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복의 달에 생각하는 대한민국의 미래 희망
광복의 달에 생각하는 대한민국의 미래 희망

77년 전 우리나라가 자주독립의 주권, 즉 '빛(光)'을 되찾은(復) 것을 기념하는 8월이 돌아왔다. /셔터스톡
광복의 달 8월입니다. 77년 전 우리나라가 자주독립의 주권, 즉 '빛(光)'을 되찾은(復) 것을 기념하는 달입니다. 그래서 이번 달은 때마침 다시 개장한 광화문광장에 대한 소감을 시작으로 대한민국의 희망찬 미래를 담아 보겠습니다.
광화문광장이 다시 개장된 날, 아침 일찍 혼자서 구경을 다녀왔다. 이른 시간이라 사람들이 모이기 전이라, 편안하게 이모저모 둘러보았다. 북악산 배경으로 경복궁과 광화문 월대 복원공사 모습이 한눈에 들어온다. 넓어진 광장 좌우에 대한민국현대박물관, 정부종합청사, 세종문화회관 건물도 새삼 깨끗해 보인다. 세종대왕 동상 주변은 수풀 우거진 도심 속 산책공원으로 변모했고, 1392년 조선 개국 이래 민족의 역사를 물 흐르듯이 인공개울로 설계한 아이디어가 돋보인다. 광장 도로변에 새로 생긴 버스정류장과 지하철 9번 출구도 직접 연결되어 광장 접근성이 훨씬 편리해졌다.
지난 5월 개방된 청와대와 함께 4대문 안에 경복궁, 서촌, 북촌, 창덕궁, 창경궁, 종묘, 인사동, 명동, 남산까지 볼거리, 구경거리가 정말로 풍성해졌다. 정도(定都) 600년 수도 서울의 역사와 국민중심 광장으로 손색이 없는 문화광장으로 다시 태어났음을 실감하고 더워지기 전에 얼른 귀가했다. 이제 광화문광장의 미래는 국민들이 광장을 더 아끼고 사랑하기에 달렸다. 나중에 시간을 내서 한 번 더 자세히 구경해야겠다.

인생1막, 어린 시절 우리 세대는 박정희 대통령이라는 이름과 그의 목소리를 매일같이 들으면서 자랐다. 그는 코흘리개 초등학생(국민학생)들에게 국민교육헌장을 암송시키고, 맨땅에서 새마을운동과 제철산업과 중화학공업을 일으켰다. 그렇게 해서 진짜 불가능한 것을 사람들이 기술로 극복할 수 있다는 정신을 일깨워주었다. 중고생이 되고 철이 들면서부터 군부독재에 대한 저항감이 커지고, 대학 입학하자마자 유신철폐 데모를 크게 벌였지만, 어느새 60대 후반 인생3막이 되어 되돌아보니, 진짜 박정희 대통령이야말로 대한민국뿐만 아니라, 인류 역사상 최고의 '선견지명'을 갖춘 지도자였다는 생각이 든다.
1960년대 초반, 박정희 대통령이 집권할 당시만 해도, 우리나라는 전 세계에서 최빈국이었다. 말 그대로 무(없음,無)에서 유(있음,有)를 창조한 것이다. 당시만 해도 일본과 우리나라는 상상을 못 할 격차였다. 그런데도 우리가 가진 최악의 여건 안에서 미래를 내다보고 준비해서, 오늘날까지 이르게 된 것이다.
예를 들면, 일본이 침략 강점했던 보상금으로 약100억 달러를 받았다. 현재의 관점에서 적은 금액이라는 비판도 없지 않지만, 당시 일본 외환보유고의 50%에 달하는 엄청난 금액이었다. 그래서 한일청구권 협정은 현재의 관점으로 봐도 엄청나게 성공한 협정이다. 게다가 수많은 젊은이들이 베트남 전쟁에 참전해서 벌어온 돈을 쓰지 말고 저축하라고 권장해서, 우리나라 은행에 처음으로 달러가 쌓이기 시작했다. 당시 그것이 아니면 달러를 모을 수가 없었다.
월남파병 당시 참전용사를 모을 때 엄청난 반대가 일어났다. 그런데 막상 젊은 남자들은 너도나도 월남파병을 가고 싶어 했다. 왜냐하면 6.25 전쟁 끝난 지 10년도 채 안 된 시절이라 전쟁 통에 가족 잃은 고아들도 많고, 지게 짊어지고 쓰레기 줍는 넝마주이들이 동네에 돌아다니던 시절이었기 때문이다, 월남파병을 가면 병사 월급을 많이 주고, 가난에서 벗어날 길이 있다고 하니까, 원래는 두 개 사단 2만 명을 보낼 예정이었는데, 지원자가 넘쳐나서 35만 명이나 보내게 되었다. 거기서 파병 군인들이 번 돈으로 우리나라의 산업화가 시작되었다.
