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근로계약상 '연봉'이 비밀인데⋯인터넷에 공개한 직원에게 법적 책임 물을 수 있을까요?"
"근로계약상 '연봉'이 비밀인데⋯인터넷에 공개한 직원에게 법적 책임 물을 수 있을까요?"
근로계약서에 '연봉은 비밀 유지 사항' 기재했는데⋯
전·현직 직원이 익명으로 인터넷 커뮤니티에 연봉 내용 공유
계약 위반으로 본다면⋯전(前) 직원 상대로 법적 대응 할 수 있을까

근로계약서 작성 시 '연봉 비밀 유지' 내용에 동의를 받은 상황에서, 인터넷 커뮤니티에 연봉을 공개한 전직 직원에 대해서도 법적 책임을 물을 수 있을까. /셔터스톡
병원을 운영하고 있는 원장 A씨. 이 병원 직원들은 근로계약서를 작성할 때 약속 한 가지를 해야 한다. '다른 사람에게 연봉을 말하지 않는 것.' 이 내용은 계약서에도 기재돼 있다.
하지만 한 인터넷 커뮤니티에 A씨 병원의 연봉 정보가 공개됐다. 병원명과 지역, 직급, 연차까지 포함된 구체적인 설명이었다.
알아보니, 최근 그만둔 직원 B씨와 재직 중인 다른 직원이 익명으로 글을 올린 것이었다.
비밀을 유지하겠다며 계약서에 동의까지 했던 이들의 행동에 A씨는 법적 대응을 생각하고 있다. 일단 현재 병원에 근무하고 있는 직원은 병원 내규에 따라 처리할 예정이다.
A씨가 고민되는 건, 이미 그만둔 B씨에게도 책임을 묻는 게 가능할 지다.
변호사들은 비밀을 지키지 않은 전 직원 B씨에게도 손해배상청구를 할 수 있다고 말했다. 퇴사자라 할지라도 자신이 동의한 계약상 의무를 위반한 것이기 때문이다.
JLK 법률사무소의 김일권 변호사는 "원장은 B씨를 상대로 계약서에서 정한 '연봉 비밀 유지 위반'에 대해 손해배상청구소송을 진행할 수 있다"고 말했다.
공동법률사무소 인도의 안병찬 변호사 또한 "연봉 등에 대해 (계약서에) 비밀 준수 의무가 기재돼 있는 경우, 이 의무를 위반한 때에는 손해배상청구가 가능하다"고 했다.
그렇다면 원장 A씨가 B씨에게 청구할 수 있는 손해배상액은 어느 정도일까.
'서영 법률사무소'의 서영 변호사는 "근로계약서에 '연봉 내용을 발설할 경우 얼마를 배상한다'는 손해배상액 예정 규정을 두었다면, 비밀 유지 위반 사실만 증명했을 때는 예정배상액을 청구할 수 있다"고 했다.
민사상 손해배상청구 소송을 진행할 때는 손해배상을 청구하는 쪽에서 손해 발생 사실은 물론 구체적인 손해 액수까지 입증해야 할 책임을 진다. 하지만 손해 금액을 실제 손해와 관계없이 미리 정하는 손해배상액 예정 규정이 있을 때는 입증 과정 없이, 규정에 따라 배상액을 청구하면 된다.
다만, 이 손해배상액을 규정하지 않았다면 소송이 어려울 수 있다. 서영 변호사는 "(이런 규정이 없다면) 손해액 입증에서 현실적으로 매우 곤란할 수 있다"고 했다.
안병찬 변호사도 "구체적인 손해배상액이나 위약금 약정이 없는 경우라면 손해배상액 산정이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고 했고, 법무법인 명재의 최한겨레 변호사도 "정확히 어떤 손해를 끼쳤는지에 대한 입증이 어려울 것"이라고 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