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신 부작용' 사망 맞으면 의료소송해야 할까? 변호사들 "아니, 국가가 보상한다"
'백신 부작용' 사망 맞으면 의료소송해야 할까? 변호사들 "아니, 국가가 보상한다"
독감 백신 맞은 뒤 사망자 나와⋯사망 원인은 '불분명'
'아나필락시스 쇼크' 의심⋯정은경 청장 "가능성 배제할 수 없어"
실제로 '부작용' 결론 나오면⋯ 법에 따라 유가족에 4억원 보상될 듯

독감 백신을 맞은 뒤 20명의 사망자가 나오면서 질병관리청이 본격적인 조사에 나섰다. 만약, 부작용으로 인한 사망으로 밝혀지면 유족들은 국가로부터 보상을 받을 수 있다. /셔터스톡⋅편집 및 그래픽=조소혜 디자이너
22일 전국에서 20명(오후 4시 기준)이 독감 백신을 맞은 뒤 숨을 거뒀지만, 사망 원인은 아직 불분명하다. 가능성으로 의심되고 있는 것 중 하나는 '아나필락시스 쇼크'. 정은경 질병관리청장이 전날 긴급 브리핑에서 "(사망 사례 중) 2건에 대해서는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고 한 중증 부작용이다.
접종 후 사망까지 걸린 시간이 상당히 짧다는 점이 해당 원인으로 인한 사망 특성과 부합한다는 이유에서였다. 정 청장도 "세부 내용을 (더) 판단하도록 하겠다"며 가능성을 열어뒀다.
'아나필락시스가 맞느냐, 아니냐'가 중요한 이유가 있다. 이에 해당하면 보상 문제가 극단적으로 간단해지기 때문이다. 의료 사건 전담 더프렌즈 법률사무소의 이동찬 변호사는 "아나필락시스라는 결론이 나오면 국가로부터 보상을 (쉽게) 받을 수 있을 것"이라며 "일반 의료소송에 비해 훨씬 '쉬운 길'로 피해를 보상받을 수 있다"고 했다.
환자가 의료사고로 인한 손해를 입었을 때 제기하는 '의료소송'. 하지만 의료소송은 "소송 중에서도 피해자 측 승소율(2019년 기준 전부 승소율 0.6%)이 가장 낮은 소송"이라고 이 변호사는 말했다. 전문 의료인 등을 상대로 환자가 '과실'을 입증해야 하는 어려움 탓이 크다.
법률 자문

하지만 사망 원인이 '백신으로 인한 아나필락시스 부작용'이라는 결론이 나오면, 문제가 간단해진다. 통상적인 의료소송과 달리, 이러한 '과실'을 피해자가 입증할 필요가 없어지기 때문이다. 근거는 감염병예방법 제71조(예방접종 등에 따른 피해의 국가보상)에 있다.
해당 조항은 '예방접종 피해'를 다음과 같이 정의하고 있다. "과실 유무와 관계없이 예방접종으로 발생한 피해로서 질병관리청장이 인정하는 경우." 백신의 이상 여부나, 의료인 등의 과실과 관계없이 질병관리청장이 인정한 피해라면, 보상이 가능하다는 뜻이다.
이 변호사는 "(피해자 측에 있는) 입증의 어려움을 과감하게 배제하는 조항"이라고 설명했다. 법무법인 문장의 임원택 변호사도 "피해자가 의약품 부작용을 전부 입증하기 어렵고, 불가피한 합병증이 있을 수 있다는 전제하에 제정된 법률"이라고 했다.
질병관리청장은 이 조항을 근거로 '예방접종 피해 국가보상 제도'를 실시 중이다. 임 변호사는 "현재 백신으로 인해 사상한 자는 이 조항에 따라 보상을 받을 수 있다고 생각된다"고 밝혔다.
보상을 위한 절차도 소송에 비해 간단하다. 피해자 측은 각 지자체의 보건소에 피해 보상 신청서를 제출하기만 하면 된다. 그러면 질병관리청장이 '예방접종피해보상 전문위원회'를 개최해 120일 이내로 보상 여부를 결정한다.
보상 금액은 질병이 생긴 경우, 장애인이 된 경우, 사망한 경우 등에 따라 나뉜다. 사망으로 예를 들면, '사망 당시의 월 최저임금액에 240을 곱한 금액'이 일시에 지급된다. 올해를 기준으로 계산하면 약 4억 3000만원 상당이다.
실제 이 제도를 거쳐 보상받은 사례가 있다. 지난 2009년 가을, 독감 백신을 접종받은 여성이 폐렴 증세가 겹쳐 4개월 뒤 사망한 경우였다. 당시 질병관리본부(현 질병관리청)는 이 여성에 대해 사망과 접종 사이의 인과관계가 인정된다고 결론 내렸다.
질병관리청에서 보상을 거부할 수도 있다. 그땐 "해당 거부 처분에 대한 취소를 구하는 행정소송을 제기하는 식으로 사건이 진행될 가능성이 높다"고 이 변호사는 말했다. 실제 지난 2014년(2014두274), 2019년(2017두52764)에 대법원에서 관련 소송이 다뤄진 적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