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M담당자님, 입장문 발표 전 '이 말' 확인하셨나요? "법의 무지는 용서되지 않는다"
SM담당자님, 입장문 발표 전 '이 말' 확인하셨나요? "법의 무지는 용서되지 않는다"
보아, 일본에서 졸피뎀 등 향정신성 의약품 반입 혐의로 조사받아
"직원의 실수였다" 소속사인 SM엔터테인먼트, 발 빠르게 입장문 내며 대응했는데
변호사들 "입장문이 오히려 보아에게 불리하게 돌아갈 확률 높다"

가수 보아가 일본에서 졸피뎀 등 향정신성의약품을 몰래 들여온 혐의로 검찰 조사를 받은 사실이 알려졌다. /유튜브 채널 'BoA' 캡처⋅편집=조소혜 디자이너
"직원의 실수"
"무지에 의한 실수"
"실수를 범했습니다"
"다시는 이와 같은 실수를"
"본인의 실수를 알게 된 직원은"
일본에서 졸피뎀 등 향정신성의약품을 몰래 들여온 혐의로 검찰 조사를 받은 가수 보아(본명 권보아⋅34). 소속사인 SM 엔터테인먼트는 즉각 입장문을 발표하면서 '실수'라는 표현을 거듭 사용했다. 모두 5번이었다.
소속사도 사실관계 자체는 인정했다. "해외지사 직원이 정식 수입통관 절차 없이 의약품을 우편물로 배송한 것은 사실"이라고 하면서다. 다만 혐의 성립에 결정적인 '고의성'을 전면 부정했다. "해외에서 정상적으로 처방받은 약품이라도 한국에서 문제가 될 수 있다는 점은 인지하지 못했다"고 하면서다.
로톡뉴스는 SM 입장문을 마약 사건 경험이 풍부한 변호사들과 검토했다. 수백건의 마약 사건을 다뤄본 변호사들은 거의 같은 의견을 밝혔다. "SM이 낸 입장문은 오히려 보아에게 불리하게 만드는 내용"이라며 구체적으로 다음과 같이 설명했다.
"실수라는 소속사의 변명은 애초에 받아들여지지 않을 가능성이 크고, 오히려 전형적인 밀반입 수법에 해당하며, 따라서 보아는 재판에 넘겨질 것으로 보인다."
소속사 주장의 핵심은 결국 "무지에 의한 실수였다"는 점이다.
실제 우리 형법(제16조)이 "죄가 되지 않는 것으로 오인(誤認⋅잘못 생각함)한 행위는 정당한 이유가 있는 때에 한해 처벌하지 않는다"고 밝히고 있다. 보아 측 입장대로 정말 불법인지 몰랐고, 그 이유가 정당하면 처벌을 피할 수 있다.
하지만 변호사들은 "이 주장은 받아들여지기 어렵다"며 오히려 "처벌 가능성이 높다"고 분석했다.
보아 측이 '몰랐다'고 주장하더라도 "미필적 고의를 부인하기 어려울 것"이라고 부부장 검사 출신인 정민규 변호사(피데스법률사무소)는 분석했다. 미필적 고의란 행동의 결과를 예상하면서도 그 행동을 저지르는 것을 말한다.
정 변호사는 법언을 하나 예로 들어 설명했다. '법의 무지는 용서되지 않는다(Ignorance of the law is no excuse).'
법무법인 테헤란의 이수학 변호사도 같은 의견이었다. "보아 측은 법률의 무지를 주장하는 것으로 보이지만, 받아들여지기 어렵다"고 했다.
법무법인 시월의 류인규 변호사 역시 "악의가 없었다는 것이지, 고의가 없었다고 하는 것은 이해되지 않는다"며 "졸피뎀을 일반 택배로 반입하려 한 것 자체만으로 고의가 인정되므로 명백한 처벌 대상"이라고 했다.
JY법률사무소의 이재용 변호사도 "이러한 형사소송법의 원리상 SM측 해명이 전부 '사실'이라고 하더라도, 보아는 형사 처벌을 피할 수 없을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

변호사들이 그렇게 생각한 이유는 총 세 가지였다. 모두 소속사가 낸 입장문을 토대로 분석한 내용이다.
