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편이 아내 카드명세서 몰래 열람…정통망법·비밀침해 ‘이혼 판 뒤집는 범죄’
남편이 아내 카드명세서 몰래 열람…정통망법·비밀침해 ‘이혼 판 뒤집는 범죄’
법률 전문가들 "배우자 동의 없는 명세서 열람은 정보통신망법 위반 소지"
이혼 소송 위자료 청구도 가능

본문의 이해를 돕기 위해 생성형 AI로 만든 이미지
"본인이 명세서를 봤다고 인정한 카톡 증거도 있습니다. 이혼과 별개로 남편을 고소할 수 있나요?"
이혼 절차를 밟고 있는 한 여성 A씨가 남편의 충격적인 사생활 침해 행위로 법적 대응을 모색하고 있다.
남편은 A씨의 7월, 8월, 9월, 총 3개월 치 카드 명세서를 무단으로 열람했으며, 이로 인한 의심과 간섭이 심화되어 결국 이혼에 이르게 된 사안이다. A씨는 남편의 무단 열람 행위를 '비밀침해죄'로 별도 고소할 수 있을지 법률 전문가들에게 조언을 구했다.
남편의 3개월치 명세서 무단 열람… 이혼 부른 '사생활 침해'
사건은 A씨가 이혼을 진행하는 과정에서 불거졌다. A씨의 남편은 아내의 동의나 허락 없이 아내가 메일 등으로 수령하는 카드 명세서를 본인 휴대전화로 전송해 열람했다.
카드 명세서에는 개인의 소비 내역과 민감한 금융 정보가 담겨 있어 사생활의 비밀에 해당한다.
남편은 이처럼 무단으로 확보한 명세서 내용을 근거로 A씨를 지속적으로 의심하고 간섭했으며, A씨는 결국 남편의 행위로 인해 이혼을 결정했다. 현재 A씨는 남편이 명세서를 열람했다는 사실을 인정한 카카오톡 대화 캡처와 명세서를 남편이 소유하고 있는 캡처 화면을 증거로 확보한 상태다.
A씨의 주된 법적 쟁점은 이혼 소송과는 별개로 남편의 카드 명세서 무단 열람 행위에 대해 형사처벌을 요구할 수 있는지 여부다. 특히 남편 스스로 열람 사실을 인정한 명백한 증거가 있다는 점에서 고소 가능성에 대한 확신을 얻고자 한다.
부부 사이라도 '남의 비밀'… 정통망법 위반 처벌 가능성 커
법률 전문가들은 남편의 행위가 부부 관계라 할지라도 형사처벌 대상이 될 수 있다는 점을 분명히 한다. 이는 단순한 부부싸움의 영역을 넘어 법적 '비밀침해' 행위로 간주되기 때문이다.
법무법인 창세 김정묵 변호사는 "법률상 부부라 하여도 상대방의 휴대전화 등을 함부로 염탐하는 것은 정보통신망 이용촉진 및 정보보호 등에 관한 법률(정통망법) 위반에 속한다"며 "이혼과 별개로 법적 책임을 물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법률사무소 수훈 이진규 변호사 역시 "해당 행위는 정통망법 위반 혐의가 적용될 수 있다"고 의견을 같이했다.
법률사무소 가호 이진채 변호사는 "부부 사이라고 하더라도 동의 없이 핸드폰을 열람하여 이메일 명세서를 보낸 것이라면 정통망법 위반"이라며 피해자의 적극적인 법적 대응을 권했다.
고소는 '친고죄' 기한 내 필수… '접근 경로'에 따라 적용 법조 달라진다
남편의 행위는 형법 제316조의 비밀침해죄에도 해당할 가능성이 높다.
카드 명세서와 같은 '전자기록 등 특수매체기록'을 기술적 수단을 이용해 내용을 알아낸 경우에 해당하기 때문이다.
다만 비밀침해죄는 형법 제318조에 따라 친고죄에 해당한다.
친고죄는 피해자의 고소가 있어야만 공소를 제기할 수 있는 범죄를 말한다. 법무법인대한중앙 조기현 변호사는 "실무적으로는 부부 사이에 발생한 일이므로 증거가 있더라도 가급적 변호사 조력 하에 정식으로 형사고소장을 제출해야 경찰의 진정성 있는 수사를 기대할 수 있겠다"고 조언했다.
고소는 범인을 알게 된 날로부터 6개월 이내에 해야 한다는 점도 유념해야 한다.
한편, 뉴로이어 법률사무소 김수열 변호사는 "상대방이 종이 명세서를 열람했는지, 아니면 이메일 등 A씨의 계정에 몰래 접속해 파일을 전송했는지 등 구체적 사실관계에 따라 적용 법조가 완전히 달라질 수 있다"고 지적했다.
또한 고소 가능성을 판단하기 위해서는 "상대방 행위와 이혼 얘기 간의 순서, 묵시적 동의가 있었는지 여부, 명세서 내역을 어떻게 사용했는지 등을 따져봐야 한다"고 조언해 형사 고소 전 면밀한 법률 검토가 필요함을 시사했다.
형사 처벌과 별개로 '위자료' 청구… 판을 뒤집는 결정적 카드
정현 법률사무소 송인욱 변호사는 형사 고소와 함께 민법상 불법행위로 인한 위자료 청구(재산 이외의 손해배상)가 가능함을 강조했다.
A씨가 확보한 카카오톡 캡처와 명세서 캡처 등의 증거는 비밀침해죄의 구성요건을 입증하는 데 충분할 수 있으며, 특히 배우자 스스로 인정하는 내용은 강력한 증거가 된다.
이혼 소송과 별도로 진행되는 형사 고소는 이혼 소송에 유리한 영향을 미칠 수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