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왜 이런 더러운 사건이 나한테…" 법정 휘젓는 막말 판사, 당하고만 있어야 할까
"왜 이런 더러운 사건이 나한테…" 법정 휘젓는 막말 판사, 당하고만 있어야 할까
변호사 "소송지휘권 넘어 방어권 침해"
법관 기피·이의제기 가능

본문의 이해를 돕기 위해 생성형 AI로 만든 이미지
"왜 이렇게 더러운 사건들이 나한테 오지?", "어차피 되지도 않을 주장, 쓸데없는 소리 하지 마라."
한 사람의 인생을 좌우하는 엄숙한 법정에서, 최종 결정권을 쥔 현직 판사의 입을 통해 실제 쏟아진 말들이다. 매년 서울지방변호사회가 발표하는 법관평가 시즌이 돌아오면 법정 내 법관들의 고압적인 태도와 막말이 도마 위에 오른다.
로엘 법무법인의 이제남 변호사는 25일 YTN 라디오 '이원화 변호사의 사건X파일'에 출연해 법정에서 벌어지는 충격적인 실태와 대응 방안을 상세히 짚었다.
욕설에 볼펜 투척까지… 소송지휘권인가, 방어권 침해인가
대부분의 법관은 성실하게 재판에 임하지만, 여전히 법정 분위기를 얼어붙게 만드는 판사들이 존재한다.
이 변호사는 "한 판사는 변호인을 선임하지 못하고 출석한 피고인을 보며 '아이 씨'라고 욕설을 내뱉기도 했고, 재판 중 고성을 지르거나 볼펜을 던지는 일도 있었다"고 증언했다.
법관에게는 원활한 재판 진행을 위한 '소송지휘권'이 있다. 하지만 선을 넘으면 위법이 된다.
이 변호사는 "변론 시간을 1분 주겠다고 한 뒤 50, 30, 10초를 세며 압박하거나, 증거 신청을 무시하는 행위는 소송지휘권의 범위를 명백히 넘어선 헌법상 방어권 침해 및 공정한 재판을 받을 권리 침해"라고 설명했다.
현재 하위 법관으로 선정되더라도 명단은 일반에 공개되지 않는다. 판사의 독립성 훼손 우려 때문이다.
다만 법원 내부 자정을 위해 해당 법관과 소속 법원장 등에게 통보되며, 서울지방변호사회 지침상 5년 내 3회 이상 하위 법관에 선정될 경우 이름 공개를 검토할 수 있다.
성폭행범 두둔한 판사의 '2차 가해'… 인권위가 제동 걸었다
재판부의 엇나간 태도가 피해자에게 돌이킬 수 없는 상처를 남긴 실제 사례도 있다. 2021년 발생한 지적장애인 성폭행 사건이다.
당시 18세였던 가해 학생은 SNS로 알게 된 16세 중증 지적장애인 피해자를 공원 화장실로 유인해 성폭행했다. 피해자는 수술이 필요할 정도의 심각한 상해를 입었으나, 가해자는 범행 직후 "온라인 수업을 들어야 한다"며 현장을 떠났다. 검찰은 가해자를 강간치상 혐의로 기소해 징역 6년을 구형했다.
그러나 재판부의 판단은 '소년부 송치'였다. 피해자와 합의가 이루어지지 않았음에도 사실상 형사처벌을 면하게 해준 것이다. 더 큰 문제는 재판 과정에서 나온 담당 판사의 발언이었다.
이 변호사에 따르면 해당 판사는 법정에서 "내가 보기에도 피고인이 그렇게 나쁜 학생으로 보이지 않는다", "피해자는 지적장애인이니까 일반인처럼 인지하지 못했을 거다"라는 막말을 쏟아냈다.
심지어 피해자 가족을 향해 "피고인 가족들도 힘들어서 상담치료를 받고 있다. 그것도 알아야 된다"며 훈계를 늘어놓았다. 이 판결 직후 큰 충격을 받은 피해자의 언니는 응급실로 실려 가야 했다.
피해자 측은 2022년 7월 대법원 윤리감사관실에 진정을 제기했다. 하지만 돌아온 대법원의 답변은 "소송지휘권의 범위를 벗어난 부적절한 언행을 확인할 수 없다"며 기각됐다.
이에 굴하지 않고 피해자 측은 국가인권위원회에 문을 두드렸다. 인권위의 판단은 대법원과 정반대였다.
이 변호사는 "인권위는 해당 발언이 재판 절차에 필요한 발언이 아니며, 당사자를 모욕하거나 명예를 실추시키는 발언이라고 명확히 인정했다"며 "법원행정처장에게 후속 조치를 권고했다"고 밝혔다.
부당한 재판, 당하고만 있을 수는 없다… 4가지 대응법
그렇다면 법정에서 고압적인 막말과 불공정한 재판을 마주했을 때, 당사자들은 어떻게 대응해야 할까. 이 변호사는 법적으로 맞설 수 있는 4가지 카드를 제시했다.
그는 "첫째, 불공정한 재판이 우려될 때 해당 판사를 제외해달라고 요구하는 법관 기피 신청을 할 수 있다"며 "둘째, 부당한 발언에 대해 그 자리에서 즉시 이의 제기를 하고, 그 내용이 반드시 문서인 공판조서에 남도록 요청해야 상급심에서 다툴 수 있다"고 조언했다.
이어 "셋째로 대법원 등에 진정 및 민원을 제기하고, 마지막으로 변호사를 통해 법관평가에 해당 내용을 상세히 남겨 사법부의 자정을 압박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