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헬스장 간다던 남편 차가 호텔에"… 성관계 증거 없어도 부정행위 인정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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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헬스장 간다던 남편 차가 호텔에"… 성관계 증거 없어도 부정행위 인정될까

2026. 09. 14 08:44 작성
조연지 기자의 썸네일 이미지
yj.jo@lawtalk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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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부남 알고도 교제한 트레이너

상간자 손해배상 청구 가능

본문의 이해를 돕기 위해 생성형 AI로 만든 이미지

7년 차 결혼생활을 하던 A씨는 살을 빼겠다며 헬스장에 다니기 시작한 남편의 변화를 처음엔 반겼다.


하지만 자동차 관리 앱에서 우연히 확인한 주차기록은 그 믿음을 산산조각 냈다. 헬스장에 간다던 날, 남편의 차는 집에서 한참 떨어진 호텔에 세워져 있었다. 그것도 한 번이 아니었다.


14일 YTN 라디오 '조인섭 변호사의 상담소'에서는 남편의 외도를 의심하면서도 "성관계 증거가 없으니 불륜이 아니다"라는 남편의 주장 앞에서 막막함을 호소하는 A씨의 사연이 소개됐다.


법무법인 신세계로 임형창 변호사가 자문에 나섰다.


헬스장 간다던 남편, 차는 호텔 주차장에

A씨의 남편은 연애 시절부터 먹는 것을 좋아해 살집이 있는 편이었다. 결혼 후 몸무게가 더 불었고, 30대 중반을 넘기면서 건강 문제가 걱정될 정도였다.


그러던 중 남편은 스스로 헬스장을 등록하고 술과 야식을 끊었다. 살이 빠지고 피부가 좋아지자 주변의 칭찬이 이어졌고, 남편은 외모에 자신감이 생긴 듯 매일 헬스장을 찾았다.


그런데 어느 순간부터 이상한 기색이 눈에 띄었다.


전에는 거들떠보지도 않던 향수를 사 모으고, 아침마다 머리를 공들여 만지고, 옷차림에도 부쩍 신경을 쓰기 시작했다.


수상한 마음에 자동차 관리 앱의 주차기록을 들여다본 A씨는 충격을 받았다. 헬스장에 간다고 했던 날 남편의 차는 인근 호텔에 세워져 있었고, 유사한 기록이 여러 차례 반복돼 있었다.


남편을 추궁하자 처음엔 거래처 사람을 만났다고 둘러댔지만, 결국 여성 트레이너와 함께 있었다고 인정했다. 그러면서도 "술에 취한 트레이너를 바래다준 것뿐, 성관계는 절대 없었다"고 주장했다.


부정행위, 성관계 있어야만 인정되는 것 아니다"

남편은 "성관계 증거가 없으니 외도가 아니다"라며 맞섰다. 하지만 임형창 변호사는 이 주장이 법적으로 반드시 맞는 것은 아니라고 설명했다.


민법은 배우자에게 '부정한 행위'가 있을 때 재판상 이혼을 청구할 수 있다고 규정하는데, 판례는 이 부정행위를 간통보다 훨씬 넓은 개념으로 해석하고 있다는 것이다.


"배우자가 있는 사람이 다른 이성과 연인관계에 준하는 행동을 하거나 부부 사이의 정조의무에 충실하지 않은 행동을 했다면, 구체적인 사정에 따라 부정행위가 인정될 수 있습니다"라는 것이 임 변호사의 설명이다.


이 사건에서는 남편과 트레이너가 단순한 트레이너와 회원 관계를 넘어 반복적으로 개인적인 만남을 가졌고, 술을 마신 뒤 함께 호텔까지 출입했다는 사실이 이미 확인됐다.


여기에 애정표현이 담긴 메시지나 반복적인 심야 만남, 동행 여행 등 추가 정황이 더해진다면 부정행위 인정 가능성은 더욱 높아진다고 임 변호사는 덧붙였다.


결정적 증거 한 방보다 정황의 흐름을 쌓아라

그렇다면 호텔 주차기록만으로 외도를 입증할 수 있을까. 임 변호사는 현실적인 시각을 제시했다. 실제 상간자 사건에서 성관계 장면을 직접 촬영한 증거가 제출되는 경우는 오히려 드물다는 것이다.


대부분의 재판에서는 카카오톡·문자메시지, 숙박업소 출입내역, 차량 운행기록, 카드 사용내역, 사진 등 간접증거를 종합해 판단하게 된다.


다만 단 한 번의 호텔 주차 사실만으로 부정행위를 단정하기는 어렵다.


논리적으로는 남편의 주장처럼 취한 사람을 데려다줬을 가능성을 완전히 배제할 수 없기 때문이다. 그러나 이런 일이 반복됐고, 두 사람이 장시간 함께 있었던 정황이나 연인 관계임을 보여주는 메시지가 추가된다면 이야기가 달라진다.


"결정적인 증거 한 가지만을 찾으려 하기보다, 현재 적법하게 확보할 수 있는 자료들을 시간순으로 정리해 전체적인 관계의 모습을 보여주는 것이 좋습니다"라고 임 변호사는 조언했다.


유부남 SNS 팔로우한 트레이너, 상간자 책임 피하기 어려워

A씨를 더욱 분노하게 만든 것은 트레이너의 태도였다.


남편의 SNS에는 A씨와 아들의 사진이 가득했고, 트레이너는 그 계정을 팔로우하며 메시지까지 주고받았다. 유부남이라는 사실을 충분히 알 수 있었음에도 호텔 출입을 함께한 셈이다.


임 변호사는 제3자가 배우자 있는 사람의 혼인 사실을 알면서 부정행위를 하여 부부 공동생활을 침해했다면 원칙적으로 상간자 손해배상 청구가 가능하다고 설명했다.


이 사건에서 트레이너는 남편이 유부남임을 몰랐다고 주장하기가 상당히 어려운 상황이다. 혼인 사실이 담긴 SNS 계정을 팔로우하며 메시지를 나눠왔기 때문이다.


다만 임 변호사는 한 가지 예외를 짚었다.


따라서 상간자 소송에서는 교제 시작 시점과 당시 부부 관계의 실질적 상태가 핵심 쟁점이 된다.


한편 증거 수집 과정에서의 주의도 강조됐다. 분노한 나머지 남편의 휴대전화를 몰래 열어보거나 위치추적 앱을 설치했다가는 오히려 형사 문제로 이어질 수 있다.


임 변호사는 본인이 직접 참여한 대화 녹음, 본인에게 전송된 메시지 보관, 가족 공동 계정이나 공동 차량의 기록 확보 등 적법한 방법을 우선 활용하라고 권고했다.


특히 남편이 추궁 과정에서 "호텔에 간 것은 맞다", "몇 번 만난 건 인정한다"는 식으로 발언했다면, 그 대화 자체가 중요한 증거가 될 수 있다.


추후 소송을 제기할 경우 법원을 통한 통신기록 조회, 카카오톡 내역 조회, 차량 입출입기록 조회, CCTV 증거보전 신청 등으로 추가 자료를 확보하는 방법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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