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 13만건 역대 최다…‘먹튀’ 가볍게 봤다간 ‘10년 징역’ 전과자 된다
연 13만건 역대 최다…‘먹튀’ 가볍게 봤다간 ‘10년 징역’ 전과자 된다
'먹튀' 신고 사상 최대
단순 경범죄 아닌 '상습 사기'로 보는 법원, 처벌 수위도 높아져

본문의 이해를 돕기 위해 생성형 AI로 만든 이미지
"담배 한 대 피우고 오겠다"며 가게를 나선 60대 남성 3명이 감쪽같이 사라진 건 지난 4월이었다. 이들이 서울 금천구에서 식당을 운영하는 A씨(54)에게 남긴 것은 9만 원의 음식값 청구서와 깊은 허탈감이었다. 장사가 안돼 가뜩이나 힘든데, 잊을 만하면 터지는 '먹튀'에 A씨는 속이 타들어 간다.
17일 경찰청에 따르면 이러한 무전취식 신고 건수가 지난해 12만 9894건으로 사상 최대치를 기록했다. 음식값을 떼먹고 달아나는 행위, 가볍게 생각했다간 정말 큰코다칠 수 있다.
5만원 범칙금? 운 나쁘면 '10년 징역' 사기죄
흔히 '먹튀'는 경범죄로 취급돼 10만 원 이하의 벌금이나 5만 원짜리 범칙금 통고처분으로 끝나는 경우가 많다. "정당한 이유 없이 제 값을 치르지 않은" 행위를 처벌하는 경범죄 처벌법에 따른 것이다.
하지만 처음부터 돈 낼 생각 없이 음식을 주문했다면 이야기는 완전히 달라진다. 우리 법원은 이런 행위를 '속여서 이득을 챙긴' 사기죄로 판단하기 때문이다. 음식점에서 주문하는 행위 자체를 "대금을 지불할 의사와 능력이 있다"는 묵시적 의사표시로 본다. 따라서 지불 의사나 능력이 없었다면, 가게 주인을 속인 '기망행위'가 성립하는 것이다.
사기죄가 인정되면 처벌 수위는 상상 이상으로 높아진다. 10년 이하의 징역 또는 2000만 원 이하의 벌금형에 처해질 수 있다. 5만 원짜리 범칙금이 순식간에 징역형으로 바뀔 수 있는 셈이다.
법원, "상습범은 용서 없다"…합의해도 '실형'
법원은 특히 상습적인 무전취식을 매우 엄하게 다스린다. 피고인이 돈 낼 의사와 능력이 있었는지를 판단할 때, 범행 전후의 재력이나 환경, 그리고 과거 전과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하기 때문이다.
실제로 여러 판례가 이를 증명한다.
한 남성은 이혼 후 상습적으로 무전취식을 일삼다 결국 재판에 넘겨졌다. 피해 식당 주인들이 돈을 모두 받고 "처벌을 원치 않는다"고 합의해줬지만, 법원은 그의 상습성을 지적하며 벌금 300만 원을 선고했다(청주지방법원 2020. 3. 12. 선고 2019고단2234 판결).
심지어 무전취식으로 경찰 조사를 받고 나온 직후, 또다시 식당에 들어가 돈을 내지 않은 뻔뻔한 사례도 있었다. 법원은 "죄질이 매우 불량하다"며 역시 징역 10개월의 실형을 선고했다(창원지방법원 밀양지원 2016. 2. 4. 선고 2015고단306 판결).
한 주점 사장 C씨(57)는 "경찰에 신고해 붙잡아도 '실수였다', '왜 신고까지 하냐'며 되레 큰소리치는 손님들 때문에 그날은 장사할 마음이 싹 사라진다"고 토로한다.
음식값 몇 푼 아끼려다 전과자가 될 수 있다. 자영업자들의 땀과 눈물을 외면한 대가는 결코 가볍지 않다는 점을 법원은 판결로 보여주고 있다.
혹시라도 무전취식을 당했다면, 식기를 치우지 않고 지문을 보존한 채 경찰에 바로 신고하는 것이 좋다. 피해액이 적더라도 '먹튀'는 엄연한 범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