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락가락 빨대·일회용컵 규제…카페 사장님 두 번 울리는 도돌이표 정책
오락가락 빨대·일회용컵 규제…카페 사장님 두 번 울리는 도돌이표 정책
정부 탈플라스틱 대책, 일회용 컵 보증금 100~200원·빨대 제공 제한
점주들 "취지는 공감하지만, 민원과 설명 책임은 오롯이 매장의 몫"

정부가 일회용 컵 보증금제와 빨대 규제를 다시 꺼냈다. 현장은 벌써 혼란을 걱정하고 있다. /셔터스톡
정부가 기후 대응을 위한 탈플라스틱 종합대책의 일환으로 일회용 컵 보증금제와 빨대 사용 규제를 다시 꺼내 들었다. 취지는 소비자의 선택과 부담이지만, 현장의 목소리는 다르다. 정책에 대한 설명과 쏟아지는 민원을 온몸으로 받아내야 하는 건 결국 자영업자들이기 때문이다.
22일 MBC 라디오 '김종배의 시선집중'에서 유승민 작가는 정부의 새로운 플라스틱 규제 발표에 따른 카페 자영업자들의 혼란과 우려 섞인 목소리를 전했다.
테이크아웃은 200원 더... 2027년, 카페 풍경 바뀐다
지난 17일 대통령 업무보고에서 공개된 내용에 따르면, 앞으로 카페 등에서 음료를 포장할 경우 일회용 컵 하나당 100원에서 200원의 금액을 추가로 내야 한다. 반대로 텀블러를 지참하면 약 300원의 할인을 받게 된다. 빨대의 경우 원칙적으로 제공하지 않으며, 고객이 요청할 때만 제공하는 방식으로 바뀐다.
정부는 가격 결정에 자율성을 부여했다. 생산 단가를 고려해 최소 기준만 정하고, 실제 금액은 점주나 업체가 정하도록 한 것이다. 시행 시점은 2027년 전후로 예상된다.
단속과 현실 사이의 딜레마
현장의 가장 큰 걱정은 변수다. 방송에서 한 카페 점주는 "매장에서 마시다 급히 나가야 해서 컵을 바꿔달라고 할 때, 100~200원을 다시 결제하라고 하면 손님들의 반발이 불 보듯 뻔하다"고 토로했다.
특히 '매장 내 일회용품 사용 금지' 규제와 맞물려 점주들의 고충은 더욱 크다. 유승민 작가는 "금방 나갈 것이라며 일회용 컵을 받아놓고 40분 정도 앉아 있는 손님이나, 한 모금 남겨놓고 새 컵으로 바꿔달라는 경우도 있다"며 "소규모 업장은 손님에게 안 된다고 거절하기 어려운 것이 현실"이라고 지적했다.
단속이 느슨해졌다고는 하지만, 원칙적으로 매장 내 일회용품 사용 적발 시 5만 원에서 200만 원 선의 과태료가 부과될 수 있어 업주들은 살얼음판을 걷는 심정이다.
'오락가락' 빨대 정책에 피로감... "그냥 주면 안 되나"
플라스틱 빨대 규제는 그야말로 '손바닥 뒤집기'였다. 2021년부터 규제 품목에 포함됐다가 시행 3주를 앞두고 계도 기간을 갖더니, 2023년에는 계도 기간을 무기한 연장한다고 말을 바꿨다. 이번엔 다시 요청 시 제공으로 방침을 정했다.
그나마 종이 빨대나 생분해 빨대, 빨대 없는 뚜껑 등 대안이 마련되어 있어 컵 보증금제보다는 저항이 덜할 것이라는 관측이다. 하지만 고령층이 많은 지역의 카페 점주는 "수십 년간 익숙해진 습관 때문에 '그냥 주면 되지 뭘 물어보냐'며 짜증 내는 손님이 많을 것"이라고 우려했다.
"설명은 정부가, 욕받이는 사장이"... 홍보 부족의 그늘
결국 문제는 소통의 부재다. 정책이 시행되면 관련 지침은 자영업자에게 먼저 내려오지만, 정작 돈을 내야 하는 소비자에게는 충분한 설명이 전달되지 않는다.
한 카페 점주는 방송 인터뷰를 통해 "소비자에게 일일이 정책을 설명해야 하는 건 우리 몫"이라며 "아르바이트생들은 나이가 어린 경우가 많은데, 매번 발생하는 시비와 항의를 슬기롭게 대처하기 어렵다"고 호소했다.
유승민 작가는 "점주들도 친환경으로 나아가야 한다는 점에는 강력하게 공감하고 있다"면서도 "이번 정책이 제대로 정착되려면 전 국민을 대상으로 한 홍보와 설명이 선행되어야 한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