변호사의 귀책사유로 수임약정 해지시 보수청구권 유무
변호사의 귀책사유로 수임약정 해지시 보수청구권 유무
대법원 2019. 8. 14. 2016다200538 판결[약정금]

뉴스 속에 숨은 법까지 알기 쉽게 전달합니다. 로톡뉴스가 취재하고 전하는 실생활의 법, 꼭 필요한 법조 이슈.
피고는 2012. 4. 4. 원고와 이 사건 선행소송을 제기하기 위하여 원고에게 위 소송을 수행하는 업무를 위임하는 다음과 같은 내용의 소송위임계약을 체결하였다. ① 위임사무를 처리하는 데 소요되는 인지대, 송달료, 법원 검증 및 감정료, 보증공탁금, 집행비용 및 기타비용 등 소송 관련 비용 일체를 원고가 대납하되, 원고가 대납한 위 소송비용 등은 성공보수에 포함되지 않은 금원으로서 승소금에서 우선 환수한다. ② 피고가 임의로 위임계약을 해지하는 등의 사정이 발생한 경우에는 피고가 승소한 것으로 보고, 원고에게 보수 전액과 대납한 소송 관련 비용 전액을 지급한다. ③ 메트로티앤씨에서 실시하는 하자진단은 세대전수조사를 실시하고 하자진단비용은 3,000만 원(부가세 별도)으로 하며, 원고가 선지급하고 승소금액에서 정산한다.
원고는 이 사건 선행소송을 수행하기 위하여 인지대 459,000원, 송달료 183,600원, 교통비, 도서인쇄비 등 기타비용 2,200,020원 합계 2,842,620원을 지출하였고, 입주민 1,084세대 중 847세대로부터 손해배상채권을 양도받는 절차를 진행하였다. 원고는 2012. 4. 24. 하자진단조사업체로 선정된 메트로티앤씨 주식회사에 하자진단비로 3,300만 원을 지급하였다. 피고는 2013. 5. 3. 원고에게 세대전수하자조사 미흡 및 하자조사보고서 부실 작성 등을 이유로 이 사건 위임계약을 해지한다고 통보하였다.
[1] 소송위임계약과 관련하여 위임사무 처리 도중에 수임인의 귀책사유로 신뢰관계가 훼손되어 더 이상 소송위임사무를 처리하지 못하게 됨에 따라 계약이 종료되었다 하더라도, 위임인은 수임인이 계약종료 당시까지 이행한 사무처리 부분에 관해서 수임인이 처리한 사무의 정도와 난이도, 사무처리를 위하여 수임인이 기울인 노력의 정도, 처리된 사무에 대하여 가지는 위임인의 이익 등 여러 사정을 참작하여 상당하다고 인정되는 보수 금액 및 상당하다고 인정되는 사무처리비용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
[2] 갑 아파트 입주자대표회의가 아파트를 건축·분양한 사업주체 등을 상대로 하자보수에 관한 소송을 제기하기 위하여 변호사 을과 소송위임계약을 체결하였는데, 위임사무 처리 도중 갑 아파트 입주자대표회의가 세대전수하자조사 미흡 및 하자조사보고서 부실 작성 등을 이유로 을에게 위임계약의 해지를 통보하자, 을이 갑 아파트 입주자대표회의를 상대로 그때까지 지출한 소송비용과 하자진단비의 지급을 구한 사안에서, 을의 귀책사유로 위임계약이 종료되었다 하더라도, 을이 위 소송 수행을 위하여 전체 세대의 약 78%에 달하는 입주민들로부터 손해배상채권을 양도받았고, 세대하자전수조사를 실시한 세대가 전체 세대의 약 61.6%에 이르는 등 위임사무 처리를 위하여 기울인 노력이 상당하며, 위와 같이 처리된 사무가 갑 아파트 입주자대표회의에게도 상당한 이익인 것으로 보이므로, 위 소송비용과 하자진단비는 을이 위임계약 종료 당시까지 이행한 사무처리를 위하여 필요한 상당한 비용으로서 갑 아파트 입주자대표회의가 민법 제688조 제1항에 따라 을에게 이를 지급할 의무가 있는데도, 이와 달리 보아 을의 주장을 배척한 원심판단에는 계약의 해석 및 수임인의 비용상환청구권 등에 관한 법리오해의 잘못이 있다고 한 사례.
가. 수임약정과 보수청구권
민법상 위임은 로마법의 연혁에 따라 무상을 원칙으로 한다. 수임인은 특별한 약정이 없으면 위임인에 대하여 보수를 청구하지 못한다(민법 686①). 로마법에서 위임사무는 자유인의 자유노무이어서 위임은 고급의 노무라고 생각하였고, 위임은 무상이 아니면 무효라는 관념이 지배했다. 오늘날은 위임무상의 원칙은 연혁상 의미만 가질 뿐 유상의 원칙으로 정착되었다. 수임인의 보수청구권이 발생하기 위해서는 특약이 있어야 한다. 판례는 이런 특약이 없더라도 변호사의 수임약정은 원칙적으로 유료라고 한다. 변호사에게 계쟁 사건의 처리를 위임함에 있어서 그 보수 지급 및 수액에 관하여 명시적인 약정을 아니하였다 하여도, 무보수로 한다는 등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응분의 보수를 지급할 묵시의 약정이 있는 것으로 봄이 상당하다(대법원 94다50229). 변호사는 보수를 둘러싼 분쟁 예방을 위해서라도 서면으로 보수약정을 해야 한다. 변호사윤리장전 역시 보수, 보수 지급방법 등을 가급적 서면으로 수임계약을 체결하도록 한다(제31조).
