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등생 강제추행·폭행 영상... 법원 '연출 가능성 배제 못해 '증거 불충분' 기각
초등생 강제추행·폭행 영상... 법원 '연출 가능성 배제 못해 '증거 불충분' 기각
미성년자 간 학교폭력 사건
피해 학생 측 위자료 청구 전액 기각

본문의 이해를 돕기 위해 생성형 AI로 만든 이미지
의정부지방법원 남양주지원(2024가단47651)은 미성년자인 원고 C과 그의 부모인 원고 A, B이 같은 미성년자인 피고 D, G 및 그들의 부모들(피고 E, F, H, I)을 상대로 제기한 손해배상(기) 청구 소송에서 원고들의 청구를 모두 기각한다고 판결했다.
원고 측은 피고 미성년자들이 강제추행, 폭행, 협박 등의 불법행위를 저질러 정신적 고통을 입었다며 총 3,000만 1원의 위자료를 청구했으나, 법원은 이를 인정할 증거가 부족하다고 본 것이다.
이번 사건은 2012년생 미성년자들 사이에서 발생한 일련의 행위가 법정 다툼으로 이어진 것으로, 학교폭력 사안과 관련한 민사적 손해배상 책임 인정의 기준을 보여준다는 점에서 주목된다.
법정 다툼의 핵심 사실관계: 강제추행부터 영상 촬영 유포까지
원고 C은 피고 D, G이 다음과 같은 행위를 저질렀다고 주장하며 손해배상을 청구했다.
- 2024년 9월 10일 15시경: 구리시 PC방에서 원고 C의 성기를 만지는 강제추행을 했다.
- 같은 날 16시경: 구리시 도서관 건물 옥상에서 원고 C의 목을 졸라 기절시켜 상해를 가했다.
- 2024년 9월 13일: 구리시 무인편의점에서 피고 G이 원고 C의 목을 졸라 항거할 수 없게 하고, 피고 D은 가위로 머리카락을 자를 것처럼 위협하며 "죽여버린다"고 협박했다.
또한, 이 폭행·협박 과정을 다른 아이에게 촬영하도록 한 뒤 그 영상 파일을 주변에 유포시켰다고 주장했다.
원고 측은 피고 D, G의 부모들 역시 감독의무자로서 감독을 게을리한 과실이 있다고 주장하며, 모든 피고에게 책임을 물었다.
"연출 가능성 배제 못 해": 재판부의 판단과 증거의 한계
재판부는 원고들의 주장을 뒷받침할 증거가 부족하다고 판단했다.
1. 학교폭력 조치결정통보서의 증거력 한계
원고들은 구리남양주교육지원청교육장이 작성한 학교폭력 조치결정통보서를 증거로 제출했다. 하지만 재판부는 이 결정이 조사보고서, 증빙자료, 관계자들의 진술 등을 토대로 이루어졌음에도 불구하고, 정작 그 구체적인 기초 자료들이 법원에 제출되지 않아 조치결정통보서의 내용만을 사실로 속단할 수 없다고 보았다.
2. 경찰 수사 결과: '증거불충분'으로 종결
원고들이 피고 D, G을 강제추행 혐의 등으로 고소한 사건에 대해 경찰은 2025년 3월 10일 입건 전 조사종결(증거불충분) 결정을 내린 점 또한 판단에 영향을 미쳤다.
3. 결정적 영상 증거의 '연출' 가능성
가장 첨예하게 다뤄진 부분은 폭행·협박 과정이 담겼다는 9초가량의 짧은 동영상이었다.
피고들은 "원고 C이 사귀던 여자친구와 헤어져, 제3의 인물이 원고 C이 폭행당하는 장면을 연출하여 촬영한 뒤 여자친구에게 보내 반응을 살피자고 했고, 현장에 있던 모두가 이에 동의하여 촬영한 것"이며 실제 폭행이나 협박은 없었다고 반박했다.
재판부는 동영상에서 실제로 "왜 헤어졌는지 말하라."는 말이 오간 점 과 원고 C, 피고 D, G 등의 몸짓, 행동, 표정, 분위기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했을 때, "당시의 상황이 연출이었을 가능성을 완전히 배제하기 어렵다"고 판시했다.
또한, 피고들이 동영상 촬영을 지시하거나 유포하도록 지시했다고 볼 자료도 없다고 덧붙였다.
4. 부모들의 감독의무 위반 불인정
재판부는 피고 부모들(E, F, H, I)에 대해서도, 그들이 미성년자인 자녀에 대한 감독을 게을리한 과실이 있다거나 그 과실과 손해 발생 사이에 상당인과관계가 있다고 인정할 자료가 없다고 판단했다.
이는 미성년자의 불법행위 책임과 별개로 감독의무자에게 책임을 묻기 위해서는 의무 위반 사실 및 손해 발생과의 상당인과관계를 주장하는 자(원고)가 증명해야 한다는 법리(대법원 2003다5061 판결 참조)를 적용한 결과다.
입증 부족으로 인한 원고 패소
법원은 최종적으로 "원고들이 제출한 증거들만으로는 피고 D, G이 이 사건 행위를 하였다거나, 피고 E, F, H, I이 감독의무를 위반하였다거나, 이로써 피고들이 불법행위를 저질렀다고 인정하기 부족하고, 달리 이를 인정할 증거가 없다"고 결론 내렸다.
이에 따라 원고들의 피고들에 대한 청구는 모두 이유 없다며 기각되었고, 소송 비용은 원고들이 부담하게 되었다.
[참고] 의정부지방법원 남양주지원 2024가단47651 판결문 (2025. 7. 22. 선고)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