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첨단산업과 지식재산 (2)] 코로나 백신 개발과 분배 이용
[첨단산업과 지식재산 (2)] 코로나 백신 개발과 분배 이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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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신 제조업체에는 지식재산권의 상용화 독점권 대신에 개발비용을 보상하고, 선진국의 세계적 의약품 제조기술을 활용하여 대량공급을 통해 사태 해결을 하자는 의견이 나오고 있다. /셔터스톡
첨단산업과 지식재산 두 번째 칼럼입니다. 이번 달에는 국제적인 코로나 백신의 개발과 분배를 둘러싼 문제를 다뤄보려고 합니다.
오늘날 국제사회는 선진국과 후진국 사이의 빈부격차에 따른 환경문제⋅자원문제⋅인구문제⋅식량문제 등 난제를 겪고 있으며, 특히 코로나 팬데믹으로 인해 그 격차와 갈등은 더욱 깊어지고 있습니다. 이 문제에 각 국가들이 어떻게 대응하느냐에 따라서 우리 인류는 당면한 위기를 극복하고 다시 번영의 길로 들어서거나, 아니면 공멸의 위기에 빠질지도 모를 기로에 서 있습니다.
이와 관련하여 작년 6월 방글라데시 국적의 노벨평화상 수상자인 '무하마드 유누스(Yunus)'는 현재 개발진행 중인 신형 코로나바이러스의 백신에 대해 세계의 공통이익이라며 무상 배포하도록 제안했고, 그 제안에는 100여명의 노벨상 수상자와 예술가, 정치 지도자들이 지지를 표명했습니다.
즉 백신 제조업체에는 지식재산권의 상용화 독점권 대신에 개발비용을 보상하고, 선진국의 세계적 의약품 제조기술을 활용하여 대량공급을 통해 사태 해결을 하자는 호소입니다. 그 무렵 G-20 선언이나 유엔 산하 세계보건기구(WHO)에서도 의료진 및 고령 위험자 접종이 끝나면 글로벌 차원에서 분배를 추진해야 한다고 역설한 바 있습니다.
그리고 작년 9월 EU, 스위스, 싱가포르를 주축으로 14개국이 코백스(COVAX) 우호그룹을 결성해서 충분하고 공평한 백신 배분을 위한 국제사회의 다자 협력과 연대를 추진하기 시작했고, 우리 정부도 이 그룹에 적극 참여하여 백신 도입 분량의 20%(약 1000만명 분)를 코백스를 통해서 확보할 계획에 있습니다.
사실 국제적인 특허발명의 개발이익 분배 공유 문제는 140년 전부터 이미 논의가 시작되었습니다. 1883년 체결된 '산업재산권보호에 관한 파리협약'은 내외국인 평등원칙, 우선권 제도, 특허독립의 원칙을 3대 원칙으로 삼되, 이를 보완하기 위한 방안으로 긴급 상황에 필요한 경우 특허권자의 허가 없이 특허기술을 강제 실시할 수 있도록 허용하면서 특허기술의 독점에 따른 폐단을 막도록 하고 있습니다. 그로부터 110년 지나서 체결된 WTO 무역 관련 지식재산권 협정(1995년 TRIPS협정)도 특허기술에 대한 강제실시권 제도를 명문화하고 있습니다.
이렇듯 국제적인 의약품 개발과 공평한 분배 이용 문제는 일찍부터 국제지식재산권 제도의 일부로서 논의되어 왔을 뿐만 아니라, 선진국과 후진국 간의 남북문제 해결 측면에서 그 중요성이 널리 인식되어 왔습니다. 물론 우리나라도 현행 특허법상 강제실시권 제도를 두고 있기 때문에 국내법상으로 충분히 가능한 조치이며, 다만 강제실시권 적용요건이 까다로우므로 그 요건을 완화하자는 특허법 개정안이 국회에 제출되어 있기도 합니다.
그 성사의 관건은 세계적인 백신 공동이용 제안은 각국의 이해관계 충돌 조정이 선행되어야 하는 것이며, 일시적 특수 상황에 기득권을 갖고 있는 개발업체 및 기술 선진국들이 글로벌 관점에서 어디까지 양보하고 포기할 수 있는지에 달려 있을 것입니다. 왜냐하면 백신 분배 문제는 매우 단기간에 균형을 이루어야만 한다는 특성이 있기 때문입니다.
결국 백신 제조업체의 투자비용은 각국 정부의 막대한 지원 하에 이루어졌으므로 정부 차원의 공공재라는 측면이 있고 백신 제조업체가 권리 독점만을 추구한다면 대량공급의 기회가 위축되는 반면, 만일 공공재 개념으로 일반 의약회사에 기술이전이 이루어질 경우 대량공급이 가능하게 되어 사태 해결에 큰 도움이 될 것입니다.
코로나 팬데믹을 통해서 깨닫게 된 것은, 지구는 하나이며 지구 위에 사는 인류도 하나라는 사실입니다. 우리나라도 예외는 아닙니다. 역설적이게도 코로나 팬데믹 이후 한국의 바이오산업은 새로운 성장과 도약의 계기를 맞이하고 있습니다. SK바이오 안동공장에서 이미 백신 생산 중이며, 인천 송도 경제자유구역에는 삼성바이오, 셀트리온 공장을 대폭 증설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진단키트나 치료제, 방역물품 등 각종 의약품, 의료기기 산업이나 기타 생명공학 분야에서 하루가 다르게 기술향상을 이루고 있다는 소식입니다.
세계 각국의 모든 정부가 코로나 방역을 사활적 생존의 문제로 인식하고, 자국 이기주의를 앞세우고 있는 상황에서 역사적으로 뒤처진 후발 국가에 속하던 우리나라가 첨단산업의 선두국가로 발돋움하게 된 것은 천재일우의 기적이자 축복이 아닐 수 없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우리 정부나 민간업계는 단지 우리나라만 안전하고 강대국이 된다는 근시안적 관점이 아니라 인간 존엄과 인류 공통의 번영이라는 보편적 목표에 중점을 두고 기술개발과 공평한 분배이용을 동시 추진하면 좋겠다는 생각이 듭니다.
이처럼 첨단 생명공학 기술 발전을 통해서 인류 건강을 지켜나가겠다는 각오와 연대 정신이 전제되어야만 하며, 이것이야말로 우리나라가 진정한 '세계 일류'가 되고 인류 전체에 공헌하는 길이 될 것입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