억울하면 사장님이 증명하세요…870만 프리랜서 울린 근로자 입증 책임, 확 바뀌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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억울하면 사장님이 증명하세요…870만 프리랜서 울린 근로자 입증 책임, 확 바뀌나

2026. 01. 19 11:59 작성
손수형 기자의 썸네일 이미지
sh.son@lawtalk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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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영훈 고용노동부 장관, 김범석 의장의 '삐뚤어진 노동관' 작심 비판

'근로자 추정제' 도입 예고

고용노동부가 차관급 TF를 꾸려 쿠팡을 정조준했다. 산재 사망 사고 은폐 의혹과 전관예우 논란, 여기에 ‘근로자 추정제’ 도입까지 예고하며 변화를 시사했다. /연합뉴스

김영훈 고용노동부 장관이 19일 MBC 라디오 '김종배의 시선집중'에 출연해 쿠팡, 그리고 그 정점에 있는 김범석 의장을 향해 형사 처벌 가능성까지 언급하며 강도 높은 경고장을 날렸다. 고용노동부가 차관을 단장으로 하는 매머드급 TF를 꾸려 쿠팡을 정조준한 배경에는, 단순한 법 위반을 넘어선 노동관의 충돌이 자리하고 있었다.


"물 마시는 모습 초 단위 편집"… 엇나간 감시가 부른 비극

김 장관이 주목한 것은 2020년 발생한 故 장덕준 씨의 사망 사고 처리 과정이었다. 김 장관은 김범석 의장이 당시 "그가 열심히 일한 흔적을 만들지 말라"고 지시했다는 의혹을 제기했다. 심지어 회사 측이 CCTV를 분석해 고인이 물을 마시는 모습 등을 초 단위로 편집해 노동청에 제출한 정황도 포착됐다.


현행법상 고용노동부 장관은 중대재해가 발생했을 때 그 원인을 조사할 권한을 가진다. 김 장관은 쿠팡 측의 이러한 행위를 단순한 방어권 행사가 아닌, 명백한 현장 훼손이자 조사 방해로 규정했다.


그는 "사람은 실수할 수 있고 제도는 완벽하지 않기에 산재는 발생할 수 있지만, 이를 줄이려면 원인을 드러내고 공론화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러나 김 의장의 방식은 은폐를 통해 작은 사고를 대형 사고로 키우는 '뺑소니'와 다를 바 없다는 것이 김 장관의 법적 판단이다.


김 장관은 이 모든 문제의 본질이 김범석 의장의 "삐뚤어진 노동관"에 있다고 진단했다. 노동자를 "시간제 근로자일 뿐"이라며 감시와 채찍질 없이는 성과를 내지 않는 존재로 바라보는 시각이 블랙리스트 작성과 같은 무리한 노무 관리로 이어졌다는 것이다.


김 장관은 현재 진행 중인 수사를 통해 산재 은폐 교사 및 공무집행 방해 혐의가 입증될 경우, 김 의장에 대한 형사 처벌 가능성까지 열어두고 있음을 시사했다.


'전관예우' 구멍 뚫린 노동부… 5·6급도 취업 심사받는다

쿠팡 사태의 불똥은 노동부 내부로도 튀었다. 김 장관은 취임 후 자체 감사를 통해 노동부 출신 공무원 9명이 쿠팡에 입사한 사실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문제는 이들의 이동 시점이다. 지난 대선 직전인 2025년 5월, 전국 6개 지방청의 근로감독관들이 대거 쿠팡으로 자리를 옮긴 것이다.


현행 공직자윤리법상 취업 심사 대상은 4급 이상 공무원으로 한정되어 있다. 기업들은 이 법의 사각지대를 파고들어 실무를 담당했던 5·6급 감독관들을 고액 연봉으로 영입해왔다.


김 장관은 이를 "빈 구멍"이라고 인정하며, 1분기 내에 시행령을 개정해 5급 이하 공무원이라도 특정 기업을 담당했던 경우 취업 심사를 받도록 제도를 개선하겠다고 약속했다.


억울하면 사장님이 증명하세요… '근로자 추정제' 도입

이날 인터뷰에서 가장 눈에 띄는 정책적 변화는 단연 '근로자 추정제' 도입 예고였다. 현재 우리 사회에는 근로기준법상 근로자로 인정받지 못하는 비임금 노동자가 약 870만 명에 달한다. 프리랜서나 플랫폼 노동자 등은 임금 체불이나 부당 해고를 당해도 자신이 근로자임을 스스로 입증해야만 법의 보호를 받을 수 있었다.


김 장관은 이 '기울어진 운동장'을 바로잡겠다고 선언했다. 타인을 위해 노무를 제공했다면 일단 근로자로 추정하고, 만약 사용자가 이를 부인하려면 '이 사람은 근로자가 아니다'라는 사실을 사용자가 직접 입증하도록 책임을 전환하겠다는 것이다.


이는 출퇴근 기록이나 업무 지시 내역 등 관련 자료를 대부분 사측이 독점하고 있는 현실을 고려한 조치다. 노동부는 이를 위해 근로기준법 개정안을 입법 예고할 방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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