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에선 술안주로 뽀뽀"… 수습 직원 추행하고 목격자까지 해임 통보한 체육협회장
"중국에선 술안주로 뽀뽀"… 수습 직원 추행하고 목격자까지 해임 통보한 체육협회장
하루 만에 철회된 '보복 해임'
근로기준법상 불이익 처우 쟁점

본문의 이해를 돕기 위해 생성형 AI로 만든 이미지
신입 직원 환영회 자리에서 갓 입사한 수습 직원들을 강제 추행한 혐의로 한 체육단체 협회장이 경찰 수사를 받고 있다.
조선일보 단독 보도에 따르면, 특히 피해자와 사건을 알린 목격자에게 협회 측이 해임을 통보했다가 하루 만에 번복한 사실이 드러나며 성범죄 혐의뿐만 아니라 직장 내 괴롭힘·성희롱 신고에 따른 보복성 징계 조치의 위법성까지 핵심 법적 쟁점으로 떠올랐다.
회식 자리서 벌어진 추행과 보복성 해임 논란
사건은 4월 9일 서울 송파구의 한 주점에서 열린 신입 직원 입사 축하 자리에서 불거졌다.
체육단체 협회장 A씨는 "중국인들은 술안주로 뽀뽀를 한다"며 남성 신입 직원 B씨의 목덜미를 잡고 강제로 입을 맞춘 의혹을 받는다.
또한 20·30대 여성 직원 3명의 손을 끌어당기거나 손깍지를 끼고 어깨를 만진 혐의도 제기됐다.
피해자들은 입사한 지 얼마 안 된 수습 직원 신분이라 인사 불이익을 우려해 현장에서 곧바로 항의하지 못했다.
갈등은 수개월 뒤 인사 조치로 격화됐다.
지난 9일, 협회 측은 피해자 B씨와 추행 사실을 주변에 알린 목격자 C씨에게 "업무 수행 능력이 부족하고, 근무 태도에 문제가 있다"며 돌연 해임을 통보했다.
다음 날 인사 담당자가 "잘못 생각했고 미안하다"는 문자를 남기며 해임을 철회했지만, 피해자들은 우울증 등 심각한 정신적 고통을 호소하고 있다.
반면 A씨는 "인사 평가에 불만을 품은 신입 직원들이 개인적인 감정으로 신고한 것 같다"며 혐의를 부인하고 있다.
위력에 의한 기습 추행, 사용자 책임도 도마 위
현재 이 사건을 수사 중인 서울 송파경찰서는 현장 CCTV 영상을 분석하고 고소인과 목격자를 상대로 정확한 사건 경위를 조사하고 있다.
법리적으로 A씨의 행위는 형법상 강제추행 및 성폭력처벌법상 업무상 위력 등에 의한 추행에 해당할 가능성이 높다.
특히 기습적으로 목덜미를 잡고 입을 맞춘 행위는 폭행 행위 자체가 추행으로 인정되는 이른바 '기습추행' 요건을 충족할 수 있다.
수습 직원이라는 지위 특성상 즉각 항의하지 못한 점은 협회장이라는 직장 내 위력이 존재했음을 뒷받침하는 사정으로 풀이된다.
업무상 위력에 의한 추행은 범행이 반드시 업무시간 중에 일어날 것을 요하지 않으므로, 퇴근 후 회식 자리에서 발생한 행위라도 성립할 수 있다.
나아가 민법 제750조 및 제756조의 취지에 따르면, 신입 직원 환영회라는 업무 관련 자리에서 고용조건 결정 권한을 가진 협회장에 의해 발생한 사건이므로 가해자 개인뿐만 아니라 협회를 상대로 한 손해배상(사용자책임)이 인정될 여지도 존재한다.
아울러 "신고하려면 일주일 안에 했어야 한다"는 A씨의 주장은 친고죄가 폐지된 성범죄 법리상 근거가 없다.
'해임 철회했어도 위법 논란'… 불이익 처우 성립 여부 쟁점
가장 첨예한 노동법적 쟁점은 협회가 B씨와 C씨에게 내린 '해임 통보'다.
비록 통보 다음 날 조치가 철회되었으나, 법원의 판단 기준에 비추어 볼 때 해임 통보 행위 자체만으로도 남녀고용평등법 제14조 제6항 및 근로기준법 제76조의3 제6항에서 엄격히 금지하는 불리한 처우에 해당할 소지가 크다.
해임 통보는 그 자체로 근로자에게 고용불안과 신분상실의 위협을 주는 불이익 조치다.
인사 담당자가 철회 과정에서 "잘못 생각했다"고 인정한 사실은 애당초 사용자 측이 내세운 해임 사유의 정당성이 부족했음을 스스로 자인한 정황으로 해석될 여지가 크다.
향후 해임 철회 이후에도 직장 내 따돌림, 업무 배제, 성과평가 저하 등 추가적인 불이익이 발생하는지 여부도 핵심 관전 포인트다.
초기 해임 통보부터 이어지는 일체의 행위가 신고자에 대한 보복 조치로 인정될 경우, 법적 책무 및 손해배상 책임은 한층 무겁게 판단될 전망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