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운동회 소음 시끄럽다” 주민들이 학교 상대 소송 건다면, 누가 이길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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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운동회 소음 시끄럽다” 주민들이 학교 상대 소송 건다면, 누가 이길까?

2025. 07. 30 13:59 작성
손수형 기자의 썸네일 이미지
sh.son@lawtalk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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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방적 금지' 아닌 '조정' 판결 가능성 높아

“운동회 소리가 시끄럽다”며 제기된 서울시 민원 건수가 최근 7년 새 3배 가까이 급증했다. /셔터스톡

“우리 아이 등하교는 안심이지만, 남의 아이 운동회는 소음이다.”


초등학교를 품은 아파트, 이른바 ‘초품아’의 인기가 치솟는 가운데 벌어지는 역설이다. 아이들의 안전한 통학 환경 때문에 집값이 오를 정도로 선호되지만, 정작 학교 운동장에서 울려 퍼지는 아이들의 함성은 ‘소음 민원’의 대상이 되고 있다.


경향신문의 단독 보도에 따르면, 실제 서울시 초등학교에 접수된 운동회 소음 민원은 7년 새 3배 가까이 급증한 것으로 확인됐다. 결국 운동회는 체육관 행사로 축소되고 아이들은 어른들의 갈등 속에 운동장을 잃어가고 있다.


만약 이 갈등이 실제 법정 다툼으로 이어진다면, 법원은 누구의 손을 들어줄까. 아이들의 ‘교육받을 권리’와 주민들의 ‘평온한 생활권’이라는 두 기본권이 충돌하는 이 문제를 법의 잣대로 들여다봤다.


아이들 함성은 ‘사회적 소음’…공장 소음과는 다르다

가장 먼저 짚어야 할 쟁점은 운동회 소리가 법적으로 규제되는 ‘생활 소음’과 같은가 하는 문제다. 법적으로 이는 ‘사회적 소음’으로 분류된다.


‘사회적 소음’이란 공익적·교육적 목적을 위해 발생하며 사회 구성원들이 어느 정도 참아내야 할 필요가 있는 소음을 뜻한다. 공장이나 공사 현장에서 지속적으로 발생하는 소음과는 성격이 다르다. 연 1~2회, 짧은 시간 동안 열리는 운동회는 ‘일시적·간헐적’ 소음이며, 아이들의 교육이라는 ‘공익적 목적’을 갖기 때문이다.


따라서 단순히 소음측정기 수치가 높다는 이유만으로 위법하다고 단정하기 어렵다. 대법원 역시 행정법규의 소음 기준을 넘었다고 해서 곧바로 민사상 불법행위가 성립하는 것은 아니라고 보고 있다.


‘교육권’ vs ‘생활권’ 충돌…법원은 ‘조화’를 우선한다

그렇다면 헌법이 보장하는 아이들의 교육받을 권리(헌법 제31조)와 주민들의 평온한 생활권(헌법 제10조, 제35조)이 정면으로 충돌할 때, 법원은 어느 쪽을 우선할까?


결론부터 말하면, 어느 한쪽의 절대적 우위를 인정하지 않는다. 법원은 두 기본권이 모두 최대한 보장될 수 있는 ‘실제적 조화의 원칙’에 따라 판단한다.


학교는 아이들의 교육을 위한 필수 기반시설이라는 강력한 공익성을 인정받는다. 장애인 특수학교 설립 과정에서 일부 주민의 불편보다 장애 아동의 교육받을 권리가 훨씬 중요하다고 판단한 사례도 있다(서울지방법원 1996. 2. 21. 선고 96카합158 결정).


반면, 소음으로 인한 주민들의 수면 방해나 건강 침해 역시 가볍게 볼 수 없는 중요한 권리다. 따라서 법원은 운동회라는 교육 활동의 필수성, 소음의 지속성과 강도, 학교 측의 소음 저감 노력 등을 종합적으로 따져 양측의 권리를 조율하게 된다.


실제 소송 결과는 주민 ‘완승’ 어렵다

만약 주민들이 학교를 상대로 운동회를 아예 못하게 해달라는 ‘금지 청구’ 소송이나, 정신적 피해를 보상하라는 ‘손해배상’ 소송을 낸다면 결과는 어떻게 될까. 주민들이 완승하기는 사실상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① 손해배상 청구: ‘수인한도론’에 막힐 가능성 커

법원은 환경 소송에서 ‘수인한도(사회통념상 참아야 하는 한도)’라는 법리를 적용한다. 1년에 한두 번 열리는 운동회 소음은 사회 공동체 생활에서 일반적으로 참아야 할 수준으로 판단될 가능성이 높다.


특히 ‘초품아’ 아파트 주민들은 학교가 이미 있는 곳에 입주한 만큼, 학교 활동으로 인한 소음을 어느 정도 예상하고 감수해야 할 의무가 있다고 볼 수 있다.


② 개최 금지 청구: ‘전면 금지’ 아닌 ‘조정’ 판결 나올 것

법원이 교육의 본질적 가치를 무시하고 운동회 자체를 금지할 가능성은 거의 없다. 대신 과도한 확성기 사용 제한, 행사 시간 조정 등 소음을 줄일 수 있는 구체적인 방안을 제시하며 양측의 타협을 유도하는 ‘조정’ 결정을 내릴 가능성이 크다.


결국 법정 다툼은 양측 모두에게 상처만 남기는 ‘상정’이 될 수 있다. 전문가들이 법적 잣대 이전에 사회적 합의와 소통을 강조하는 이유다. 경향신문 보도에서 신경아 한림대 교수가 지적했듯, 스쿨존에서 모두가 속도를 줄이듯 아이들의 웃음소리를 ‘미래를 위한 투자’로 바라보는 사회적 인식 전환이 필요한 시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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