나. 변호사 보수의 종류
대한변협 회칙은 변호사 보수의 종류를 정하고 있다. 변호사·법무법인·법무법인(유한)·법무조합은 그 직무에 관하여 사무보수, 사건보수 및 실비변상을 받을 수 있으며(회칙 44①), ① 사무보수는 상담료, 감정료, 문서작성료 및 고문료로, ② 사건보수는 그 사건의 종류에 따라 착수금과 성공보수로, ③ 실비변상은 수임사무 및 사건의 처리비용과 여비 등으로 구분한다(회칙 44②). 이는 변호사 보수의 종류를 예시한 것이고, 특약으로 다른 명칭의 보수를 정할 수 있다. 보수액에 대하여도 자유롭게 정할 수 있다. 형사사건의 성공보수약정이 사회질서에 반하여 무효라는 판례도 있지만, 현실에서는 여전히 성공보수약정이 행해지고 있다. 그리고 보수는 사회통념에 비추어 현저하게 부당한 것이어서는 아니 된다(회칙 44③).
다. 대상판결에서의 보수약정
대상판결의 사실관계를 보면, 위임사무를 처리하는 데 소요되는 인지대, 송달료, 법원 검증 및 감정료, 보증공탁금, 집행비용 및 기타비용 등 소송 관련 비용 일체를 원고가 대납하되, 원고가 대납한 위 소송비용 등은 성공보수에 포함되지 않은 금원으로서 승소금에서 우선 환수한다’라고 약정되어 있다. 이 취지는 소송비용의 부담주체가 피고임을 전제로 하여 원고가 우선 부담을 하고, 소송 종료 후 승소금에서 이를 비용으로 공제하여 상호 정산하기로 한 것이다. 따라서 승소를 조건으로 한 정산약정이 아니라 피고에게 소송비용 상환채무가 있음을 전제로 하여 그 비용 상환의 시기와 방법을 정한 것이다. 이런 형식의 보수약정은 변호사는 위험부담이 있기에 나중에 받을 금액을 높게 책정하지만, 보수액의 적정성을 두고 분쟁에 휘말릴 가능성이 크다. 미국에서도 민사사건의 민사사건의 원고가 의뢰인인 경우에 패소한 경우에는 변호사가 보수를 받지 않는 대신에 승소한 경우에는 배상액의 일정비율로 보수를 받는 내용으로 체결되는 형식의 성공조건부 수임료(Contingent fee) 형식이 행해진다.
라. 수임인의 귀책사유로 해지된 경우 보수청구권
위임계약은 각 당사자가 언제든지 해지할 수 있다(민법 689①). 민법상의 위임계약은 그것이 유상계약이든 무상계약이든 당사자 쌍방의 특별한 대인적 신뢰관계를 기초로 하는 위임계약의 본질상 각 당사자는 언제든지 이를 해지할 수 있다(대법원 98다64202). 수임인이 위임사무를 처리하는 중에 수임인의 책임없는 사유로 인하여 위임이 종료된 때에는 수임인은 이미 처리한 사무의 비율에 따른 보수를 청구할 수 있다(민법 689③). 위임인의 귀책사유로 위임이 종료된 경우에는 이미 처리한 사무의 비율에 따라 보수를 청구할 수 있다는 것이다. 그런데 변호사의 귀책사유로 위임이 종료될 수 있다. 이때는 사무처리 비율에 따른 보수청구도 할 수 없다는 견해도 있지만, 타당하지 않다. 귀책사유에 따른 손해배상 문제는 별론으로 하고, 그때까지 처리한 사무의 비율에 따른 보수는 청구할 수 있다. 대상판결도 비록 수임인인 원고의 귀책사유로 위임사무 처리 도중에 해지되어 종료되었다 하더라도, 원고가 이 사건 선행소송의 수행을 위해 처리된 사무가 피고에게도 상당한 이익이 있다는 이유로 소송비용 합계 2,842,620원 및 하자진단비 3,300만 원은 원고가 위임계약 종료 당시까지 이행한 사무처리를 위하여 필요한 상당한 비용으로 봄이 타당하다고 판시하였다.
마. 수임인의 귀책사유로 수임약정이 해지된 경우 손해배상책임
변호사가 수임약정상 채무불이행으로 위임계약이 해지된 경우 위임인의 손해를 배상해야 한다. 다만, 상고사건을 수임한 변호사가 상고이유서 제출기간을 도과하여 상고기각된 경우에는 상고이유서를 기간 내에 제출하였더라면 승소하였을 것이라는 점에 관한 입증이 없으면 손해배상청구가 기각된다(대법원 93다62508). 만약 법무법인 대표변호사의 귀책사유로 수임약정이 해지된 경우, 법무법인과 대표변호사의 연대책임을 청구할 때는 채무불이행이 아닌 불법행위책임을 주장해야 한다(대법원 2013다44645).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