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만원 왜 안 갚아?" 액수 부풀려 증거 잡는 꿀팁, 차용증 인정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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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만원 왜 안 갚아?" 액수 부풀려 증거 잡는 꿀팁, 차용증 인정될까?

2026. 01. 22 16:32 작성
조연지 기자의 썸네일 이미지
yj.jo@lawtalk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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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용증 없는 대여금

‘허위 금액 청구’ 증거 확보법의 법적 유효성과 위험성

커뮤니티 캡쳐

최근 온라인 커뮤니티와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중심으로 '변호사가 알려주는 빌려간 돈 받아내는 꿀팁'이라는 게시물이 빠르게 확산하고 있다. 차용증이나 각서 없이 돈을 빌려준 뒤 상대방이 연락을 피할 때, 실제 빌려준 금액보다 큰 액수를 입금하라고 요구하여 상대방의 반박을 유도하라는 내용이다.


가령 10만 원을 빌려줬다면 "왜 20만 원을 안 갚느냐"고 메시지를 보내고, 상대방이 당황하며 "내가 빌린 돈은 10만 원인데 왜 20만 원이라고 하느냐"라고 답변하면 이를 차용 사실의 증거로 삼으라는 논리다. 하지만 법조계에서는 이러한 방식이 자칫 법적 분쟁에서 불리하게 작용하거나 심지어 형사 처벌의 대상이 될 수 있다고 경고한다.


오동현 변호사
오동현 변호사


뉴로이어 법률사무소 오동현 변호사는 "일부러 틀린 액수를 제시하여 답변을 유도하는 방식은 당장 증거 하나를 확보하는 데 도움이 될지 모르나, 추후 법정에서 채권자의 진술 전체에 대한 신뢰도를 떨어뜨리는 부메랑이 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빌린 건 맞는데..." 답변 하나로 대여금 인정될까?

법 전문가들은 단순히 상대방이 금액을 정정하는 답변을 했다고 해서 그것이 곧바로 완벽한 증거가 되는 것은 아니라고 입을 모은다. 법원은 돈이 오간 사실뿐만 아니라, 그 돈이 '빌려준 돈(소비대차)'인지 아니면 '그냥 준 돈(증여)'이나 '다른 채무의 변제'인지를 엄격하게 구분하기 때문이다.


실제 판례에 따르면 금전 수수가 있었다는 사실에 다툼이 없더라도, 그 원인이 빌려준 것이라는 점은 이를 주장하는 채권자가 입증해야 한다(서울북부지방법원 2023. 10. 17. 선고 2022나33560 판결). 단순히 "10만 원을 빌렸다"는 취지의 언급이 포함된 메시지만으로는 소비대차 계약의 구체적 내용인 변제기나 이자 약정 등을 증명하기에 부족할 수 있다.


괘씸해서 부풀린 금액, '사기미수죄' 역풍 맞을 수도

더 큰 문제는 실제 채권액보다 많은 금액을 청구하는 행위 자체가 형사상 범죄가 될 가능성이다. 우리 법원은 실질적인 채권채무 관계가 없음에도 불구하고 허위의 차용증을 이용하거나 금액을 부풀려 소송을 제기하는 경우 '소송사기'의 책임을 묻고 있다.


대법원은 실질적인 채권채무 관계 없이 당사자 간의 합의로 작성한 차용증을 이용하여 대여금 청구 소송을 제기한 사건에서 사기미수죄의 성립을 인정한 바 있다(대법원 2007. 3. 30. 선고 2007도629 판결). 따라서 증거를 잡기 위해 일부러 허위 금액을 주장했다가, 상대방이 이를 악의적 허위 사실 유포나 사기 시도로 몰고 갈 경우 법적 방어가 어려워질 수 있다.


오동현 변호사는 "정당한 채권이라도 액수를 과다하게 부풀려 소를 제기하거나 독촉할 경우, 법원은 이를 사법 절차를 악용한 기망 행위로 보아 형사 처벌까지 이어질 수 있는 위험한 도박"이라고 경고했다.


증거 없는 대여금, '유도 신문'보다 안전한 정공법은?

그렇다면 차용증이 없는 상황에서 연락까지 피하는 채무자에게 어떻게 대응해야 할까. 법조계에서는 '유도 신문' 방식의 팁보다는 객관적인 자료를 체계적으로 정리하는 '정공법'을 추천한다. 우선 계좌이체 내역이나 현금 인출 기록 등 금전이 전달된 물증을 확보하는 것이 최우선이다.


이어지는 대화에서도 "너 그때 생활비 한다고 10만 원 빌려 간 거 언제 갚을 거야?"와 같이 대여 목적과 금액이 명확히 드러나는 질문을 던지고 이에 대한 확답을 받는 것이 유리하다. 피고가 "건물을 내놨는데 안 팔려서 못 준다"는 식으로 채무를 자인한 경우 법원은 이를 유력한 증거로 인정한다(서울중앙지방법원 2021. 4. 29. 선고 2020가단5056366 판결).


내용증명과 지급명령, 법적 절차 활용이 '지름길'

전문가들은 사적인 대화 유도에서 그치지 말고 법적 효력이 있는 '내용증명'을 발송할 것을 권고한다. 내용증명 그 자체가 강제성을 갖지는 않지만, 채무자에게 심리적 압박을 주고 추후 소송에서 채무 이행을 최고했다는 강력한 근거가 되기 때문이다(서울북부지방법원 2023. 10. 17. 선고 2022나33560 판결 참조).


결국 온라인상에서 도는 '꿀팁'은 일종의 임기응변일 뿐, 법적 권리 실현을 위한 근본적인 해결책이 되기는 어렵다. 오히려 잘못된 정보에 의존하다가 신뢰성을 잃거나 형사적 문제에 휘말릴 수 있는 만큼, 송금 내역과 구체적인 대화 기록을 바탕으로 지급명령 신청이나 소액사건심판 등 정식 절차를 밟는 것이 안전하다.


뉴로이어 법률사무소 오동현 변호사는 "법적 분쟁은 결국 증거 싸움인 만큼, 섣부른 임기응변보다는 전문가와 상의하여 지급명령이나 민사소송 등 실질적인 회수 방안을 마련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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