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문자 뭐죠?" 고객 문의에 드러난 쿠팡 개인정보 유출…협박 피해는 별도 배상 받는다
"이 문자 뭐죠?" 고객 문의에 드러난 쿠팡 개인정보 유출…협박 피해는 별도 배상 받는다
유출된 구매 내역으로 협박 당해
쿠팡은 뒤늦게 인지
최대 300만 원까지 배상 가능

쿠팡 유출 피해자 중 일부는 정보를 빌미로 금전 협박을 받은 것으로 드러났다. 이 경우 단순 유출 피해와 달리 최대 300만 원, 징벌 배상까지 가능하다는 분석이 나왔다. 사진은 지난 11월 30일 서울 시내 쿠팡 차량 차고지 모습. /연합뉴스
어느 날 갑자기 날아온 섬뜩한 협박 문자. 내밀한 쇼핑 목록이 캡처된 사진까지 첨부돼 있었다. 단순 보이스피싱인 줄 알았던 이 문자는 알고 보니 쿠팡의 대규모 개인정보 유출 사태를 알리는 신호탄이었다.
범인은 유출된 구매 이력을 미끼로 일부 고객에게 금전을 요구했고, 이에 놀란 고객들이 쿠팡에 항의하는 과정에서 뒤늦게 유출 사실이 드러난 것이다.
3370만 명의 개인정보가 털린 쿠팡 사태. 그중에서도 유출된 정보를 악용한 범죄자로부터 직접적인 협박을 당한 피해자들이 겪는 불안과 공포는 가늠하기조차 어렵다. 이들은 일반 피해자들보다 더 강력한 법적 구제를 받을 수 있을까. 1일 SBS 라디오 '김태현의 정치쇼' 내용을 바탕으로 법률 전문가들의 분석을 들어봤다.
"돈 내놔라" 협박까지 당했다면?… "일반 유출과 차원이 다르다"
방송에 출연한 고란 경제 전문기자에 따르면, 이번 사태의 전말은 충격적이다. 유출된 정보를 손에 넣은 범인이 실제 고객에게 "정보를 알고 있다"며 협박 메일이나 문자를 보냈고, 이에 놀란 고객이 쿠팡에 항의하면서 비로소 유출 사실이 드러났다는 것이다.
법조계에서는 이렇게 협박까지 당한 피해자들은 일반적인 개인정보 유출 피해자와는 완전히 다른 차원의 배상을 받을 수 있다고 본다.
일반적인 유출 사고의 경우, 내 정보가 어디에 어떻게 쓰였는지 입증하기 어려워 위자료가 10만 원 안팎에 그치는 경우가 많다. 하지만 협박 피해자들은 다르다. ▲내 정보가 범죄자 손에 들어갔다는 사실(제3자 열람) ▲이를 이용해 나를 위협했다는 사실(추가 법익 침해) ▲그로 인한 정신적 고통(실제 피해)이 명확하기 때문이다.
"징벌적 손해배상 가능"… 배상액 최대 300만 원까지 '쑥'
그렇다면 얼마나 받을 수 있을까. 법률 전문가들은 "최소 50만 원에서 많게는 300만 원까지도 가능하다"고 전망했다.
특히 주목할 점은 '징벌적 손해배상'이다. 개인정보 보호법은 기업의 고의나 중대한 과실로 정보가 유출된 경우, 실제 손해액의 최대 5배까지 배상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쿠팡은 무려 5개월 동안이나 내부 직원이 3000만 건이 넘는 정보를 빼돌리는 것을 까맣게 몰랐다. 게다가 초기엔 피해 규모를 4500명으로 축소해 신고했다가 나중에야 정정했다. 법조계에서는 이를 중대한 과실로 볼 여지가 충분하다고 입을 모았다.
만약 법원이 쿠팡의 중대한 과실을 인정한다면, 협박 피해자들은 기본 위자료(50만 원~100만 원)의 3배에서 5배에 달하는 배상금을 청구할 수 있게 된다.
나도 협박 문자 받았다면?… 이것부터 하세요
비슷한 협박 문자를 받았다면 가장 중요한 건 증거 확보다. 전문가들은 "협박 내용이 담긴 문자나 메일, 첨부된 구매 내역 캡처본 등을 절대 삭제하지 말고 보관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이 증거들이 향후 소송에서 내가 입은 실제 피해를 입증하는 결정적인 무기가 되기 때문이다.
또한, 일반 유출 피해자들과 섞여서 소송을 진행하기보다는, '협박 피해자 그룹'을 따로 만들어 별도 소송을 진행하는 것이 유리할 수 있다. 피해 성격과 정도가 확연히 다르기 때문이다.
한편, 쿠팡은 이번 사고로 이름과 배송지 등이 노출됐으나 결제나 로그인 정보 같은 민감한 금융 정보는 포함되지 않았다고 선을 그었다. 이에 따라 고객들이 별도로 계정 정보를 변경할 필요는 없다는 입장이며, 박대준 대표가 직접 나서 사과하고 내부 보안 강화와 수사 협조를 약속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