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용 수술'을 계기로 확인해봤다…교정 시설 내 수감자들 의료 환경

글자 크기 설정

미리보기

더 이상 어렵지 않은 법을 위한 인터넷 신문 로톡뉴스를 만나보세요. 법 전문가들의 다양한 생각과 가치를 생생히 전달합니다.

'이재용 수술'을 계기로 확인해봤다…교정 시설 내 수감자들 의료 환경

2021. 03. 26 20:23 작성2021. 03. 26 23:31 수정
강선민 기자의 썸네일 이미지
mean@lawtalknews.co.kr

글자 크기 설정

미리보기

더 이상 어렵지 않은 법을 위한 인터넷 신문 로톡뉴스를 만나보세요. 법 전문가들의 다양한 생각과 가치를 생생히 전달합니다.

법무부가 발간한 2020 교정통계연보를 확인해보니

연평균 900만건 넘게 진료 이뤄져⋯열에 아홉은 '투약' 처방

서울구치소에 수감 중이던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충수염으로 인해 응급수술을 받았다. /연합뉴스⋅편집=조소혜 디자이너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충수염(맹장 끝에 달린 충수돌기에 일어나는 염증)으로 응급수술을 받은 데 이어 복막 내 염증이 퍼지면서 대장 일부까지 잘라냈다는 소식이 알려졌다. 그 여파로 26일 참석했어야 할 검찰 수사심의위원회도 불참했다.


대한의학회에 따르면, 급성 충수염은 증상이 시작된 때로부터 3일 이내가 골든타임이다. 이 시기를 넘기면 대부분의 경우 충수가 터지고 뱃속 전체로 고름이 퍼져 복막염을 유발한다는 것이다. 초기에 적합한 진료를 받지 못하면 수술 과정이 복잡해지고 수술 이후 합병증 발병 가능성도 높아진다.


당초 이 부회장이 충수염 증세가 있었는데도 참았다는 때부터 현재의 부작용은 어느 정도 예견됐던 셈이다. "특별대우를 받지 않겠다"며 외부 진료를 이 부회장이 거절한 것이긴 하지만, 국내 최대 기업의 수장도 교정시설 안에서는 1명의 수감자에 불과했다. 그렇다면 일반 수감자가 겪을 의료처우는 더 열악할 수 있지 않을까.


의료 인력 1명당 3만건 진료해야⋯인권위 등 각종 권고에도 여전히 열악

법무부에서 매년 발행하는 교정통계연보에선 수감자들이 겪는 의료환경을 직접 확인할 수 있다. 로톡뉴스가 2020 교정통계연보에서 지난 2017년부터 2019년까지 최근 3년의 통계를 살펴봤다.


전국 교정시설 내에서 수감자가 진료를 받은 경우는 연평균 900만건이었다. 그런데 전체 진료 가운데 투약으로 끝나는 경우가 96.4%(약 880만건)였다. 직접 물리적인 처치나 수술이 이뤄지는 경우는 연평균 1%대(약 6만건)에 불과했다. 질병을 호소하는 수감자 가운데 대부분이 약만 먹고 끝낸다는 것이다.


여기에는 교정시설의 의료인력이 턱없이 부족한 것도 한몫을 한다. 전국 교정시설 내 의료인력이 평균 300명대에 불과하기 때문이다. 공중보건의사에서 물리치료사 같은 의료기사까지 모두 끌어모은 수치다. 단순 숫자로만 봐도 연간 1명의 의료인력이 담당해야 하는 진료 건수가 3만건에 달한다. 현실적으로 충실한 진료를 기대하긴 어려운 통계다.


교정시설 내에서 진료가 불가능한 경우 의료진의 판단하에 외부병원에서 진료를 받을 수 있다. 심장이나 뇌 질환, 위장 질환 등 내부 진료만으로는 건강 개선이 어려운 경우에 제한적으로 허용된다. 충수염도 외부 진료가 가능한 항목 중 하나다.


연평균 약 4만건의 외부 진료가 이뤄졌는데, 교정시설 내에서 진료를 받은 수감자 수에 비하면 0.4%에 불과한 수치다.


교정시설 내 수감자의 의료인권 문제는 오래된 과제다. 국가인권위는 지난 2018년 법무부 장관에게 구금시설 수감자의 건강권을 보장해야 한다는 권고를 한 바 있다. 지난 2017년에는 유엔고문방지위원회에서도 우리 정부에 수감자에 대한 의료접근권을 보장하라고 촉구했다. 하지만 수년에 걸친 숱한 권고 이후에도 교정시설 내 의료환경은 여전히 제자리걸음이다.


법무부에 따르면, 최근 3년 동안 교정시설 내에서 수감 중에 질환으로 인해 사망한 인원은 총 81명이다.

나만 모르는 일상 법률 상식, 매일 아침 배달해드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