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훔쳐봤다" 시민 팔 꺾은 신고자, 알고 보니 최소 '벌금형' 처벌 대상? 법조계 반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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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훔쳐봤다" 시민 팔 꺾은 신고자, 알고 보니 최소 '벌금형' 처벌 대상? 법조계 반전

2025. 10. 15 17:40 작성
조연지 기자의 썸네일 이미지
yj.jo@lawtalk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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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양이 구경 시민 팔 꺾은 신고자

최대 '7년 징역' 상해죄 처벌 위기

본문의 이해를 돕기 위해 생성형 AI로 만든 이미지

늦은 밤 아파트 화단에서 고양이를 구경하던 시민이 '주거침입범'으로 몰려 경찰 조사를 받았지만, 법조계는 오히려 신고자의 '폭행죄'를 지적하고 나섰다. 단순한 해프닝으로 끝날 뻔한 사건이 법적 책임의 화살이 뒤바뀌는 반전으로 이어진 것이다.


고양이 구경이 부른 경찰 출동… "왜 남의 집 훔쳐보나"

사건은 최근 저녁 9시 30분경, 한 아파트 단지에서 시작됐다.


흡연을 위해 아파트 동 뒤편 자전거 거치대로 나온 A씨는 화단 근처 환풍구 지붕에 올라가 있는 고양이들을 발견하고 잠시 걸음을 멈췄다.


고양이들을 바라보던 A씨에게 갑자기 1층 집 주민 B씨가 다가왔다. B씨는 "왜 남의 집을 쳐다보고 있냐"며 A씨를 다그치고는, 다짜고짜 팔을 붙잡아 끌고 가려 했다.


A씨는 "고양이를 보고 있었다"고 해명했지만, B씨는 "훔쳐보는 걸 세 번이나 봤다"며 팔을 놓지 않았다. 이 과정에서 A씨는 팔에 긁힌 상처까지 입었다. 결국 B씨의 신고로 경찰이 현장에 출동했다.


경찰의 설명 "쳐다만 봐도 주거침입"… 정말 그럴까?

현장에 도착한 경찰은 A씨에게 "쳐다보는 것도 주거침입죄에 해당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법률 전문가들의 판단은 달랐다.


주거침입죄(형법 제319조)가 성립하려면 타인의 주거 공간에 물리적으로 침입하거나, 거주자의 사실상 주거의 평온을 해하는 행위가 있어야 한다. 변호사들은 "A씨가 머무른 곳은 자전거 거치대와 화단 근처로, 특정 세대의 배타적 주거 영역이 아닌 공용 공간"이라며 "단순히 외부에서 특정 방향을 바라본 행위만으로는 침입으로 볼 수 없다"고 입을 모았다.


한 변호사는 "경찰의 설명은 법리를 지나치게 넓게 본 '과잉 해석'"이라고 지적했다.


"그새 지웠네" 비아냥… 휴대폰까지 보여줬지만 '증거 없음'

상황은 불법촬영 의혹으로까지 번졌다. B씨는 처음 '쳐다봤다'고 신고했지만, 경찰이 출동하자 A씨를 향해 "(사진을) 그새 지웠네"라며 비아냥거렸다.


경찰은 불법촬영 가능성을 확인하기 위해 A씨에게 휴대폰을 보여줄 수 있는지 물었고, A씨는 스스로 결백을 증명하고자 휴대폰 제출에 응했다.


휴대폰 갤러리와 파일 어디에서도 문제 될 만한 사진이나 영상은 발견되지 않았다. 성폭력처벌법상 불법촬영죄는 '성적 수치심을 유발할 수 있는 타인의 신체'를 촬영해야 성립한다. 법조계는 "실제 촬영된 파일이라는 객관적 증거가 없는 한, 단순한 의심이나 허위 주장만으로 범죄가 성립할 수 없다"고 명확히 선을 그었다.


법조계의 반전 진단 "오히려 당신이 피해자… 폭행죄 고소 가능"

오히려 법률 전문가들은 A씨가 아닌 주민 B씨의 행위가 법적으로 문제 될 수 있다고 진단했다.


다수의 변호사들은 "도망갈 우려가 있다는 이유만으로 상대방의 팔을 강제로 잡고 끌어 상처까지 입힌 행위는 정당방위나 정당행위로 보기 어렵다"며 "이는 명백히 폭행죄(형법 제260조)나 상해죄에 해당할 수 있는 사안"이라고 분석했다.


한 경찰 출신 변호사는 "A씨는 부당하게 신체의 자유를 침해당하고 상해를 입은 명백한 피해자"라며 "상대방이 무고하게 고소할 경우, 폭행 및 상해 혐의로 맞고소를 검토할 수 있다"고 조언했다.


결국 고양이를 구경하던 선량한 시민은 무고를 입증하게 됐고, 섣불리 '정의'를 자처하며 물리력을 행사한 주민은 거꾸로 형사 처벌을 걱정해야 할 처지에 놓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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