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름때에 이물질…'비위생 논란' 던킨도너츠 최대 공장의 책임은 과태료 50만원뿐
기름때에 이물질…'비위생 논란' 던킨도너츠 최대 공장의 책임은 과태료 50만원뿐
던킨도너츠 생산 공장의 불량한 위생 상태 영상 공개되며 파장
비알코리아 측 "환기장치 매일 청소⋯누군가 의도적으로 청소 안 한 것" 해명하기도
식약처도 이틀에 걸쳐 불시 점검했지만, 과태료 50만원으로 끝날 듯

먹는 음식을 만드는 곳이라곤 믿기 어려울 만큼 위생 상태가 좋지 않았던 던킨도너츠 공장의 모습. 이같은 사실이 보도된 후 식약처가 불시 점검까지 나섰지만, 회사 측이 지게 될 책임은 과태료 50만원 처분에 그칠 것으로 보인다. /던킨도너츠 페이스북⋅KBS News 캡처⋅편집=조소혜 디자이너
유증기(油烝氣)를 빨아들이는 환기 장치에 거뭇한 기름때가 가득 묻어 있다. 이곳에 맺혀 있던 기름방울은 고스란히 하얀 밀가룩 반죽 위로 떨어져 뒤엉켰다. 튀김기 안에서도, 시럽 그릇에서도 정체를 알 수 없는 검은 물질들이 잔뜩 묻어나왔다.
먹는 음식을 만드는 곳이라곤 믿기 어려운 불량한 위생 환경. 한 공익신고자가 유명 프랜차이즈 '던킨도너츠' 생산 공장의 충격적인 내부 모습을 제보하면서 파문이 일고 있다.
지난 29일 KBS의 보도에 따르면, 식품 전문가들은 공장 내 제조설비를 장기간 세척하지 않고 가동해 발생한 문제로 보고 있다. 오래도록 위생 관리가 제대로 되지 않았다는 것. (사)소비자공익네트워크는 30일 성명을 내고 보도 속 던킨도너츠 공장 내 위생 문제를 지적하며 소비자 불매 운동을 예고하기도 했다.

문제의 영상이 사실이라면 상황은 무척 심각해 보였다. 지난 29일, 던킨도너츠를 운영하는 SPC그룹의 비알코리아는 "환기 장치를 매일 청소하고 있다"며 "누군가 의도적으로 청소를 안 해서 일어난 일"이라고 책임을 미뤘었지만, 이튿날에는 자사 홈페이지에 사과문을 게시하기도 했다.
해당 공장은 과거에도 여러 차례 위생 문제를 지적 받았던 것으로 알려졌다. 그런 점에서 '책임 미루기'는 기업 이미지로 보나, 법적으로 보나 불리한 행동이었다. 아니, 그랬어야 했다.
식품위생법으로 보면 설사 누군가 청소를 제대로 안 한 게 사실이라도 회사 역시 공동으로 책임을 지도록 되어 있다.
우리 식품위생법 제100조는 이 법을 위반한 일정 행위에 관해선 ▲직접적인 행위자 외에도 ▲주의·감독 등을 소홀히 한 법인 또는 대표자에게 함께 책임을 묻는다고 규정해뒀다. 이른바 '양벌규정'이다. 식품 위생 문제는 국민 보건과 직결되는 만큼 관련자들에게 강도 높은 책임을 지우기 위해서다.

그런데 30일, 식약처는 비알코리아가 져야 할 책임으로 과태료 50만원을 선택했다. 식품위생법상 제3조를 적용해 기본 위생관리 측면에서만 문제가 있다고 본 것이다.
"지난 29일부터 2일에 걸쳐 불시 조사를 한 결과, 문제 공장의 식품 이송 레일 하부 등에서 비위생 상태가 확인됐다"면서도 그랬다. 이어 식약처는 "적발된 일부 식품 등의 위생 취급 기준 위반사항을 토대로 관할 지자체에 행정처분을 요청했다"고 보도자료를 통해 전했다.

사실, 이러한 솜방망이 처분을 우려한 변호사가 있다.
이번 사건을 직접 검토했던 김태민 식품의약 전문 변호사는 "공익신고자가 제보한 영상은 지난 여름에 촬영된 과거의 내용을 담고 있다"며 "지금은 뒤늦게 식약처 조사가 이뤄지는 상황이라서 자칫 과태료 처분만 나올 우려가 있다"고 짚었었다.
그리고 이 우려는 현실이 됐다. 식약처는 기본 위생관리(식품위생법 제3조)를 어긴 책임만 비알코리아에 물었다. 해당 공장은 전국 던킨도너츠 생산량의 60%에 해당하는 물량을 납품하는 곳임에도 그랬다.
공익신고자가 제보한 영상 속 당시 상황이 사실이라면, 비알코리아에게 적용할 수 있는 사안은 3가지다.
식품위생법 제4조는 위해 식품을 제조하거나 가공, 조리하는 등 행위를 금지한다. 이때 위해 식품이란 △유독·유해 물질이 묻거나 그런 염려가 있는 것 △질병을 일으키는 미생물에 오염됐을 수 있는 것 △불결하거나 다른 물질이 섞인 것 등을 말한다.
기름때와 각종 오염 물질이 밀가루 반죽에 묻었지만 이를 방치했던 던킨도너츠 공장에도 적용되는 내용이다. 이 조항을 위반한 경우 행위자는 10년 이하 징역 또는 1억원 이하 벌금에 처하거나, 징역과 벌금을 둘 다 병과할 수 있다(제94조 제1항).
식품위생법 제7조에 따라, 식품 원료 관리를 제대로 하지 않은 행위도 문제가 된다. 이 경우 5년 이하 징역과 5000만원 이하 벌금을 병과할 수 있다(제95조 제1호).
식품 제조·가공업자로서 지켜야 할 준수사항을 위반한 책임도 져야 한다(제44조 제1항 제8호). 원료 관리를 제대로 하지 않거나, 제조공정에서의 위생에 소홀했다면 3년 이하 징역 또는 3000만원 이하 벌금에 처할 수 있다(제97조 제6호).

비알코리아가 이러한 행위를 막기 위해 철저한 주의·감독을 한 게 아닌 한, 공동 책임으로 처벌을 받아야만 했다. 하지만 식약처의 선택은 단순 행정 처분인 과태료 50만원이었다.

30일 비알코리아는 던킨 홈페이지에 "위생관리 관련 방송으로 많은 분들께 심려를 끼쳐드려 죄송하다"면서도 "현재 보도 내용 확인 결과 조작 의심 정황이 확인됐다"고 했다.
이를 경찰에 수사 의뢰했다고 밝힌 비알코리아 측은 "앞으로 철저한 위생관리로 안전한 제품을 생산, 공급하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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