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살 생각할 때까지 태운다" 27세 간호사 죽음 몰고 간 괴롭힘, 형사처벌 가능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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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살 생각할 때까지 태운다" 27세 간호사 죽음 몰고 간 괴롭힘, 형사처벌 가능할까

2026. 08. 11 11:30 작성
손수형 기자의 썸네일 이미지
sh.son@lawtalk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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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동당국은 단 1명 '훈계' 그쳐

변호사들 "모욕·협박·강요 등 개별 범죄 입증이 관건"

경기 광주의 한 병원에서 신입 간호사가 직장 내 괴롭힘을 호소하다 숨진 사건과 관련해 경찰이 가해자로 지목된 3명을 입건했다. 사진은 고(故) 강수빈 씨의 49재 모습. /연합뉴스

"자살을 생각할 때까지 태울 수 있다."


생명을 살리는 병원에서 27세 신입 간호사에게 쏟아진 참혹한 폭언이다.


최근 경기 광주의 한 병원에서 근무하던 27세 간호사 강모 씨가 직장 내 괴롭힘, 이른바 '태움(영혼이 재가 될 때까지 태운다는 의미의 의료계 은어)' 피해를 호소하다 숨진 채 발견됐다.


유족과 노동 당국에 따르면 강씨는 지속적인 괴롭힘을 견디다 못해 퇴사 후 가해자 3명을 신고했지만, 병원 측의 처분은 단 1명에 대한 훈계에 그쳤다.


결국 경찰이 병원을 압수수색하고 가해자로 지목된 3명을 입건하며 강제 수사에 나섰다.


현행법상 '태움' 가해자들을 형사법정에 세울 수 있을까. 11일 YTN 라디오 '이원화 변호사의 사건X파일'에 출연한 송주희 변호사(로엘 법무법인)의 분석을 바탕으로 이 사건의 법적 쟁점을 짚어봤다.


"앉을 짬이냐" 공개 망신… '태움'은 범죄명이 아니다


결론부터 말해 '직장 내 괴롭힘' 자체를 직접 처벌하는 형사 조항은 현행법에 없다. 가해자를 처벌하기 위해서는 그들의 행위가 형법상 규정된 개별 범죄에 해당하는지 엄격히 따져봐야 한다.


송주희 변호사는 방송에서 "'태움'이라는 말 자체가 하나의 범죄명은 아니다. 다만 실제로 어떤 행동을 했는지에 따라 형사책임은 충분히 검토 가능하다"고 분석했다.


강씨는 2023년 입사 후 공개적인 질책과 모욕을 반복적으로 겪은 것으로 알려졌다.


잠시 의자에 앉았다는 이유로 "앉을 짬이냐"는 핀잔을 듣거나, "사과하면 말하지 말라고 하고, 가만히 있으면 태도가 불량하다고 지적하는 식"의 괴롭힘이 이어졌다.


송 변호사는 "여러 사람 앞에서 반복적으로 모욕적인 말을 했다면 모욕 문제가 될 수 있고, 겁을 주거나 원하지 않는 행동을 억지로 하게 했다면 협박이나 강요가 문제 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단순히 업무상 지적을 넘어선 인격 모독이나 물리력 행사가 있었는지가 형사처벌 관건이라는 뜻이다.


교육인가, 괴롭힘인가… 기준은 '업무상 적정 범위'


가해자 측에서 흔히 내세우는 방어 논리는 "환자의 생명을 다루는 직업 특성상 엄격한 교육의 일환이었다"는 주장이다. 법원은 이를 어떻게 가려낼까.


송 변호사는 "기준은 교육이라는 목적만 내세울 것이 아니라, 실제 방법과 정도가 업무에 필요한 범위였는지를 보는 것"이라고 선을 그었다.


구체적인 잘못을 지적하고 고치게 하는 것은 교육이지만, "너는 왜 이것도 못하느냐"며 사람 자체를 깎아내리거나 공개적으로 창피를 주는 행위는 교육 범위를 벗어난다는 것이다.


보호 의무 저버린 병원, 책임 피할 수 있을까


가해자뿐만 아니라 병원의 법적 책임도 도마 위에 올랐다. 강씨는 생전 수간호사 등에게 고통을 알리고 가해 선배와의 근무 분리를 요청했지만, 실제로는 다시 근무가 겹치는 일이 발생했다.


근로기준법상 직장 내 괴롭힘이 발생하면 사용자(병원)는 지체 없이 사실 확인 조사를 하고, 피해자 보호를 위해 근무 장소 변경 등의 적절한 조치를 해야 한다.


송 변호사는 "병원도 책임에서 자유롭다고 단정하기 어렵다"며 "피해자 호소를 알고도 방치했거나 형식적으로만 대응했다면 안전한 근무환경을 마련할 의무를 다하지 못했다는 이유로 민사상 손해배상책임이 인정될 여지가 있다"고 강조했다.


경찰 수사는 이제 가해자들의 사내 메신저와 면담 기록 등을 토대로 그들의 행위가 형법 문턱을 넘는지 확인하는 단계에 접어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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