① 국내 직원 명의로 들여온 것에 대한 해명이 없는 것
검찰은 보아가 '국내 직원' 명의로 졸피뎀을 반입하려다, 적발된 것으로 보고 있다. 졸피뎀의 최종 수령자인 보아가 직접적인 거래에 나서지 않고, '일본 직원-국내 직원'이 중간 다리 역할을 했다는 것. 그런데 소속사는 "해외지사 직원(일본 직원)의 실수"라면서도 국내 직원에 대해서는 전혀 언급하지 않았다.
법무법인 테헤란의 이수학 변호사는 "소속사 입장문에 따르면 '일본 직원이 코로나19로 인해 약품을 대리 수령했다'고 하는데, 정상적인 절차를 거쳐 받았다면 이를 어째서 (보아가 아니라) 국내 직원 명의로 반입했는지 설명이 필요하다"고 했다. 해당 부분이 소명되지 않으면 "이는 그 자체로 비난 가능성을 높이는 요소에 해당한다"고 판단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소속사가 여기에 대한 입장을 전혀 밝히지 않았으므로 "설득력이 떨어진다"고 했다.
② 국내서도 처방 가능한 졸피뎀을 굳이 일본에서 받은 것
졸피뎀은 국내에서도 처방이 가능하다. 다만 갖가지 제약이 따른다. 지난 9월 식약처 마약관리과가 펴낸 기준에 따르면 하루 10mg(한 알)을 초과하지 못하고, 치료기간은 4주를 넘지 않게 돼 있다. 또한 처방 내역 역시 국내 의료기관 전체에 모두 공유된다.
정민규 변호사는 "(증상이 있다면 정상적인 절차를 밟아서) 한국에서도 구입 가능한 졸피뎀 등을 굳이 일본에서 구입한 이유가 설명되지 않는다"며 "소속사 입장에 따르더라도, 보아가 최근 수면 장애를 겪었다는 점에서 더더욱 그렇다"고 밝혔다.
이런 점에 비추어 볼 때 정 변호사는 "해외에서 반입한 것 자체가 미필적 고의를 인정하는 정황증거가 될 것"이라고 평가했다.
이수학 변호사도 "국내의 다른 의사로부터 새로운 처방전을 받는 점이 가능했다는 점에서 역시 비난 가능성을 높이는 요소"라고 밝혔다.
이것 역시 소속사가 "보아가 최근 의사의 권유로 처방받은 수면제를 복용했다"며 "그러나 어지러움과 구토 등 소화 장애 등의 부작용이 심하게 나타났다"고 밝힌 것을 토대로 분석한 내용이다.
③ 해당 수법이 마약 밀반입의 '전형적인 수법'의 하나라는 것
정민규 변호사는 "(해당 약품을 들여오는 게 불법인 줄) 몰랐다는 SM의 해명은 이해하기 어렵다"고 강하게 말했다.
"그런 (세세한) 통관 절차를 몰랐을 수는 있지만, 해당 약품이 연예계에서 논란을 일으켰던 만큼 법적인 문제가 불거질 수 있다는 약품이란 걸 몰랐다고 보기 힘들다"고 정 변호사는 봤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허술하게 일 처리를 했다는 것이 믿기 어렵다"고 했다.
덧붙여 "마약류 밀수의 전형적인 수법이 우편물 해외 택배로 반입하는 것"이며 "이는 법의 무지로 용서될 차원이 아니며 실수라고 하더라도, 최종 수령자인 보아에게 미필적 고의가 인정될 것"이라고 정리했다.
이수학 변호사도 "보아는 재판에 넘겨져 처벌될 가능성이 크다"며 "처벌 수위는 (징역형의) 집행유예 정도가 예상된다"고 밝혔다.
실제 졸피뎀은 마약류관리법 시행령상 '향정신성의약품 라목'에 포함되는 약물이다. 이를 수출입 한 것에 대한 대법원 산하 양형위원회의 처벌 기준은 기본 형량이 '징역 10개월~2년'이다.
