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동훈 독직폭행' 정진웅, 1심서 징역 4개월에 집행유예 1년+자격정지
'한동훈 독직폭행' 정진웅, 1심서 징역 4개월에 집행유예 1년+자격정지
사상 초유의 검찰 간부간 몸싸움⋯재판 결과 정진웅 차장검사, '독직폭행' 유죄
"폭행 고의 없었고, 정당행위였다"며 무죄 주장했지만⋯재판부, 모두 받아들이지 않아
양철한 부장판사, 징역 4개월에 집행유예 1년⋅자격정지 1년

압수수색 중 한동훈 검사장을 폭행한 혐의를 받는 정진웅 차장검사에게 법원이 집행유예를 선고했다. /연합뉴스⋅편집=조소혜 디자이너
사상 초유의 검찰 간부 간 몸싸움 사건에 대한 재판 결과가 나왔다. 압수수색 중 한동훈 검사장을 폭행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정진웅 차장검사에게 법원은 유죄를 선고했다.
12일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2부(양철한 부장판사)는 정 차장검사에게 징역 4개월에 집행유예 1년을 선고했다. 이와 함께 1년간 자격정지도 명령했다.
그동안 정 차장검사는 독직폭행 혐의에 대해 무죄를 주장했지만, 재판부는 유죄라고 판단했다. "(피해자의) 핸드폰을 빼앗으려는 의사뿐 아니라 유형력 행사를 위한 최소한의 미필적 고의가 있었다고 판단된다"고 봤다.
이날 정 차장검사는 일어선 상태에서 주먹을 꽉 쥔 채 선고를 들었다. 손등에 핏줄이 두드러져 보일 정도였다. 그렇게 약 30분 동안 선고를 들은 뒤 조용히 법정을 빠져나갔다.
독직(瀆職)폭행이란 검찰 등 공무원이 직무를 이용해 폭행을 저지른 행위를 의미한다. 이 혐의를 받는 정 차장검사 측은 크게 두 가지 이유에서 무죄를 주장했다.
"실수로 중심을 잃고 미끄러진 것일 뿐 폭행에 대한 고의가 없었다(①)"고 했고, "한 검사장의 증거인멸 시도에 대한 제지였으므로 정당행위였다(②)"고 주장했다.
하지만 모두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① "실수라고 보기 어렵고 고의성 있어 보인다"
재판을 맡은 양철한 부장판사는 "몸의 중심을 잃고 미끄러진 것"이라는 정 차장검사의 주장을 받아들이지 않았다.
그 근거로 "실수로 미끄러진 것이었다면 신체접촉 과정에서 동작을 중단하고, 물리력 접촉을 진행하지 않을 기회가 있었다고 생각된다"며 "(하지만) 행위 중간에 자세를 바로잡거나, 신체 접촉을 중단하는 동작을 취한 바가 없다"고 했다.
이어 "피고인(정 차장검사)은 피해자(한 검사장)의 몸 위를 눌러서 상당한 유형력을 행사했고, 바닥에 떨어진 뒤에도 계속해서 피해자 위에 올라타 휴대전화를 빼앗으려고 했다"고 봤다. 이러한 점들을 종합해 "폭행의 고의를 인정하지 않을 수 없다"고 했다
② "정당행위의 요건 갖추지 못했다"
양 부장판사는 "증거인멸 시도를 제지하려는 정당행위였다"는 주장도 받아들이지 않았다. 그러면서 "피고인이 즉각 물리력을 행사할 게 아니라 피해자의 동작을 멈추게 하거나, 말로써 제지할 수 있었을 것"이라고 밝혔다.
정당행위로 인정받기 위한 요건 중 하나인 보충성(그 행위 외에 다른 수단이나 방법이 없을 것)을 충족시키지 못했다는 취지다.
또한 당시 "피해자가 증거인멸을 시도했다는 객관적인 증거도 없다"며 "피해자는 휴대전화를 재시작한 뒤 비밀번호를 입력하고 있었던 것으로 보는 게 상당하다"고 했다.
다만 법원은 실형 대신 집행유예를 선고했다. 특가법상 독직폭행 상해죄(제4조의2) 대신 일반 형법상 독직폭행죄(제125조)를 인정한 것이 큰 영향을 미쳤다. 전자는 1년 이상의 징역이지만, 후자는 5년 이하의 징역으로 처벌 수위가 더 낮다.
일반 형법이 적용된 건 한 검사장이 제출한 전치 3주의 상해 진단서가 받아들여지지 않았기 때문이다. 법원은 "피해자가 받았던 치료, 치료 기간 등을 종합해서 볼 때 형법상 상해로 평가하기엔 부족하다"고 판단했다.
이어 집행유예를 선고한 배경으로 △유형력을 행사한 정도가 아주 중하다고 볼 순 없고 △처음부터 유형력을 행사하려고 한 것이 아니라 휴대전화를 확보하려다 우발적으로 이뤄진 것으로 보이며 △오랫동안 검사로서 성실하게 근무했고 △과거 형사 처벌을 받은 전과가 없는 점 등을 들어 "실형으로 처벌하는 것은 과하다"고 했다.
선고 직후 정진웅 차장검사는 '부당한 판결이라고 보냐'는 기자들 질문에 짧게 "네"라고 답하면서 항소할 가능성을 비쳤다. 굳은 표정이었다. 다른 질문에는 아무 답변 없이 차량에 탑승해 법원을 떠났다.
한동훈 검사장은 선고 직후 입장문을 내고 "수사 보복을 위해 없는 죄를 덮어씌우려 한 권력의 폭력이 사법 시스템에 의해 바로잡히는 과정"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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