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어지자 했더니 "우린 법적 부부"…여자친구가 몰래 한 혼인신고, 없던 일로 가능할까

글자 크기 설정

미리보기

더 이상 어렵지 않은 법을 위한 인터넷 신문 로톡뉴스를 만나보세요. 법 전문가들의 다양한 생각과 가치를 생생히 전달합니다.

헤어지자 했더니 "우린 법적 부부"…여자친구가 몰래 한 혼인신고, 없던 일로 가능할까

2025. 10. 13 09:59 작성
손수형 기자의 썸네일 이미지
sh.son@lawtalknews.co.kr

글자 크기 설정

미리보기

더 이상 어렵지 않은 법을 위한 인터넷 신문 로톡뉴스를 만나보세요. 법 전문가들의 다양한 생각과 가치를 생생히 전달합니다.

돌싱 여자친구의 폭탄선언 "혼인신고 했으니 재산분할 해줘"

혼인 의사 없었다는 점, 객관적 증거로 입증해야

본문의 이해를 돕기 위해 생성형 AI로 만든 이미지

이혼 후 자유로운 삶을 즐기던 A씨. 자전거 동호회에서 만난 비슷한 경험을 가진 여성과 교제를 시작했고, 2년간 함께 살았다. 하지만 결혼까지 할 생각은 없었다. A씨는 여자친구가 부모님께 인사드리길 원했지만 "나중에 하자"며 거절해왔다.


결국 성격 차이로 A씨가 이별을 통보하자, 여자친구에게서 충격적인 답변이 돌아왔다. "우리는 이미 혼인신고를 한 법적인 부부"라며 "이혼하려면 재산분할을 해달라"고 요구한 것이다. 알고 보니 여자친구는 1년 전, A씨 몰래 구청에 혼인신고를 마친 상태였다.


A씨는 나도 모르는 사이 '유부남'이 된 이 상황을 되돌리고 싶다.


법원 "혼인 무효, 매우 엄격하게 판단"

상대방이 일방적으로 한 혼인신고는 법적으로 효력이 없을까. 법무법인 신세계로의 이준헌 변호사는 13일 YTN 라디오 '조인섭 변호사의 상담소'에서 "혼인 무효 사유에 해당한다"면서도 "이를 입증하는 것은 매우 까다로운 문제"라고 분석했다.


이준헌 변호사는 "혼인이 유효하게 성립하려면 당사자 사이에 혼인의 합의가 있어야 한다"며 "혼인할 의사가 없었다면 이 혼인에는 무효 사유가 있다"고 설명했다. 이 경우, 법원에 '혼인무효확인소송'을 제기해야 한다.


관건은 혼인 의사가 없었다는 점을 법원이 납득할 수 있도록 증명하는 것이다. 이 변호사는 "가족과 상견례를 하지 않은 점, 상대방이 부모님 인사를 요청했을 때 거절한 사실을 중심으로 주장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만약 이런 대화가 담긴 "통화 녹음이나 문자 메시지"가 있다면 결정적인 증거가 될 수 있다.


설령 여자친구가 "내가 몰래 신고했다"고 인정하더라도, 그것만으로 무조건 혼인 무효가 되지는 않는다. 이 변호사는 "법원은 혼인 무효를 판단할 때 매우 엄격한 기준으로 판단한다"며 "객관적이고 신빙성 있는 증거가 있는지를 중요하게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혼인 무효 인정되면 재산분할 의무 없고, 손해배상·형사고소 가능

만약 법원에서 혼인 무효 판결을 받는다면, A씨는 재산을 나눠주지 않아도 된다. 혼인 자체가 처음부터 성립하지 않은 것으로 보기 때문에, 부부 공동재산을 나누는 재산분할(민법 제839조의2) 의무가 발생하지 않는다.


오히려 A씨는 여자친구에게 법적 책임을 물을 수 있다. 이준헌 변호사는 "허위로 혼인신고를 한 상대방에게 정신적 손해배상을 청구할 수 있다"고 말했다.


형사고소도 가능하다. 상대방의 행위는 '공정증서원본 불실기재죄'(형법 제228조)에 해당하기 때문이다. 공무원에게 허위 사실을 신고해 공문서에 사실과 다른 내용을 기록하게 한 경우 성립하는 범죄로, 5년 이하의 징역 또는 1000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해진다.


형사 처벌까지 이뤄지면 가족관계등록부 기록도 깨끗하게 정리할 수 있다. 통상 혼인 무효 판결을 받으면 상세 혼인관계증명서에 그 기록이 남는다. 하지만 이 변호사는 "상대방이 유죄 판결을 받는다면, 범죄행위로 인한 혼인신고에 해당하게 되어 증명서에 혼인 무효 사실이 나타나지 않도록 재작성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나만 모르는 일상 법률 상식, 매일 아침 배달해드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