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질욕 버려라" 설교하더니... 90평 펜트하우스서 외제차 3대 굴린 '재림예수'
"물질욕 버려라" 설교하더니... 90평 펜트하우스서 외제차 3대 굴린 '재림예수'
'천계 인어족' 아내 위해 신도들에게 다단계 가입·책 강매 강요
전문가들 "성전 건립 명목 50억 꿀꺽"

‘재림예수’ 김 씨가 운영하는 온라인 카페에 올라온 공지글과 신도들의 구매 인증 내역 모습. /JTBC News 유튜브 캡처
"2030년에 인류가 멸망합니다. 제가 짓는 성전(왕국)에 들어와야만 살 수 있습니다."
구독자 23만 명을 거느린 유튜버 김 모 씨(40대)는 자신을 '재림예수' 혹은 '김도사'라고 칭했다. 그는 지구 종말이 코앞이라며 공포심을 조장했고, 겁에 질린 신도들에게 구원 대가로 헌금을 요구했다. 그것도 4만 원, 444만 원, 4444만 원처럼 특정 숫자에 맞춘 금액을 입금하라고 강요했다.
그렇게 모인 돈이 무려 50억이다. 하지만 지구 멸망을 대비한다던 그 돈은 엉뚱한 곳으로 흘러갔다. 김 씨 부부는 90평대 초호화 펜트하우스에 살며 최고급 외제차 3대를 굴리고 있었다.
이 기막힌 가족 사기단의 행각이 세상에 드러났다. 피해자 4명의 고소로 시작된 경찰 수사는 이제 50억 원대 종교 사기 의혹을 정조준하고 있다.
글쓰기 강사가 '재림예수'로… 아내는 '천계 인어족'
불과 몇 년 전만 해도 김 씨는 평범한 글쓰기 강사였다. 그런데 2023년 초, 그는 돌연 "내가 선지자로 깨어났다"며 정체성을 바꿨다.
그의 수법은 치밀했다. 네이버 카페를 통해 신도들을 모은 뒤, 기독교 종말론에 UFO와 공상과학(SF) 요소를 교묘하게 섞은 교리를 설파했다. 신도들을 '빛의 일꾼'이라 부르면서 가스라이팅을 시작했다.
더 황당한 것은 아내 권 모 씨의 정체다. 김 씨는 아내를 "천계에서 내려온 육화된 인어족 엘레나"라고 소개했다. 그러면서 "인어족이라 물과 관련된 사업을 해야 한다"며 뜬금없이 다단계 방식의 '크루즈 여행 상품'을 신도들에게 팔았다. 알고 보니 아내 권 씨는 해당 크루즈 회사의 고위 직급자였다.
종교적 믿음을 이용해 아내의 사업 실적을 채워준 셈이다. 이뿐만이 아니다. 김 씨는 아내가 대표로 있는 출판사를 통해 자신의 책을 내고, 신도들에게 1인당 수백만 원어치씩 강매해 베스트셀러 순위를 조작하기도 했다.
"우린 물질 필요 없다"더니… 자녀는 국제학교·종신보험
김 씨는 신도들에게 "물질욕을 버려라", "가족과 연을 끊어라"고 설교하며 그들을 빈털터리로 만들었다. 하지만 정작 본인들은 정반대의 삶을 살았다.
송주희 변호사(로엘 법무법인)는 11일 YTN 라디오 '이원화 변호사의 사건X파일'에서 "이 부분이 사기 혐의를 입증할 결정적인 모순"이라고 지적했다.
송 변호사는 "김 씨 부부는 90평대 펜트하우스에 거주하며 외제차 3대를 몰고 다녔다"며 "더 기막힌 건 '2030년 지구 멸망'을 주장하면서 자녀들은 고액 학비의 국제학교에 보내고, 먼 미래를 대비하는 종신보험까지 가입했다는 사실"이라고 꼬집었다.
결국 "신이라서 물질이 필요 없다"던 설교는 신도들의 돈을 뜯어내기 위한 새빨간 거짓말이었던 셈이다.
법적 쟁점은 '기망'과 '자금 흐름'… "사적 유용 입증해야"
경찰은 현재 김 씨에 대해 사기죄와 기부금품법 위반 혐의 등을 적용해 수사 중이다.
송주희 변호사는 "형법상 사기죄의 핵심은 기망 행위와 재산상 이득"이라며 "김 씨가 성전 건립 명목으로 돈을 걷어놓고 이를 개인적인 펜트하우스 월세나 명품 쇼핑에 썼다면 명백한 기망"이라고 설명했다.
특히 사이비 종교 사건의 특성상 피의자들은 "진짜 종말이 올 줄 알았다"며 신념을 주장하기 마련이다.
송 변호사는 "수사기관은 교리가 아닌 자금의 흐름을 파고들어야 한다"며 "후원금이 약속한 목적과 다르게 사적으로 유용된 정황을 계좌 추적으로 밝혀내는 게 핵심"이라고 강조했다.
또한 김 씨가 불특정 다수에게 1천만 원 이상의 기부금을 걷으면서 관할 관청에 등록하지 않았다면, 기부금품법 위반으로도 처벌받을 수 있다. 신도들을 가사도우미처럼 부려 먹은 행위 역시 근로기준법 위반이나 강요죄 적용이 가능하다.
피해자들의 돈을 되찾을 길은 있을까. 송 변호사는 "형사재판 중 배상명령을 신청하거나 별도 민사소송을 제기해야 한다"면서도 "무엇보다 김 씨 부부가 재산을 빼돌리기 전에 수사 단계에서 기소 전 몰수보전이나 가압류를 통해 재산을 묶어두는 게 시급하다"고 조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