다만 "고의가 없었다는 점이 충분히 소명된다면 처벌을 피할 가능성도 상당하다"고 본 변호사도 있었다.
법률사무소 유(唯)의 박성현 변호사는 "입장문만으로 모든 부분이 명쾌하게 해명되는 것은 아니다"라며 "밀반입에 대한 합리적 의심도 든다"고 했다. 하지만 "입장문 내용보다는 향후 수사기관에 제출하는 증빙자료가 훨씬 중요할 것"이라고 했다.
이어 "일본에서 동일하게 처방받았던 사실, 성분표를 첨부해 배송한 사실 등이 증거로서 인정된다면 수사기관이 '혐의없음(증거불충분)' 처분을 내릴 가능성도 있다"고 분석했다.

안녕하세요, SM엔터테인먼트입니다.
금일 보도된 소속 아티스트 보아와 관련된 내용에 대해 당사의 입장을 말씀드립니다.
이번 일은 무역, 통관 업무 등에 지식이 없던 당사의 해외지사 직원의 실수로 인해 발생한 것으로, 먼저 이로 인해 팬 여러분은 물론, 많은 분들께 심려를 끼쳐드려 진심으로 죄송하다는 말씀드립니다.
해외지사의 직원이 정식 수입통관 절차 없이 의약품을 우편물로 배송한 것은 사실이나, 불법적으로 반입하려던 것이 아닌, 무지에 의한 실수였습니다. 이에 상세한 경위를 말씀드리고자 합니다.
보아는 최근 건강검진 결과, 성장 호르몬 저하로 인해 충분한 수면이 필요하다는 의사의 소견을 받아, 의사의 권유로 처방받은 수면제를 복용하였습니다. 그러나 어지러움과 구토 등 소화 장애 등의 부작용이 심하게 나타났고, 이러한 안 좋은 상황에 대해 해당 직원과 이야기를 나눈 바 있습니다.
이에 일본 활동 시 같이 생활한 바 있던 직원은 보아의 건강을 걱정하는 마음에, 과거 미국 진출 시 단기간에 일본과 미국을 오가며 시차 부적응으로 인한 수면 장애로 보아가 일본에서 처방받았던 약품에 대해 부작용이 없었던 것을 떠올렸고, COVID-19로 인해 대리인 수령이 가능한 상황이므로, 현지 병원에서 확인을 받고 정상적인 절차를 밟아 약품을 수령했습니다.
해당 직원은 성분표 등의 서류를 첨부하면, 일본에서 한국으로 약품 발송이 가능하다는 것을 현지 우체국에서 확인받았지만, 해외에서 정상적으로 처방받은 약품이라도 한국에서 문제가 될 수 있다는 점은 인지하지 못한 채 성분표를 첨부해 한국으로 약품을 배송하게 되었습니다.
통관, 무역 등의 실무, 절차에 대해 알지 못했기 때문에, 의약품을 취급 및 수입하기 위해서는 정부기관의 허가를 받아야 하고, 허가받은 이들도 사전 신고 및 허가를 얻어 수입을 해야한다는 사실을 전혀 알지 못했으며, 문제성도 인지하지 못한 채, 현지 우체국에서 성분표를 첨부하면 해당 약품이 해외 배송이 가능하다는 안내만 듣고, 약을 발송하는 실수를 범했습니다.
최근 수사 기관의 연락을 받은 후 본인의 실수를 알게 된 직원은 수사 기관에 적극 협조하여 이번 일에 대해 조사를 받았으며, 다시는 이와 같은 실수를 저지르지 않을 것을 약속하였습니다.
더불어 조사 과정에서 보아에게 전달하는 의약품임을 먼저 이야기하며 사실관계 및 증빙자료 등을 성실하게 소명하였으며, 이에 조사를 받게 된 보아도 성실하게 조사에 임했음을 말씀드립니다.
당사는 이러한 일이 재발하지 않도록, 모든 직원에 대한 다방면의 교육을 강화할 계획입니다. 보아도 이번 일로 인해 많은 분들께 불편을 드린 부분에 대해, 죄송한 마음을 가지고 있습니다.
다시 한번 심려를 끼쳐드린 점, 진심으로 사과드립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