 손가락만으로도 모욕적인 표현이 인정되는지인데, 이 역시 가능했다. 육성으로 욕설을 하지 않았더라도 모욕 혐의가 인정돼 형사처벌을 받은 판례들이 존재했다.
지난해 10월, 대구지법은 모욕 혐의로 기소된 A씨에게 벌금 100만원을 선고했다. A씨는 자신의 가게를 찾은 손님이 종업원에게 반말과 삿대질을 하자, 화를 참지 못하고 왼손 가운데 손가락을 들어 보였다. 화를 낸 손님에게 화로 되받은 대가는 모욕죄 처벌이었다.
지난해 4월 대전지법은 차량 창문을 내리고 가운데 손가락 욕을 들어 보인 B씨에게 벌금 20만원을 선고했다. 법원이 선고한 벌금액은 적었지만, 엄연한 모욕죄에 해당했다.
단순히 벌금에 그치지 않고 징역형의 집행유예를 선고한 판결도 있었다. 지난해 6월 서울중앙지법은 업무방해 등 혐의로 기소된 C씨에게 징역 10월과 집유 2년, 벌금 10만원을 선고했다. C씨는 식당에서 행패를 부리던 중, 신고를 받고 출동한 경찰에게 가운데 손가락 욕을 했다가 입건됐다.
당시 법원은 C씨가 내뱉은 욕설뿐 아니라 가운데 손가락을 들어 올리며 모욕한 혐의 역시 범죄사실로 명시했다.
우리 대법원은 "모욕죄는 피해자의 외부적 명예를 저하시킬 만한 추상적 판단이나 경멸적 감정을 공연히 표시함으로써 성립된다"며 "피해자의 외부적 명예가 현실적으로 침해되거나 구체적ㆍ현실적으로 침해될 위험이 발생하지 않더라도 성립하는 범죄"라고 판시하고 있다(2016도9674).
우리 법원의 태도를 종합해보면, 쌍둥이 동생이 들어 올린 가운데 손가락이 그녀의 범죄 혐의를 하나 더 추가한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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