코로나 팬데믹과 우크라이나 전쟁 발발로, 최근 몇 주 동안 전 세계에서 물가폭등 때문에 시위를 벌이는 나라가 20개국이 넘고, 스리랑카는 완전히 국가부도가 나고 말았다. 지금 상황에서도 벌써 금리를 감당 못하고 국가가 넘어지는 마당에, 만일 미국이 연말까지 금리를 계속 올리면, 얼마나 더 많은 나라가 무너질지도 모른다. 그래서 아프리카, 동남아, 중남미의 많은 나라가 자국민을 외국에 돈 벌러 보내고 싶어 한다.
그렇다고 그 나라들이 1960년대의 우리나라처럼 고도성장을 하게 될 가능성은 희박해 보인다. 왜냐하면 그것은 국가지도자의 선견지명과 전체 국민의 열망이 혼연일체(渾然一體), 즉 '하나'가 되지 않고서는 불가능한 일이기 때문이다.
문득 이휘소 박사라는 이름이 떠오른다. '무궁화꽃이 피었습니다'라는 소설의 주인공으로 등장해서 유명해진 인물이다. 소설 속에서는 그가 박정희 대통령의 부탁을 받고 핵 개발을 하던 도중에 원인불명의 교통사고로 타계한 것으로 나온다. 소설 속 이야기가 모두 진실은 아니겠지만, 실제 그가 더 살았더라면 한국인 최초로 노벨물리학상 수상 가능성이 높았던 천재 물리학자이자, 원자력의 평화적 이용을 강조한 평화주의자였던 것은 사실인 듯하다.
여하튼 박정희 대통령은 돈과 기술이 하나도 없는 상태에서, 한일협정과 월남파병으로 벌어온 외화를 투자해서, 미국에 유학한 천재 물리학자들과 다양한 분야의 첨단 과학자들을 많이 불러들이고, 대덕연구단지와 KAIST를 만들었다. 그렇게 대한민국의 과학기술 개발은 원자력발전소와 포항제철, 대덕연구단지에서부터 시작되었다 해도 과언이 아니다.
당시 우리 국민들은 이미 원자력의 중요성을 알고 있었고, 이론상으로는 핵분열과 핵융합 기술이 소개되어 있었다. 원자력은 핵폭탄을 만들 수 있는 반면, 평화적으로 이용하면 영구 에너지를 만들 수도 있다. 하지만 그때만 해도 우리 정부는 원자력발전소에 대한 전문지식이 없었는데도, 박 대통령은 그 과학자들의 말을 믿고 엄청난 자금을 지원해 주었다.
그렇게 시작한 원전이 바로 월성원전 1호기다. 월성원전은 당시 과학자들이 미래를 위해서 삼중수소를 얻을 수 있는 중수로 방식으로 가자고 주장해서, 유일하게 가압중수로형(型) 원전으로 건설되었다. 수소의 대표적인 방사성 동위 원소인 3중수소(Tritium, 트리튬, 3H)는 핵분열에도 사용되지만, 앞으로는 핵융합 에너지의 원료로 사용된다. 당시 미국정부는 혹시 핵폭탄을 만들려고 하는 게 아니냐고 의심해서, 중수로 원전을 건설하는 데 반대를 많이 했다고 한다. 그래서 박 대통령이 미국과 밀고 당기기를 하면서, 월남파병 지원자들이 많으니까 파병인원을 늘려주는 대신에 원전을 짓게 해달라고 협상을 해서, 어렵사리 건설하게 되었다는 외교 비화도 남아 있다. 그런데 지난 문재인 정부 시절, 이 월성원전 1호기를 국민공론화 결론과 무관하게 경제성 부족이라는 이유로, 갑자기 가동 중단하고 말았다.
우리나라는 지난 50년 동안 원자력 덕택에 값싼 전기를 사용했다. 게다가 앞으로는 원전을 가동하면서 만들어진 삼중수소가 엄청난 가치를 갖는 시대가 다가온다. 그 자산 가치는 바다 속의 석유와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높다. 현재도 이미 세계 각국의 핵융합 연구소에만 팔아도 이미 엄청난 가격이다. 하물며 장차 삼중수소가 본격 에너지화될 때는 중동의 석유가 부럽지 않을 정도로 높은 가치를 갖게 될 것이다.
