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64만 명이 쉬고 있다”…일자리 미스매치의 잃어버린 세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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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64만 명이 쉬고 있다”…일자리 미스매치의 잃어버린 세대

2025. 11. 06 09:44 작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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yj.jo@lawtalk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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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용정책 기본법 제6조 법적 책임 회피

헌재 합헌 '청년할당제'가 외면한 노동시장 구조적 실패

국가데이터처 제공 / 연합뉴스

공부나 가사 등 특별한 이유 없이 구직 활동조차 하지 않고 '쉬었음'으로 분류된 인구가 1년 새 7만 3천 명 넘게 폭발적으로 증가했다.


국가데이터처의 발표에 따르면, 올해 8월 기준 '쉬었음' 인구는 264만 1천 명에 달한다.


이 가운데 특히 주목할 만한 점은 청년층(15~29세) 10명 중 3명 이상이 "원하는 일자리를 찾기 어려워서" 마지못해 쉬고 있다는 응답이다. 정확히 34.1%에 해당하는 수치로, 작년보다 3.3%p 증가했다.


단순히 일자리가 부족한 양적 문제를 넘어, 청년층이 기대하는 일자리의 질과 실제 공급되는 일자리 사이의 심각한 불일치, 즉 '미스매치' 현상이 깊어지고 있음을 시사한다.


같은 기간 자영업자 등 비임금근로자도 10만 3천 명 감소하며 역대 최소를 기록했으며, 신규 자영업자는 통계 작성 이래 최저인 33만 1천 명에 머물러 고용시장 전반의 불안정성을 드러냈다.


서울 마포구 서울서부고용복지플러스센터 실업인정 신청 창구 / 연합뉴스
서울 마포구 서울서부고용복지플러스센터 실업인정 신청 창구 / 연합뉴스


헌재도 지적한 청년 고용 정책의 숨겨진 한계... "구조적 문제 해결 없인 대증요법 불과"

정부는 그동안 청년고용촉진특별법에 따라 공공기관 및 공기업에 청년할당제를 도입하며 청년 실업 해소에 나섰다.


헌법재판소 역시 청년할당제가 35세 이상 미취업자의 평등권 등을 침해하지 않는다며 합헌 결정을 내린 바 있다(헌법재판소 2014. 8. 28. 선고 2013헌마553 결정).


이는 청년 실업 해소를 통한 지속적인 경제성장 및 사회 안정이라는 공익을 인정한 것이다.


하지만 문제는 이러한 양적 접근이 미스매치라는 구조적 문제를 해결하는 데 근본적인 대책이 될 수 없다는 비판에 직면한다는 점이다.


실제로 헌재 결정 당시 소수의견은 청년실업의 근본 원인을 경기 위축, 산업 공동화, 인력 수요-공급 불일치 등 노동시장의 구조적 문제로 지적하며, 청년할당제가 일자리 창출 없이 한정된 일자리를 특정 연령층으로 채우도록 강제하는 '대증적 처방'에 불과하다고 경고했다(조용호, 『헌법재판의 길』).


현재 청년층의 높은 '원하는 일자리 미스매치' 응답은 이 소수의견의 우려가 현실이 되었음을 입증한다.


단순히 일자리 수만 늘리는 단기적 대책을 넘어, 일자리의 질 개선과 청년층의 기대 수준에 맞는 직업 훈련 및 교육이 절실함을 법적 쟁점이 보여주고 있는 것이다.


법이 제시하는 근본 해법: '쉬었음'을 줄이고 일자리 질 높여라

이러한 구조적 위기 앞에서 고용정책 기본법은 국가와 지방자치단체의 명확한 책무를 강조하고 있다.


  • 비경제활동인구 노동시장 참여 촉진: 법 제6조 제5호는 비경제활동인구의 노동시장 참여 촉진을 국가 시책으로 명시하고 있다. 264만 명이 넘는 '쉬었음' 인구를 경제활동으로 끌어들이기 위한 보다 적극적이고 입체적인 정책 설계가 필요하다는 의미다.


  • 취업취약계층 고용 촉진: 같은 법 제6조 제6호는 실업의 장기화 등으로 취업이 곤란한 취업취약계층의 고용 촉진을 규정하고 있다. 장기간 '쉬었음' 상태인 청년층은 이 취약계층에 포함될 수 있으며, 이들을 위한 맞춤형 직업 교육과 훈련, 진로 상담 프로그램의 강화가 요구된다.


또한, 대법원 판례(대법원 2016. 8. 18. 선고 2014다211053 판결)가 일자리 창출 정책의 일시적·한시적 성격에 대해 언급한 바 있듯이, 정부의 정책은 단기 대책에 머물러서는 안 된다.


여성의 경력단절을 예방하고 재취업을 지원하는 여성의 경제활동 촉진과 경력단절 예방법에서처럼, 청년층 역시 체계적인 실태조사와 기본계획 수립을 통해 지속 가능한 '구조적 해결책'을 마련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고령인구의 증가와 가동연한 상향(만 65세) 등 고령층의 경제활동 확대 추세 속에서, 청년 일자리 문제를 '세대 간 제로섬 게임'이 아닌 '전체 일자리 창출과 세대별 맞춤형 매칭'을 통한 상생 방안으로 접근하는 것이 법과 시대가 요구하는 핵심 해결책이다.


정책 제언: 미스매치 해소와 자영업 안정화 투 트랙 전략

청년층 '쉬었음' 증가와 신규 자영업자 감소라는 이중의 위기는 구조적 접근만이 해결할 수 있다.


  • 청년 미스매치 해소: 청년할당제와 같은 양적 정책의 한계를 인정하고, 청년층이 원하는 일자리의 질을 높이는 데 초점을 맞춰야 한다. 수요자 중심의 직업교육 및 훈련을 강화하고, 생애주기별 진로 상담 및 경력 설계를 통해 청년의 눈높이와 산업 현장의 수요를 일치시키는 매칭 전략이 필수다.


  • 자영업 경쟁력 강화 및 사회안전망 확보: 신규 자영업자 감소는 자영업의 미래에 대한 부정적 전망을 반영한다. 자영업의 경쟁력 강화와 안정적인 경영 환경을 지원하는 동시에, 폐업 시 생계 유지를 위한 자영업자의 고용보험 가입 확대 등 사회 안전망 확충이 시급하다.


고용정책 기본법의 정신을 살려 비경제활동인구를 노동시장으로 이끌고, 특히 미스매치라는 청년 고용의 근본적인 딜레마를 해소하는 구조적인 정책 전환이 없다면, '쉬었음' 인구는 계속 증가하고 청년층의 절망은 깊어질 수밖에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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