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로 개강 연기·온라인강의⋯소송하면 등록금 돌려받을 수 있을까?
'코로나19'로 개강 연기·온라인강의⋯소송하면 등록금 돌려받을 수 있을까?
서울여대, 1학기 수업 '온라인 강의'로 대체 검토⋯학생들 "등록금 돌려달라"
권우현 변호사 "법적으로 따져보면, 손해배상 책임 묻기는 어렵지만⋯"
학생들이 보상받을 방법이 전혀 없는 것은 아니다

전국대학학생회네트워크 회원들이 11일 청와대 앞 분수대에서 대학가 코로나19 대책 촉구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서울여자대학교가 최근 '코로나19' 사태로 1학기 수업 전체를 '온라인 강의'로 대체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상황에 따라 결정하겠다는 입장이지만, 코로나19 사태가 장기화하고 있어 실제로 시행될 가능성이 커진 상태다.
서울여대 외에도 많은 대학에서 수업을 온라인 강의로 전환하는 문제를 고심 중이다. 일단 2주 정도 온라인으로 수업을 진행해본 뒤에도 코로나19 사태가 잦아들지 않으면 온라인 강의로 계속 진행하겠다는 대학도 많다.
이에 학생들은 "온라인 강의를 할 거면 등록금은 인하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대면 강의(출석)를 전제로 등록금이 결정됐는데, 온라인 강의로 변경됐다면 등록금의 일부가 반환돼야 한다는 것이다. 약속과 다른 서비스를 받았다는 문제 제기다.
학생들의 요구에 대학 측은 구체적인 입장을 밝히지 않았다. 유은혜 교육부 장관도 "대학 총장이 결정할 사안이라 매우 신중한 입장이고 저희가 말씀드리긴 어렵다"며 말을 아꼈다.
일단, 이 사안에 걸려있는 액수가 적지 않다. 서울여대를 기준으로 계산해봐도 돌려줘야 할 금액만 약 40억원이다.
서울여대의 한 학기 등록금은 약 375만원. 이를 한 학기 기준인 16주로 나눠보면 1주에 약 23만원이 나온다. 이를 바탕으로 한 사람당 받아야 할 2주치 등록금을 계산해보면 46만원씩이다. 서울여대 학생 수는 2019년 기준 8568명. 휴학생을 포함한 인원이지만 현실적으로 서울여대 입장에서는 부담스러운 금액이 될 수밖에 없다. 다른 대학교들도 마찬가지다. 지난해 4월 교육부 자료에 따르면 4년제 일반대학·교육대학은 모두 196곳. 어림잡아 7500억원이 걸려있는 문제다.
이에 청와대 국민청원엔 등록금 반환과 관련한 게시글이 올라오기도 했다. 이 사안을 법률적으로 보면 어떨까. 학생들은 대학교에 등록금 인하 등 보상을 요청할 수 있을까.
대학교와 학생은 '계약'으로 맺어진 관계다. 학교는 학생에게 강의와 실습 등 교육 활동과 시설을 제공한다. 학생은 그 대가로 학교가 정한 등록금을 납부한다.
즉 학교는 교수들을 통해 강의실에서 수업 등을 제공할 의무가, 등록금을 낸 학생은 이를 제공받을 권리가 있는 셈이다. 일종의 채권·채무 관계다.
그렇다면 '온라인 강의 전환'을 학교가 계약대로 이행하지 않는 것으로 보고, 책임을 물을 수 있을까. 변호사는 "그렇지 않다"고 분석했다. 학교가 '코로나19'를 예측할 수 없었기 때문이다.

계약 의무를 다하지 않는 상대방에게 그 책임을 묻기 위해선, 상대방의 잘못이 있어야 한다. 예를 들어 학교가 충분히 교수를 채용할 수 있는데 채용을 미뤄 학생들이 수업을 받지 못하는 경우다.
하지만 개강 연기와 온라인 강의를 하는 이유인 '코로나19' 발병엔 ①학교의 잘못이 없다. 그렇다고 ②학교가 예측할 수 있었던 것도 아니었다.
'변호사 권우현 종합 법률사무소'의 권우현 변호사는 "학교 측이 '코로나19'의 발생 등에 관해 거의 예측하기 어려웠기 때문에 계약을 이행하지 않은 잘못이 있다고 보기 어렵다"며 "학교에 손해배상 책임을 묻기 어렵다"고 말했다.
하지만 학생들이 보상받을 방법이 전혀 없는 것은 아니다. 민법 580조에서 규정한 '하자담보책임'이다.
어떤 물건을 샀는데 그 물건에 하자가 있는 경우 문제 제기할 수 있는 근거다. 예를 들어 아파트를 샀는데 알고 보니 집 안에 누수가 있었다면 그 아파트를 판 사람에게 책임을 물을 수 있다. 이때 물건을 판 사람의 과실 여부는 상관이 없다.
권우현 변호사는 "대면 강의(출석)가 아닌 온라인 강의가 행해진다면 이는 하자에 해당한다고 할 수 있다"며 "'하자로 인한 가치 하락'은 손해"라고 말했다. 학생들이 제공받을 '온라인 강의'의 가치가 애초에 약속했던 '대면 강의'보다 가치가 낮다면, 손해배상을 청구할 수 있다는 논리다.
권 변호사는 "학생은 수업이 온라인 강의로 대체됨으로 인한 가치 하락분의 상당액을 손해로 청구할 수 있다"고 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