하늘에 있는 태양은 어떻게 수십억 년 동안 계속적으로 별다른 연료공급 없이 타오를 수가 있을까? 과학적으로 들여다보면, 그 원리는 20세기 초 물리학자, 과학자들이 이미 만든 수학공식과 과학이론으로 풀어낸 핵융합 원리에 두고 있다. 제2차 세계대전 이후 미국을 중심으로, 그것을 현실화시키는 핵융합 기술을 꾸준히 개발해오다가, 드디어 1980년대 말에 인류 역사상 가장 큰 인공태양 국제 공동개발 사업인 ITER가 출범했다. ITER 프로젝트는 이미 밝혀진 핵융합 원리를 실험로 안에서 현실화시키기 위한 실험계획이다.
당초 이 사업은 미국, 유럽연합(28개국), 러시아, 일본 4개국이 참여하고, 이후 캐나다가 추가로 참여했다가 재원조달의 어려움 등으로 탈퇴한 대신, 2003년에 한국과 중국, 2005년에 인도 등 3개국이 추가로 참여하면서 현재 34개국이 참여 중에 있다. 다만 많은 나라가 참여해서 똑같이 지분을 나누고, 똑같이 자본투자를 하니까, 의견 조율하는 데만 10년 넘게 걸려서, 2007년에야 프랑스 남부지방에 핵융합로를 짓기 시작했다.
우리나라는 일찍부터 월성원전에서 삼중수소가 만들어지고 있으니까, 이를 토대로 1995년경 김영삼 대통령시절 국가핵융합 연구개발 기본계획을 세우고 ITER와 상관없이 독자적으로 핵융합 기술을 연구하기 시작했다. 그런데 ITER 전문가들이 가만히 보니까, 한국의 핵융합 기술수준이 자기들보다 앞서나가고 있는 것을 알고, 2003년경 노무현 대통령 시절 ITER 당사국의 초대로 만장일치 승인을 얻어 공식 가입하였다.
ITER에서 주목한 기술은 바로 한국형 인공태양 실험로 KSTAR이다. ITER의 현재 상황은 한국이 KSTAR 실험로에서 인공 플라즈마 발생 실험을 계속하고, 여기서 어떤 한계점을 넘으면 ITER에 가서 적용하는 식으로 진행되고 있다. 그러니까 ITER 사업의 주도권을 한국의 과학기술자들이 잡았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어떤 나라도 인공 플라즈마 상태를 성공해 보지 않아서, 한국의 기술력을 따라올 수가 없기 때문이다.
이것은 정말 대단한 일이다. 왜냐하면 최종적으로 태양처럼 영구적으로 핵융합이 일어나려면, 원자핵을 1억℃ 상태에서 300초 이상 유지해야 하는데, 어떤 나라도 이것을 달성하지 못하고, 그저 시험적으로 전자를 딱 한순간 1억℃ 상태를 만드는 데 성공했을 뿐, 그 이상은 시도조차 못 하고 있기 때문이다. 그런데 우리나라가 처음으로 15초 유지에 성공하고, 현재는 30초까지 왔다. 2025년도까지는 300초 목표로 실험연구에 매진하고 있다. 그 실험 결과를 가지고 프랑스 남부지역에 건설 중인 ITER 실험로에 본격 적용을 하려는 것이다. 이런 KSTAR 기술수준은 전 세계가 따라오지도 못하는 첨단기술이고, 월성원전 1호기의 가동경험이 없었다면 불가능한 일이다.
흔히 원전산업의 문제점을 이야기할 때 방사성 폐기물이나 환경오염을 걱정하지만, 핵융합 에너지로 가게 되면 별걱정이 없다. 인공태양 플라즈마 상태는 딱 한 번 구현돼 버리면, 계속 핵융합이 일어나고, 핵분열이 아니기 때문에 폭발 위험이 없는 꿈의 에너지다. 그리고 1억℃라는 초고온을 발생시키려면, 그 온도를 담아둘 수 있는 TOKAMAK 용기가 필요한데, 그 용기를 만든 것도 우리나라다. 그래서 만일 우리나라가 지금 당장 ITER에서 빠져버리면, 프로젝트 자체가 멈출 수밖에 없을 정도다. KSTAR의 기술수준과 ITER 프로젝트 내에서 한국 과학기술자들의 활약상을 알게 되면, 우리나라가 얼마나 대단한 첨단기술을 갖고 있는지 자부심이 저절로 생긴다.
