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사·시댁 문제 다 떠넘기더니…이혼 요구에 "네 돈 빼고 다 내 것"이라는 남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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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사·시댁 문제 다 떠넘기더니…이혼 요구에 "네 돈 빼고 다 내 것"이라는 남편

2025. 09. 01 17:22 작성
김혜지 기자의 썸네일 이미지
hj.kim@lawtalk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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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혼 전 재산도 기여했다면 분할 대상

폭언·폭행은 별도 위자료 청구 사유

본문의 이해를 돕기 위해 생성형 AI로 만든 이미지

3년간 맞벌이하며 가사와 시댁 문제까지 홀로 감당해온 A씨는 결국 이혼을 결심했다. 하지만 돌아온 것은 “네가 번 돈 빼고는 다 내 것이니 돌려달라”는 남편의 냉정한 요구였다. 결혼 생활 내내 이어진 남편의 폭언과 무시에 우울증과 공황발작까지 얻은 A씨는 재산분할의 벽 앞에서 또 한 번 좌절하고 있다.


A씨의 결혼 생활은 시작부터 기울어진 운동장이었다. 결혼 전 자산도, 결혼식 축의금도 남편이 더 많았다. 하지만 A씨는 3년간 남편과 함께 맞벌이를 하며 가정을 꾸렸다. 야근과 회식이 잦은 남편을 대신해 모든 가사 노동은 A씨의 몫이었다. 새로운 직장으로 이직하는 과정에서 일과 살림을 병행하기 힘들어 잠시 일을 그만둬야 했을 정도였다.


남편의 일방적인 태도는 갈등의 골을 더욱 깊게 팠다. 남편은 시댁 문제로 힘들어하는 A씨의 호소를 “자기 잘못을 지적하는 것”이라며 불쾌해했다. 사람들 앞에서 A씨에게 소리를 지르며 망신을 주는 일도 있었다. A씨가 우울증 진단을 받았을 때도 남편의 보살핌은 없었다. 부부 상담도 시도했지만, 상담만 받으면 더 크게 싸우는 통에 A씨의 공황발작만 심해져 결국 중단해야 했다.


결혼 전 남편 적금, 저는 한 푼도 못 받나요?

이혼을 결심한 A씨 앞에 놓인 가장 큰 문제는 재산분할이다. 남편은 결혼 전부터 보유한 자신의 적금은 절대 나눠줄 수 없다고 버티고 있다. 하지만 변호사들의 의견은 다르다.


법무법인 승원의 한승미 변호사는 “남편이 결혼 전부터 가진 재산은 원칙적으로 특유재산(한 사람이 원래 가지고 있던 고유 재산)이지만, 3년간 혼인 생활을 지속하며 그 재산이 유지되도록 아내가 기여했다면 재산분할 대상에 포함될 가능성이 크다”고 설명했다.


즉, A씨가 맞벌이와 가사노동을 통해 가정 경제에 기여함으로써 남편이 적금을 깨지 않고 유지할 수 있었다면, A씨의 공로를 인정받을 수 있다는 의미다.


법무법인 인의로의 안소현 변호사 역시 “혼인 기간 중 납입된 예금은 분할 대상이 될 수 있다”고 덧붙였다.


축의금 적게 냈다고 기여도 깎이나요?

남편은 자신이 받아온 축의금이 더 많다는 점을 내세워 자신의 기여도가 훨씬 높다고 주장한다. 하지만 이 역시 일방적인 주장에 불과하다.


고순례 변호사는 “결혼 후 수입은 3년 전체를 통틀어 비교해야 한다”며 “아내가 맞벌이에 가사노동까지 전담했다면, 남편 수입이 조금 더 많았다는 사실만으로 남편의 기여도가 더 높다고 볼 수 없다”고 선을 그었다.


법원은 재산분할 비율을 정할 때 특정 시점의 수입이나 축의금 액수만이 아닌, 혼인 기간 전체에 걸친 유·무형의 기여를 종합적으로 판단한다. 통상 맞벌이 부부의 기여도는 5대 5로 인정되는 경우가 많다.


“최근 월급 오른 건 내 것” 황당한 요구, 법적 근거는?

남편은 최근 몇 달간 자신의 수입이 평소보다 많았다며 이 돈을 모두 자신에게 돌려달라고 요구하고 있다.


문준홍 법률사무소의 문준홍 변호사는 이를 “부당한 주장”이라고 일축했다. 대법원 판례에 따르면 재산분할 대상이 되는 재산은 ‘사실혼 관계 파탄 시’ 또는 ‘이혼 소송 변론 종결 시’를 기준으로 산정한다.


따라서 이혼을 앞둔 시점에 발생한 수입 역시 부부가 함께 나눌 공동재산에 포함되는 것이 원칙이다. 남편의 최근 수입이 생활비 등으로 사용되고 남은 돈이 있다면 당연히 재산분할 대상이 된다.


재산분할과 별개로 위자료 청구도 가능할까

변호사들은 A씨가 재산분할과 별도로 남편에게 위자료를 청구할 수 있다고 입을 모았다.


법무법인 숭인 임은지 변호사는 “배우자의 귀책(잘못) 및 질문자의 정신과 치료 병력을 근거로 배우자에게 사실혼 파기에 따른 위자료 청구가 가능해 보인다”고 조언했다.


남편의 폭언, 밀치는 행위, 무시 등으로 인해 A씨가 우울증과 공황발작을 앓게 된 것은 명백한 혼인 파탄의 책임 사유가 될 수 있기 때문이다. A씨가 확보한 ‘남편이 폭언 사실을 인정한 카카오톡 대화’ 등은 이를 뒷받침할 중요한 증거가 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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