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밤중에 남의 집 문 두드리고, 바지 벗은 채 누워있던 아랫집 남성⋯주거침입 해당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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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밤중에 남의 집 문 두드리고, 바지 벗은 채 누워있던 아랫집 남성⋯주거침입 해당할까

2020. 09. 17 17:01 작성2020. 09. 17 17:08 수정
백승은 기자의 썸네일 이미지
bse@lawtalk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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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정이 다 돼가는 시간. 모르는 남성이 문 앞에서 난동을 부리고, 문을 열고 들어오려 계속 시도한다면? 그 사람에게는 어떤 혐의를 적용할 수 있을까. /셔터스톡

"딩동, 딩동, 딩동, 딩동."


침대에 누워 깜빡 잠이 들려던 찰나. A씨는 초인종을 누르는 소리에 깜짝 놀라 일어났다. 자정이 다 돼가는 시간. 오피스텔에 혼자 살고 있기에, 올 사람은 아무도 없었다.


A씨는 '누가 잘못 눌렀나?' 하고 생각했지만, 이번엔 문의 손잡이가 마구 흔들렸다. 그리고는 "띠띠띠띠" 번호키를 입력하는 소리도 이어졌다. 인터폰으로 확인해보니 모르는 남성 B씨가 밖에 서 있었다.


이에 "집을 잘못 찾은 거 같다"며 "이제 그만 가 달라"고 요구했지만, B씨는 오히려 화를 내기 시작했다. 고성을 지르고, 문을 차는 등 난동을 부렸다. 겁에 질린 A씨는 결국 경찰에 신고했다.


A씨가 경찰의 도움을 받아 밖으로 나갔을 때, 바지를 벗은 채 현관문 앞에 누워 있던 B씨. 조사 결과 그는 바로 아랫집에 살고 있던 사람이었고, "술에 취해서 내 집인 줄 알고, 착각해서 한 행동"이라고 주장했다.


하지만, 그 일이 일어난 뒤 트라우마에 시달리고 있는 A씨. 매일 작은 소리에도 깜짝 놀라고, 악몽도 자주 꾼다. 게다가 원치 않게 B씨의 벗은 모습을 목격하고 성적 수치심 또한 크게 느꼈다.

B씨에게 법적 책임을 물을 방법은 없는지 궁금한 A씨.


다만, 이런 경우를 어떤 죄로 처벌할 수 있는지 잘 가늠이 되지 않는다. 변호사와 함께 B씨의 행동별로 처벌 가능성을 따져봤다.


복도에 올라 온 것 = '주거침입' 인정 안 될 듯

B씨는 A씨 집 문 바로 밖, 다세대 주택 복도에서 난동을 부렸다. 판례에 따르면 이곳 역시 A씨의 주거에 해당한다. 엘앤파트너스 법률사무소의 이주연 변호사는 "판례에 따르면 복도 역시 방실(사람이 사실상 머물고 있는 모든 공간)로 인정하고 있다"고 말했다.


하지만 B씨가 A씨와 같은 건물 아랫집에 사는 사람이라는 점이 이 판례의 적용을 가로막는다. 문제가 발생한 복도를 B씨 역시 사용할 수 있는 공용 공간이라 주장할 수 있기 때문이다.


B씨가 아예 다른 곳에 사는 사람이라면 공용현관문을 통과한 순간 주거침입죄가 성립하게 되지만, 이번 사건의 경우엔 그렇지 않았다.

문 앞을 두드리고 비밀번호 입력 시도한 것 = '주거 침입'을 실행하기 위한 행동

다만, 문 앞에서 현관문을 열려 한 행동은 별도의 죄다. 문을 여는 데엔 실패했지만 '주거침입 미수죄'가 적용될 여지가 있기 때문이다.


JLK 법률사무소의 김일권 변호사는 "다른 사람의 집 현관을 열려 하고, 초인종을 누르는 등의 행동을 했다면 주거침입 미수죄에 해당한다"고 했다. "술에 취해 있었다고 해도 마찬가지"라며 "형사고소가 가능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형법 제322조에 따르면 주거침입은 미수범도 처벌한다고 규정돼있다. '주거에 침입하기 위한 행동에 돌입했다'(실행의 착수)면, 실제 주거에 침입하지 않았더라도 처벌한다는 조항이다.


서초동의 한 변호사는 "초인종을 누른 것을 넘어서 비밀번호를 입력한 것은 '실행의 착수'에 해당한다고 볼 수 있다"고 했다.


다만 실제로 처벌까지는 이어지지 않을 수도 있다. 법률사무소 우진의 김혜진 변호사는 "주거침입미수로 신고하는 건 가능하지만, 만취 상태에서 자신의 집을 착각한 상태였기 때문에 (고의성이) 인정되지 않을 수 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그렇다면 B씨가 바지를 벗고 누워있던 행동은 어떨까. 법무법인 해냄의 조대진 변호사와 공동법률사무소 인도의 안병찬 변호사는 "공연음란죄가 적용될 수 있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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