순수한 빛은 드러나지 않는다. 대낮에 태양 빛이 밝은 것은 지구 대기권에 공기를 통과하는 과정에 반사된 반사광 때문이다. 밤하늘이 컴컴해도 우주 멀리 수많은 별을 볼 수 있다는 것은, 이 우주엔 드러나지 않는 빛, 즉 ‘순수한 빛’이 가득함을 증명하는 것이다. 그런데도 많은 사람들이 그 빛을 ‘어둠’이라고 착각한다. 그러나 어둠은 실재하는 것이 아니라, 단지 빛의 부재일 뿐이다. 원래 순수한 빛(眞光)은 마치 한밤중처럼 그윽하지만, 사실은 태양의 반사광과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더 밝고, 어떤 어둠도 허용하지 않는 것이다. 따라서 순수한 빛은 마치 있음(有)을 만들어 낸 없음(無)과 같은 것이다.
이것은 중국 노자의 가르침 가운데 화광동진(和光同塵)과 일맥상통한다. 우리가 살고 있는 이 지구는 우주에서 먼지만도 못한 크기다. 지구보다 수백만 배 큰 태양도 사실은 마찬가지다. 무한한 우주 크기에 비하면, 태양보다 몇천 배 커다란 별조차 조약돌이나 다름없다. 우주에 가득한 별들이 모두 먼지와 같고, 그 별들을 비춰주는 빛은 우리들에게 마치 칠흑 같은 '어둠'처럼 인식되고 있다. 그러나 그 어둠은 빛과 다르지 않다. 오히려 '순수한 빛'의 증거라고 할 수 있다. 그래서 어떤 어둠이라 할지라도, 어떤 작용이라 할지라도, 어떤 무지라 할지라도, 이미 그 자체로 증거는 차고 넘치는 것이다.
석유 한 방울 안 나오는 우리나라가 값싸고 품질 좋은 전기를 풍부하게 사용할 수 있는 것은 원자력발전소 덕택이다. 기존 원전보다 안전한 소형모듈원전(SMR)이나 새로운 핵융합 에너지 연구 개발을 주도하게 된 것도, 70년 동안 키워온 원전산업의 생태계가 뒷받침해 주기 때문에 가능한 일이다.
우리나라가 핵융합 기술에서 거둔 성과는 역대 대통령들의 결단과 추진력에 힘입은 바 크다. 김영삼 정부시절 KSTAR 인공태양 사업을 국책과제로 선정해서 사업 착수했고, 노무현 정부시절 KSTAR 실험로를 완공해서 본격적인 연구개발에 나서고, 국제협력 강화를 위해 ITER 한국사업단을 출범시켜 핵융합기술 실험을 주도함으로써 전 세계를 놀라게 했다. 하지만 문재인 정부 시절 급격하게 추진된 탈원전 정책으로, 원자력 분야의 우수인재들이 이탈하고, 원전부품 개발회사들이 도산하는 등 원전 생태계가 붕괴되는 아픔도 겪었다.
다행히 KSTAR 인공태양 프로젝트만큼은 별 탈 없이 적극 추진되고 있다. 핵융합 기술은 신재생에너지와 함께 탄소중립 정책을 뒷받침할 청정에너지이며, 장차 수소경제 생태계를 키우는 원동력이기 때문이다. 나중에 핵융합 기술이 실제 적용이 되면, 중동의 산유국을 능가하는 에너지 강국이 될 수 있다. 그 기술을 비행기, 대형 선박 엔진개발에 응용하거나, 우주선에 장착해서 원거리 행성 여행을 할 수도 있다. 다가오는 미래의 강대국은 국토 면적이나 인구수에 달려 있는 것이 아니라, 첨단과학 기술을 얼마나 보유하고 있는가에 달려있다 해도 과언이 아니다.
그런 의미에서 국가지도자의 선견지명은 국가발전의 필요조건이라고 할 수 있다. 그러나 그것이 전부는 아니며, 충분조건은 국민적 공감대가 있어야 한다. 즉 국민 모두의 열망이 하나로 모여 혼연일체가 일어나야 비로소 가능한 일이다. 그것은 인류 역사상 아주 드물게 생기는 '기적'과 같은 일이다. 그런데 광복 이후 77년 만에 대한민국에서 그 기적이 현실화 되었다. 가히 무에서 유를 창조한 진광불휘(眞光不輝)의 기적이자, 대한민국이 전세계에 보여준 희망의 선물이 아닐 수 없다.
※ 외부 필진의 칼럼은 필자 개인의 의견으로 본지 편집 방침과 다를 수 있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