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 안 해도 640만 원?" 김경 제명 지연에 세금 낭비, 본회의 소집 시급
"일 안 해도 640만 원?" 김경 제명 지연에 세금 낭비, 본회의 소집 시급
윤리특위 만장일치 제명에도 본회의 표결 지연에 보수 계속 지급
구금 전까지 지급되는 법적 맹점 드러나

취재진 질문에 답변하는 김경 시의원 /연합뉴스
공천헌금 수수 의혹으로 경찰 수사를 받으며 사실상 의정활동을 중단한 김경 서울시의원(무소속, 강서1)이 지난 1월 한 달간 640만 원이 넘는 보수를 전액 수령한 것으로 확인됐다.
시의회 윤리특별위원회가 제명을 의결하며 사실상 퇴출 절차에 들어갔지만, 최종 확정을 위한 본회의가 열리지 않으면서 시민들의 세금이 비위 의혹 의원의 주머니로 계속 흘러 들어가고 있다.
불 꺼진 연구실, 주인 없는 의정활동... 보수는 '풀페이' 수령
김 의원은 지난 2022년 6월 지방선거를 앞두고 당시 더불어민주당 소속이던 강선우 의원에게 공천을 대가로 1억 원의 뇌물을 건넨 혐의를 받고 있다. 해당 의혹은 지난해 12월 말 수면 위로 떠올랐고, 이후 김 의원의 행보는 의정활동과는 거리가 멀었다.
의혹 제기 직후 김 의원은 자녀 방문을 명목으로 미국으로 출국해 한동안 머물렀으며, 귀국 후에는 경찰 조사를 받기 위해 수사기관에 출석하는 등 시의원 본연의 업무를 수행하지 못했다. 실제로 지난 27일 서울 중구 시의회 별관에 위치한 김 의원의 연구실은 불이 꺼진 채 정적만 흐르고 있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김 의원은 1월 보수로 총 640만 3,490원을 지급받았다. 이는 2026년 기준 의정활동비 200만 원과 월정수당 440만 3,490원을 합산한 금액이다. 서울시의회 윤리특별위원회(윤리특위)는 지난 27일 출석 의원 12명 만장일치로 김 의원에 대한 제명안을 의결했으나, 본회의 표결이 늦어질 경우 김 의원이 2월 말까지 수령할 보수는 총 1,200만 원을 넘길 전망이다.
법이 보장하는 보수 수급권, "의원직 유지가 곧 권리"
윤리특위의 제명 의결에도 불구하고 보수가 지급되는 이유는 지방의회의원의 보수가 노동의 대가보다는 직역의 지위에 근거하기 때문이다. 법조계에서는 현재 김 의원의 보수 수령이 국민 정서에는 반할지언정 법적으로는 적법하다고 분석한다.
지방자치법 제40조 제1항에 따르면 의정활동비와 월정수당은 의원직을 유지하는 한 지급되는 비용이다. 특히 대법원은 월정수당의 성격에 대해 "지방의회 의원의 직무활동에 대하여 매월 지급되는 것으로서, 의원이 전문성을 가지고 의정활동에 전념할 수 있도록 하는 보수의 일종"이라고 판시한 바 있다(대법원 2009. 1. 30. 선고 2007두13487 판결).
또한 지방의회의원이 받는 비용은 일반 근로자의 급여와 성격이 다르다는 것이 사법부의 판단이다. 대법원 2004. 6. 18. 선고 2004마336 결정에 따르면, 지방의회의원에게 지급되는 비용은 민사집행법상 압류금지채권에도 해당하지 않을 만큼 독특한 법적 지위를 갖는다.
즉, 구금 상태에 빠져 직무 수행이 원천적으로 불가능해지거나 본회의에서 제명이 확정되어 신분을 상실하기 전까지는 보수 청구권이 소멸하지 않는 것이다.
본회의 지연이 낳은 '세금의 역설'... 원 포인트 소집이 유일한 해법
결국 관건은 제명의 효력이 발생하는 본회의 확정 시점이다. 지방자치법 제90조 제3호에 따라 의원은 징계에 의해 제명될 때 비로소 퇴직한다. 윤리특위의 의결은 본회의 부의를 위한 중간 단계일 뿐이며, 재적의원 3분의 2 이상의 찬성이 있어야 효력이 발생한다(지방자치법 제67조).
문제는 서울시의회의 다음 임시회가 2월 24일에나 예정되어 있다는 점이다. 시의회가 제명안 표결을 위한 별도의 원 포인트 회기를 잡지 않는다면, 김 의원은 구속되지 않는 한 2월 보수까지 고스란히 챙기게 된다. 시의회 고위 관계자는 "의결 정족수를 맞추려면 사실상 여당 의원 전원이 참석해야 하는 등 현실적 문제가 있다"면서도 "합리적인 해결 방안을 고민 중"이라고 밝혔다.
현행 법령은 징계 절차의 엄격성을 강조하며(대법원 2012. 6. 28. 선고 2011두20505 판결), 제명은 의원의 신분을 박탈하는 가장 무거운 처분인 만큼 신중을 기할 것을 요구한다. 하지만 비위 의혹으로 활동을 중단한 의원에게 수백만 원의 세금이 계속 지급되는 상황에 대해, 정치적 결단을 통한 본회의 조기 소집이 시급하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