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묵탕에 막걸리통 둥둥" 태백 눈축제 경악... 노점 철거 넘어 '형사 처벌' 예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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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묵탕에 막걸리통 둥둥" 태백 눈축제 경악... 노점 철거 넘어 '형사 처벌' 예고

2026. 02. 03 15:34 작성2026. 02. 03 15:55 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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yj.jo@lawtalk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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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과로 끝날 일 아니다?

단순 위생 논란 넘어 '형사 처벌'과 '지자체 배상책임' 쟁점 부각

어묵탕 /연합뉴스

겨울 축제의 낭만이 가득해야 할 강원 태백시 눈축제 현장이 이른바 ‘막걸리병 어묵탕’ 논란으로 발칵 뒤집혔다. 꽁꽁 얼어붙은 플라스틱 막걸리병이 뜨거운 어묵탕 솥 안을 둥둥 떠다니는 영상이 SNS를 통해 확산하면서, 단순한 위생 불량 문제를 넘어 주최 측인 지자체의 관리 책임과 법적 처벌 수위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사건의 발단은 지난 1월 31일, 제33회 태백산 눈축제가 개막한 직후였다. 축제장을 찾은 한 관광객이 촬영해 SNS에 올린 영상에는 충격적인 장면이 담겼다. 노점 주인이 얼어 있는 플라스틱 막걸리병을 녹이기 위해 손님들이 먹을 어묵탕 솥에 통째로 집어넣은 것이다. 해당 영상은 수백만 건의 조회수를 기록하며 공분을 샀고, 태백시는 즉각 해당 점포의 영업을 중단시키고 시설을 강제 철거하는 등 긴급 진화에 나섰다.


문제가 된 노점은 축제장 내에서 조리 시설을 갖추고 음식을 판매해 온 곳으로, 태백시가 주최하는 공공 축제 내 입점 업체라는 점에서 사태는 더욱 심각하다. 태백시는 입장문을 통해 사과하고 위생 점검 강화를 약속했지만, 법조계에서는 이번 사건이 식품위생법 위반은 물론 지자체의 국가배상책임으로까지 번질 수 있는 중대한 사안이라고 입을 모은다.


"길거리 노점도 신고는 필수"... '붕어빵 판례' 비춰보니 무신고 영업 가능성

이번 사건의 첫 번째 법적 쟁점은 해당 노점의 영업 신고 여부다. 식품위생법 제37조 제4항에 따르면 일반음식점이나 휴게음식점 영업을 하려는 자는 관할 지자체에 반드시 신고해야 한다. 축제장 내 임시 노점이라 하더라도 조리 시설을 갖추고 음식을 판매한다면 예외가 되기 어렵다.


실제로 노상에서 붕어빵을 조리해 판매한 행위에 대해 영업 신고가 없었다는 이유로 식품위생법 위반이 인정된 사례가 있다(창원지방법원 2023. 8. 23. 선고 2023고정262 판결). 만약 해당 노점 주인이 적법한 신고 절차를 거치지 않고 영업을 이어왔다면, 그 자체로 3년 이하의 징역 또는 3천만 원 이하의 벌금에 처해질 수 있다.


플라스틱병 통째로 넣은 '비위생 조리'... 3년 이하 징역형 처해질 수 있는 중범죄

더 큰 문제는 직접적인 위생 관리 의무 위반이다. 식품위생법 제44조 제1항 제8호는 영업자가 식품의 위생적 취급과 국민 보건 증진을 위한 준수사항을 지킬 것을 명시하고 있다. 플라스틱 막걸리병을 어묵탕 솥에 직접 넣는 행위는 환경호르몬 유출은 물론, 병 외부에 묻은 이물질이 식품에 혼입될 위험이 매우 높은 비위생적 행위다.


이는 식품위생법 제97조 제6호에 의거하여 3년 이하의 징역 또는 3천만 원 이하의 벌금형에 처해질 수 있는 사안이다. 법원은 위생 관리 소홀에 대해 엄격한 잣대를 들이대고 있다. 일례로 식당 내 쥐의 침입과 분변 방치를 알고도 영업을 계속한 업주에게 유죄가 선고된 바 있다(서울서부지방법원 2021. 4. 22. 선고 2021고단489 판결). 이번 '막걸리병 사건' 역시 조리 과정의 고의적인 비위생성이 명백해 형사 처벌 가능성이 높다는 분석이다.


"태백시도 책임져라"... 대법원 "지자체, 입점 업체 관리 소홀 시 손해배상 의무"

이번 논란의 화살은 노점 주인을 넘어 주최 측인 태백시로도 향하고 있다. 지자체가 주관하는 축제에서 발생한 사고에 대해 시의 관리 감독 책임을 물을 수 있기 때문이다. 특히 '재난 및 안전관리 기본법' 제66조의11에 따르면 지자체장은 축제 안전관리계획을 수립하고 위생 등 인명 피해 방지 조치를 할 의무가 있다.


과거 대법원은 지자체가 주최하는 축제의 먹거리장터에서 발생한 사고에 대해, 지자체가 입점 업주에 대한 사용자책임을 진다고 판시한 바 있다(대법원 2010. 7. 8. 선고 2010다13732 판결). 태백시가 노점의 위생 상태를 정기적으로 점검하지 않았거나 교육 의무를 소홀히 했다면, 국가배상법에 따른 손해배상 책임을 면하기 어렵다.


태백시는 현재 축제장 전반의 감독을 강화하고 재발 방지 대책을 마련하겠다고 밝힌 상태다. 그러나 이미 실추된 축제의 신뢰도와 시민들의 불안감을 해소하기 위해서는 단순한 시설 철거를 넘어, 관련 법령에 따른 엄정한 후속 조치와 체계적인 위생 교육 시스템 구축이 시급해 보인다.


지역 사회 분노 폭발... "예고된 인재(人災), 시장이 직접 사과해야"

이러한 가운데 지역 시민사회단체의 반발도 거세지고 있다. '태백시민행동'은 지난 1일 성명서를 내고 이번 사태를 "태백시 행정의 무능과 책임 회피가 만들어낸 명백한 인재"라고 규정하며 강력히 규탄했다.


이들은 성명서를 통해 "태백시가 '지역 상권 보호'라는 명분을 내세워 시민들의 부스 참여는 차단해놓고, 정작 상인들이 돈을 받고 외지 불법 노점상에게 자리를 넘기는 '자릿세 장사'를 방조했다"고 지적했다. 실제로 문제를 일으킨 노점상은 태백 시민이 아닌 타지역 외지인인 것으로 드러났다.


또한 시민행동 측은 "축제 전부터 불법 노점상 난립과 위생 문제를 우려해 단속을 요구했으나, 국립공원 측과 태백시 건설과·위생과 등 관련 부서들이 서로 관할 구역 핑계를 대며 책임을 떠넘기기에 급급했다"고 꼬집었다. 모든 부서가 손을 놓은 사이 '플라스틱 어묵 국물'이라는 상식 밖의 위생 참사가 발생했다는 것이다.


태백시민행동은 ▲태백문화재단 이사장인 태백시장의 공개 사과 ▲관리·감독 부서 책임자에 대한 감사 착수 및 징계 ▲시민·전문가가 참여하는 독립적 축제위원회 구성을 강력히 촉구했다. 이들은 태백시가 책임 있는 자세를 보일 때까지 감사 청구 등 모든 합법적 수단을 동원해 책임을 묻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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