온몸에 멍든채 사망한 6살⋯'긴급체포'된 외삼촌, 석방될 수밖에 없던 이유
온몸에 멍든채 사망한 6살⋯'긴급체포'된 외삼촌, 석방될 수밖에 없던 이유
긴급체포 후 최대 구금 시한 '48시간'⋯구속영장 청구 안 하면 석방해야

6살 아이의 사망 사건을 조사 중인 경찰이 아동학대치사 혐의로 아이와 함께 지내던 외삼촌을 긴급체포했지만 석방했다고 25일 밝혔다. /셔터스톡
지난 22일 6살 아이가 사망했다. 아이의 얼굴·팔·가슴 등 온몸이 멍 자국으로 가득했다. 아동학대가 의심되는 상황. 경찰은 함께 살던 외삼촌 A(38)씨를 긴급체포했다. 아동학대 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상 아동학대치사 혐의였다.
하지만 A씨는 25일(오늘) 석방됐다. 최대 구금 시한인 48시간이 다 차면서다. 경찰에 긴급체포된 피의자는 48시간 안에 구속영장이 청구되지 않으면 무조건 석방돼야 한다.
이는 범죄 혐의가 확실하지 않은 상태에서 장기간 구금하는 것을 막기 위해 만들어진 제도다. 경찰은 외삼촌을 긴급 체포한 뒤 최대한 증거를 모으기 위해 애썼지만, 영장을 청구할 정도로 증거를 모으는 데는 실패했다.
인천지방경찰청 여성·청소년수사계는 긴급체포한 A씨를 석방하면서 "피의자가 혐의를 부인하는 상황에서 범행을 입증할 만한 증거가 확보되지 않아 일단 석방했다"고 밝혔다. 다만 "계속 수사할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우리 법은 용의자를 체포할 때 법원의 영장을 받도록 하는 '영장주의'를 택하고 있다. 다만 "긴급체포 제도는 헌법상 영장주의 원칙의 예외"라고 규정한다. 그래서 긴급체포의 긴급성을 평가할 때 매우 엄격한 잣대를 들이댄다. 만약 정말로 긴급하지 않았는데도 긴급하게 체포했다면, 그러한 체포를 '위법한 체포'로 평가한다.
지난 6월 서울역에서 여성을 상대로 폭행을 휘두른 30대 남성의 구속영장이 기각됐을 때도 "철도경찰이 긴급하지도 않았는데 긴급체포를 했다"는 사유가 제시됐다.
조카를 폭행해 숨지게 한 혐의를 받고 있는 A씨 사건에서도 마찬가지다. 외삼촌 A씨는 "(B양을) 내가 때리지 않았다"고 혐의를 적극 부인하는 상황이고, 국립과학수사연구원 부검 결과도 "사인을 알 수 없다"고 밝히면서 상황이 복잡해졌다.
이 상황에서 경찰이 물증의 확보 없이 무리하게 영장을 청구했다면, 기각당했을 가능성이 크다고 판단한 것이다. 이에 영장 청구 대신 석방을 선택한 것으로 보인다.
다만, 이제 A씨를 긴급체포하기는 더 어려워졌다. 우리 법은 "긴급체포됐다 석방된 자는 중요한 증거가 발견된 경우라도 체포영장에 의하지 않고는 동일한 범죄사실로 재차 긴급체포할 수 없다"(형사소송법 제200조의4 제3항)고 해뒀기 때문이다.
이에 따르면 경찰이 A씨 범죄 혐의에 대한 확실한 물증을 확보하지 않으면 그를 체포하기는 쉽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