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들과 아내 폭행하고 끝내 집에 불 지른 남성…이유는 "밥 먹자"는 아들 말에 화나서
아들과 아내 폭행하고 끝내 집에 불 지른 남성…이유는 "밥 먹자"는 아들 말에 화나서
술 마시고 잠들었는데, 아들이 "밥 먹자" 말했다는 이유로 격노
"암매장한다" 폭언과 함께 아들과 아내 폭행⋯"불 지르겠다" 난동 부리다 실제로 불 붙여
재판부 "투병 중인 아내 위험하게 할 수 있던 행동" 징역 2년 6개월 선고

저녁 먹자는 말에 아들을 무차별 폭행하고, 이를 말리는 암 투병 중인 아내도 때린 남성. 여기서 끝이 아니었다. 그는 갑자기 보일러실에 둔 기름을 가지고 나와 이들에게 뿌렸다. /게티이미지코리아·편집=조소혜 디자이너
"톱" "암매장"
지난해 9월, 창원의 한 가정집에서 범죄 현장을 연상할 법한 단어들이 은밀히, 아니 시끄럽게 연신 터져 나오고 있었다. 이 목소리의 주인공은 남성 A씨. 실제로 그는 의붓아들에게 입에 담지 못할 거친 말을 퍼붓고 있었다.
이어 아들의 온몸을 수차례 폭행하기 시작한 A씨. 급기야 A씨는 가위를 들고 오더니 아들의 손가락을 찔렀다. 그는 왜 이토록 아들을 무자비하게 폭행한 것일까.
어처구니없게도, 아들이 "배고프니까 밥 먹자"고 말해 화가 났다는 이유에서였다.
평소 A씨는 술을 자주 마셨다. 사고로 인해 몸도 다치고, 그 일로 직장을 잃은 데다가 아내가 말기 암으로 투병하는 상황에 놓이자 처지를 비관하기 시작했다. 그렇게 술에 의존하며 폭력적으로 변했다. 이번 사건 이전에도 아들에게 폭력을 휘둘러 처벌을 받은 전력도 있었다.
그날도 여느 때와 다름없이 술을 마신 상태였다. 그러다 아들이 저녁을 먹자며 자고 있던 A씨를 깨웠다. 이 말에 A씨는 격노했다. 욕설을 갑자기 퍼부으며 주먹을 휘둘렀다. 문제는 암 투병으로 몸이 성치 않은 아내도 때렸다는 점이다. A씨는 폭행을 말리려는 아내의 목을 조르고 발로 수차례 밟았다.
그러다 A씨는 뜬금없이 보일러실에서 '등유'를 갖고 나오더니 이를 아내와 아들에게 부은 뒤 라이터로 불을 붙일 것처럼 협박했다.
그리고 실제로 라이터를 켜 바닥에 불을 붙이기도 했다. '죽고 싶다'는 생각을 하며.
다행히 화재로 다친 사람은 없었지만, A씨는 범행의 대가를 치러야 했다. 그에게는 아내와 아들에게 했던 범행까지 더해져 △현주건조물방화 △특수상해 △특수협박 △폭행 혐의가 적용됐다. 이중 현주건조물방화죄는 형법 제164조(현주건조물 등 방화)에 따라 무기징역으로 처벌될 수 있을 정도로 중죄에 해당한다.
경찰조사 과정에서 "술에 취해 기억나지 않지만, 범행은 인정한다"고 주장한 A씨. 그는 지난해 11월 피고인 신분으로 법정에 섰다.
이 사건 1심을 맡은 창원지법 마산지원 제1형사부(재판장 류기인 부장판사)는 A씨의 혐의를 낱낱이 지적하며 "죄질이 나쁘다"고 꾸짖었다. 이어 "피해자들의 생명에 중대한 위험이 초래될 수 있었다"고도 했다.
다만 △A씨가 반성하는 점 △피해자들의 처벌불원 의사 △우발적으로 불을 지른 점 등을 유리한 양형 사유로 참작해 징역 2년 6개월을 선고했다.
이후 A씨는 "형이 너무 무겁다"며 항소했다. 평소 알코올중독 증상이 있고 사건 당시, 술에 취해 심신장애 상태였다며 감형을 주장했다. 하지만 지난 3월, 부산고법 창원 제1형사부(재판장 민정석 부장판사)는 A씨의 항소를 기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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