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라솔 2만원으로 통일했다면서…제주 관광객 3만원 영수증에 분통
파라솔 2만원으로 통일했다면서…제주 관광객 3만원 영수증에 분통
제주도가 약속한 '파라솔 2만원' 정책
현장에선 '옵션 장사'로 변질

기사 내용과 관련 없는 부산 해운대 해수욕장 모습. /연합뉴스
제주도가 '바가지요금 근절'을 외치며 내놓은 '파라솔 2만 원' 약속이 현장에서 무너졌다. 홍보만 믿고 바다를 찾은 관광객은 3만 원이 찍힌 영수증 앞에서 분통을 터뜨렸다.
지난 주말, 부푼 마음으로 제주 서부의 한 해수욕장을 찾은 관광객 A씨의 얼굴은 금세 굳어졌다. 제주도가 대대적으로 홍보한 '파라솔 대여료 2만 원' 소식에 망설임 없이 지갑을 열었지만, 직원이 건넨 카드 영수증에는 '3만 원'이 선명하게 찍혀 있었다.
A씨는 곧장 제주도 홈페이지 신문고에 글을 올렸다. A씨는 "2만 원이 아니냐고 재차 확인했지만, 막무가내로 3만 원이라고 했다"며 "이런 식이면 누가 제주를 믿고 찾겠나. 철저한 관리 감독이 필요하다"고 억울함을 토로했다. 어떻게 된 일일까.
해당 해수욕장은 교묘한 '옵션 장사'를 하고 있었다. 파라솔만 덩그러니 빌리면 2만 원이 맞지만, 대부분의 관광객이 함께 찾는 테이블과 의자를 추가하면 요금은 3만 원으로 껑충 뛰었다.
사실상 파라솔만 단독으로 이용하는 경우는 거의 없다. 결국 2만 원짜리 파라솔은 손님을 끌기 위한 미끼에 불과했고, 관광객은 1만 원을 더 내고 3만 원짜리 세트를 이용해야 하는 구조였다.
업체 "안전 때문" vs 관광객 "사실상 강매"
해수욕장 운영을 맡은 마을 자생단체는 '안전'을 이유로 들었다. 한 관계자는 "제주 바람이 워낙 강해 파라솔만 세우면 순식간에 날아가 사고로 이어질 수 있다"며 "무게가 있는 테이블과 함께 빌려드리는 것이 안전하고, 이마저도 로프로 단단히 고정하고 있다"고 항변했다.
하지만 A씨와 같은 관광객들의 생각은 다르다. 안전을 명분으로 사실상 더 비싼 상품 구매를 강요하는 상술이라는 것이다.
혼란은 여기서 그치지 않는다. 같은 제주 하늘 아래 해수욕장인데도 요금은 제각각이었다. 제주시 동쪽의 한 해수욕장은 파라솔과 테이블, 의자까지 모두 합쳐 2만 원을 받고 있었다.
제주시 관계자는 "가격은 마을회 등과 협의해 정하는 것으로, 2만 원은 의무가 아닌 권고 상한선"이라며 "권고 가격을 넘겨도 강제할 방법은 없다"고 한발 물러섰다.
제주도는 올해 '바가지요금 없는 제주'를 만들겠다며 행정과 업계가 뜻을 모았다고 대대적으로 홍보했다. 그러나 현장에서 벌어지는 고무줄 요금은 진정성을 퇴색시키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