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는 출산 후 식물인간이 되었다…이제 겨우 7살, 아들마저 빚더미에 앉았다
엄마는 출산 후 식물인간이 되었다…이제 겨우 7살, 아들마저 빚더미에 앉았다
출산 당일 "숨이 차다" 호소했지만 방치한 병원
7년 법정싸움 끝 패소
월 400만원 병원비 감당하며 버틴 가족, 소송비까지 떠안아

출산 직후 의식을 잃은 여성의 가족이 7년간 의료소송을 벌였지만 패소했다. 소송비 청구서에는 7살 아들의 이름도 포함됐다. /셔터스톡
7년째 병상에 누워있는 여성이 아들의 목소리를 듣자 눈물을 흘렸다. JTBC '사건반장'을 통해 알려진 안타까운 사연은, 건강하게 아이를 낳았던 26살 젊은 엄마가 출산 당일 새벽 의식을 잃으면서 시작됐다.
출산의 기쁨이 한순간에 비극으로 바뀐 가족의 7년간의 사투는, 법원으로부터 '패소'라는 더 큰 절망으로 돌아왔다.
그날 밤 병원에선 무슨 일이 있었나
사건은 7년 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제보자의 딸은 8년간 사귄 연인과 결혼해 26살의 나이에 건강한 아들을 출산했다. 모든 것이 순조로워 보였다. 하지만 출산 후, 딸은 "숨이 차고 답답하다"며 고통을 호소하기 시작했다.
사위가 급히 간호사를 불렀지만, 돌아온 대답은 "물을 많이 마시고 운동을 좀 하라"는 말뿐이었다. 증상은 나아지지 않았다. 의사에게도 알렸지만 "곧 괜찮아질 것"이라며 진료 없이 자리를 떠났다.
그날 밤, 사위가 곁을 지키던 새벽에 아내는 온몸이 파랗게 변하는 청색증 증상을 보이며 의식을 잃고 쓰러졌다. 뒤늦게 더 큰 병원으로 옮겨졌지만, 이미 뇌는 심각하게 손상된 후였다. 꽃다운 나이의 젊은 엄마는 그렇게 식물인간 상태가 되었다.
7년의 법정 싸움, 무너져 내린 가족
가족은 병원의 대처에 문제가 있었다고 보고 소송을 시작했다. 하지만 병원은 "잘못이 없다"는 입장을 고수했고, 결정적 증거가 될 수 있었던 CCTV는 "5일밖에 지나지 않았는데 삭제됐다"고 주장했다. 어렵게 받은 의료기록은 해석이 어려웠고, 병원 측에 유리한 내용뿐이었다.
그렇게 7년이라는 긴 시간이 흘렀다. 그사이 갓난아기였던 아들은 7살이 되었다. 아이에게 '엄마'는 병상에 누워있는 사진 속 인물이 아닌, 자신을 길러준 할머니였다.
아이는 할머니가 집을 나설 때마다 붙잡고 운다고 한다. "할머니는 나가지 마. 길에서 사고 나면 저렇게 엄마처럼 누워 버리면 어떡해?"라며 불안에 떤다.
남편의 삶도 무너졌다. 한 달에 300~400만 원에 달하는 아내의 병원비와 간병비를 감당하기 위해 하루 20시간씩 막노동과 아르바이트를 전전했다. 모아둔 돈은 모두 바닥났고, 빚은 눈덩이처럼 불어났다. 장인어른과의 통화에서는 그저 울기만 할 뿐이다.
손자를 키우는 할아버지와 할머니 역시 택시 운전, 식당 주방 일, 전단 배포 등 쉴 틈 없이 일하며 버텨왔다. 이들에게 가장 가슴 아픈 순간은, 손자를 데리고 병문안을 갈 때다. 의식 없는 딸이 아들의 목소리에 반응하며 눈물을 흘리는 모습을 볼 때마다 가슴이 미어진다.
법원의 '패소' 판결, 그리고 6살 아들에게 청구된 소송비
길고 긴 싸움 끝에 법원은 가족의 손을 들어주지 않았다. 법원은 "원고의 청구를 기각한다. 소송 비용은 모두 원고가 부담한다"고 판결했다. 7년간의 싸움이 물거품이 되는 순간이었다.
더 충격적인 사실은, 패소로 인해 떠안게 된 병원 측 소송 비용 청구서에 이제 겨우 7살인 아들의 이름이 포함되어 있다는 점이다. 소송 당시 '엄마의 부재로 인한 정신적 피해'를 주장하기 위해 아들 역시 원고로 이름을 올렸기 때문으로 보인다. 소송에서 패하면 소송에 참여한 당사자가 비용을 부담하는 것이 원칙이다.
물론 7살 아이에게 현실적으로 비용을 집행할 수는 없지만, 법적으로는 빚을 떠안게 된 셈이다. 가족은 "딸의 책임을 묻는 것은 포기하더라도, 어린 손자가 소송 비용을 부담해야 한다는 것은 도저히 받아들일 수 없다"며 울분을 토했다.
의료소송은 일반인이 병원의 과실을 입증하기가 '계란으로 바위 치기'만큼 어렵다. CCTV 같은 명백한 증거 없이는 승소하기 힘든 것이 현실이다.
결국 가족은 더 이상의 재판을 포기했다. 이길 수 없어서가 아니라, 버틸 힘이 없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