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세 6개월 밀린 상가 임차인, 1심 패소 후 항소…일부 갚으면 계약 유지할 수 있을까
월세 6개월 밀린 상가 임차인, 1심 패소 후 항소…일부 갚으면 계약 유지할 수 있을까
변호사들 "법 아닌 합의가 답"

본문의 이해를 돕기 위해 생성형 AI로 만든 이미지
"밀린 월세 6개월치 중 4개월치를 어떻게든 마련해 납부하면, 이 지긋지긋한 소송을 끝낼 수 있을까요?"
사업난으로 월세를 6개월 이상 연체해 1심에서 가게를 비워주라는 판결을 받은 자영업자의 절박한 질문이다.
A씨는 2023년 5월, 보증금 5천만원에 월세 300만원을 내는 조건으로 상가에 터를 잡았다. 꿈에 부풀었지만 현실은 녹록지 않았다. 사업이 어려워지면서 월세가 밀리기 시작했고, 어느덧 6개월 치가 쌓였다.
결국 건물주는 A씨를 상대로 가게를 비워달라는 '건물인도소송'을 제기했다. 법적 절차에 어두웠던 A씨는 법원이 정한 답변서 제출 기한을 놓치는 등 제대로 대응하지 못했다. 법원은 건물주의 손을 들어줬다. 1심에서 패소한 A씨는 지푸라기라도 잡는 심정으로 항소했다.
밀린 월세 일부 갚으면 계약은 되살아날까?
A씨는 연체된 6개월분 중 4개월치(1200만원)를 우선 갚으면 임대차 계약을 유지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
하지만 변호사들의 의견은 단호했다. 상가건물 임대차보호법상 임차인이 3개월분 이상의 월세를 연체하면 임대인은 계약을 해지할 수 있다.
법무법인 한일의 성학녕 변호사는 "임대인이 3기 이상 차임 연체를 이유로 계약 해지를 통보했다면 임대차계약은 적법하게 종료된다"며 "이후 연체 차임 일부를 지급해도 이미 발생한 계약 해지의 효력에는 아무런 영향이 없다"고 설명했다.
돈부터 보내면 소송 취하? 합의 없는 일방적 입금의 함정
A씨의 가장 큰 불안은 돈은 돈대로 내고 가게는 가게대로 비워줘야 하는 최악의 상황이다. 이는 기우가 아니다. 다수의 변호사들은 '선 합의, 후 입금' 원칙을 강조했다.
김동훈 변호사(클리어 법률사무소)는 "합의 없이 금전을 먼저 보내면 임대인이 돈은 받되 소송은 그대로 진행할 가능성이 있다"고 경고했다.
한장헌 변호사(윈앤파트너스 법률사무소) 역시 "건물주와 '4개월분 납부 시 소송 취하 및 임대차 유지' 같은 조건을 담은 서면 합의서를 먼저 체결하는 것이 안전하다"고 조언했다. 건물주의 명시적인 동의 없이는, 밀린 월세 납부는 단순히 채무를 일부 갚는 행위에 그칠 뿐 소송 자체를 막을 수는 없다.
법 아닌 '합의'가 유일한 해법
현재 A씨가 기댈 곳은 법이 아닌 '합의'다. 1심에서 이미 패소한 만큼, 항소심에서 판결을 뒤집을 가능성은 희박하다.
문창현 변호사(법률사무소 다감)는 "소송에서 다투기보다는 임대차계약을 유지하도록 임대인을 최대한 설득하는 것이 낫다"고 현실적인 해법을 제시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