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빠라 부른 적 단 한 번도 없어" 이혼 후 남남된 아들, '친양자 파양' 가능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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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빠라 부른 적 단 한 번도 없어" 이혼 후 남남된 아들, '친양자 파양' 가능할까

2025. 11. 12 09:58 작성
손수형 기자의 썸네일 이미지
sh.son@lawtalk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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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대·패륜 행위 없으면 단절만으론 파양 어려워

법원 "자녀 복리가 핵심"

본인 거부시 기각 가능

본문의 이해를 돕기 위해 생성형 AI로 만든 이미지

"진심으로 친아들처럼 키우고 싶었습니다. 하지만 아이는 끝내 제게 마음을 열지 않았죠."


39세 늦깎이로 공무원이 된 A씨. 군 부사관, 남중, 남고를 거치며 여성과의 교제 경험이 거의 없던 그는, 적극적으로 다가온 아내와 6개월 만에 결혼했다. 아내에겐 초등학생 아들이 있었고, A씨는 이 아이를 친양자로 입양했다.


하지만 아들은 사춘기에 접어들며 A씨와 더욱 멀어졌다. 단 한 번도 그를 "아빠"라고 부르지 않았다. 설상가상으로 아내와 불화가 깊어져 이혼 소송과 형사 사건까지 겪으며 관계는 완전히 파탄 났다.


아들과 왕래가 끊긴 지 6년. 이제 성인이 된 아들과 법적 관계를 완전히 정리하기 위해 A씨는 법원에 친양자 파양을 청구했다. 하지만 이 절차는 법원이 매우 까다롭게 판단하는 영역이다.


YTN 라디오 '조인섭 변호사의 상담소'에 출연한 법무법인 신세계로 김나희 변호사는 "친양자 입양은 일반 입양과 다르다"고 선을 그었다.


이혼만으론 친자 관계 못 끊어…법적으론 친아들

김나희 변호사에 따르면 '친양자'는 단순히 법적 보호를 받는 입양자가 아니다. 법적으로 양부모의 혼인 중 출생자로 간주된다.


김 변호사는 "친양자는 성과 본을 바꾸고, 가족관계등록부에도 친생자로 기록된다"며 "법적으로 완전한 가족 관계를 만드는 제도"라고 설명했다. 혈연에 버금가는 강력한 관계를 만드는 제도인 만큼, 이 관계를 끊는 '파양' 요건 역시 극히 제한된다.


민법 제908조의5는 단 두 가지 사유만 규정한다.

  1. 양친(부모)이 친양자를 학대하거나 복리를 심하게 해칠 때
  2. 친양자가 양친에게 패륜 행위를 한 경우


김 변호사는 "패륜 행위란 보통 폭행, 중대한 모욕, 재산 갈취 등 부모 자식 간의 기본적 신뢰를 깨뜨리는 행위"라고 말했다.


A씨처럼 부모가 이혼하고 아들과 정서적 거리감이 생겼다는 이유만으로는 파양이 어렵다. 김 변호사는 "법원은 혼인 파탄이나 정서적 거리감 같은 이유로는 쉽게 관계를 끊을 수 없다고 본다"고 지적했다.


법원, 패륜 아니어도 '자녀 복리' 위해 파양 인용하기도

그렇다면 방법이 전혀 없을까. 과거 방송인 김병만씨가 비슷한 소송을 진행한 바 있다.


김씨는 이혼 과정에서 친양자였던 전처의 딸이 아내 편에서 거짓 진술을 하고, 자신을 형사 고소까지 도왔다며 '패륜 행위'를 근거로 파양을 청구했다.


하지만 법원은 패륜이 아닌 다른 이유로 파양을 인용했다. 김나희 변호사는 "법원은 패륜 여부를 따지지 않았다"며 "이미 성인이 된 딸과 아버지가 오랜 기간 단절돼, 관계 유지가 오히려 자녀의 복리를 현저히 해치는 때에 해당한다(민법 제908조의5 제1항 제1호)고 판단했다"고 전했다. 양측의 상처가 너무 깊어 법적 관계 유지가 무의미하다고 본 것이다.


아들이 "파양 싫다" 거부하면 기각될 수도

파양 소송의 핵심 변수는 친양자 본인의 의사다. 만약 A씨의 아들이 "파양당하고 싶지 않다"고 거부한다면 법원은 훨씬 더 신중하게 판단한다.


김 변호사는 "서울가정법원 판례 중, 친양자가 파양을 반대하는 경우 부모가 일방적으로 관계를 끊을 수 없다며 청구를 기각한 사례도 있다"고 말했다.


결국 법원이 가장 중요하게 보는 기준은 단 하나, 친양자의 복리, 즉 아이에게 무엇이 진정으로 도움이 되느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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