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 많은 승무원 중에 유독 한국인 70명만 내보낸 중국동방항공…법원 "해고 무효"

글자 크기 설정

미리보기

더 이상 어렵지 않은 법을 위한 인터넷 신문 로톡뉴스를 만나보세요. 법 전문가들의 다양한 생각과 가치를 생생히 전달합니다.

그 많은 승무원 중에 유독 한국인 70명만 내보낸 중국동방항공…법원 "해고 무효"

2022. 09. 08 15:31 작성2022. 09. 08 15:42 수정
강선민 기자의 썸네일 이미지
mean@lawtalknews.co.kr

글자 크기 설정

미리보기

더 이상 어렵지 않은 법을 위한 인터넷 신문 로톡뉴스를 만나보세요. 법 전문가들의 다양한 생각과 가치를 생생히 전달합니다.

"경영 악화" 이유 내세우며 한국인만 해고…1심 재판서 철퇴

재판부 "차별적 해고, 계약 갱신 기대권 인정돼"

지난 2020년 초 중국동방항공이 경영 악화를 이유로 한국인 승무원을 무더기로 해고한 사태에 대해 국내 법원이 "차별적 해고"라고 판단했다. /연합뉴스

코로나19 사태가 확산되던 지난 2020년 초. 중국 3대 민영항공사 중국동방항공에서 일하던 한국인 승무원 73명이 무더기로 해고됐다. 만 2년 가까이 일하며 해고 직전까지 각종 교육과 훈련을 받았지만, 동방항공 측은 "항공시장 변화로 인한 경영 악화"를 이유로 들며 이들을 내보냈다.


문제는 내·외국인 모든 승무원 가운데 오직 한국인만 골라서 해고했다는 점이다. 당시 한국인을 제외한 다른 외국인 승무원들은 동방항공으로부터 예정대로 정규직 전환 통보를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결국 부당 해고를 당한 한국인 승무원들이 소송을 제기했는데, 사건이 처음 발생한 지 2년 6개월이 지나서야 1심 재판 결과가 나왔다.


결론은 "차별적인 해고"라는 거였다.


'속지주의' 원칙 따라 국내 법원서 재판⋯끝까지 화해 거부한 중국동방항공

8일, 서울중앙지법 민사합의41부(재판장 정봉기 부장판사)는 해고 승무원 70명이 중국동방항공을 상대로 낸 해고무효 확인소송에서 원고 측 손을 들어줬다. 이어 부당하게 해고된 승무원들에게 그간 미지급한 임금 총 35억원도 지급하도록 했다.


중국 항공사를 상대로 한 재판이 우리나라 법원에서 다뤄질 수 있었던 데는 이유가 있다. 외국계 기업이라고 해도 국내에 사업장이 있는 경우엔 우리나라 근로기준법이 적용되기 때문이다. 이른바 '속지주의(屬地主義)'다.


8일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방법원에서 열린 중국동방항공 해고무효확인소송 1심에서 승소한 승무원들이 선고가 끝나고 기자회견을 하는 모습. /연합뉴스
8일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방법원에서 열린 중국동방항공 해고무효확인소송 1심에서 승소한 승무원들이 선고가 끝나고 기자회견을 하는 모습. /연합뉴스


이번 사건을 맡은 재판부는 "동방항공은 근로계약 갱신을 거절하기 직전까지, 원고들에 대해 승무원 교육이나 훈련 등을 이수 받도록 지시했다"면서 "원고들에게 계약 갱신 기대권이 인정된다"고 지적했다.


재판부가 언급한 '갱신 기대권'은 지난 2016년 대법원 판례를 통해 세워진 개념이다. ① 근로관계를 둘러싼 여러 사정을 종합해 볼 때, ② 근로자에게 앞으로 근로계약이 갱신된다는 신뢰관계가 형성돼 있었다면, ③ 해당 계약 갱신을 거절하는 것만으로도 부당해고와 동일하다는 법리다.


특히 재판부는 "외국인 승무원 가운데 특정 기수의 한국인 승무원 일부에 대해서만 차별적으로 갱신을 거절했다"고 강조했다. 이를 두고 동방항공 측은 갱신을 거절한 합리적 이유가 있다고 주장했지만, 법원은 이 주장을 받아들이지 않았다.


앞서 동방항공 측은 재판부로부터 화해권고 결정을 받았지만 이를 수용하지 않았다. 당시 재판부는 원만한 분쟁 해결을 위해 승무원 중 20명을 재고용할 것과 밀린 임금 일부를 나머지 승무원들에게 합의금으로 지급할 것을 명령한 바 있다. 이런 가운데 1심 패소 판결이 나온 만큼, 향후 동방항공 측이 항소 등에 나설지 여부는 추이를 지켜봐야 하는 상황이 됐다.

이 기사는 로톡뉴스의 윤리강령에 부합하는 사실 확인을 거쳤습니다.

독자와의 약속

나만 모르는 일상 법률 상식, 매일 아침 배달해드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