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종 여중생 생사 오가는데 엎드려 잔 경찰관⋯막지 못한 참변, 국가는 40% 배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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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종 여중생 생사 오가는데 엎드려 잔 경찰관⋯막지 못한 참변, 국가는 40% 배상했다

2026. 08. 27 14:14 작성
손수형 기자의 썸네일 이미지
sh.son@lawtalk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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항소심, 국가 책임 30% → 40%

최우선 출동 지령인 ‘코드1’이 떨어졌지만 담당 경찰관은 소파에서 잠들어 무전을 듣지 못했다. 3시간 넘게 골든타임이 흘렀고, 실종 여중생은 끝내 살해됐다. /셔터스톡

최근 실종 신고를 허위로 종결해 수색 골든타임을 놓치게 한 장미란 씨 실종 사건, 조직적으로 강력 범죄 증거를 인멸하려 한 장윤기 사건 등이 연이어 터지며 경찰의 기강 해이를 질타하는 목소리가 높다.


공권력에 대한 국민적 불신이 팽배해진 가운데, 과거 잠자다 출동 지령을 놓친 경찰관에 대한 법원의 단호한 판결이 다시금 경종을 울리고 있다.


생명이 위급한 '코드1' 지령이 떨어졌음에도 소파에서 잠을 자다 여중생을 구할 골든타임을 놓친 경찰관의 중징계는 마땅하다는 판결이다. 당시 경찰의 안일한 대처는 결국 참혹한 비극과 막대한 국가배상 책임으로 이어졌다.


당일 밤, 여성청소년수사팀에서는 무슨 일이 있었나


사건의 전말은 2017년 9월 30일 밤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밤 11시 15분경, 피해 여중생 부모가 딸이 귀가하지 않고 전화기도 꺼져 있다며 다급히 112에 신고했다.


경찰서 112상황실은 사안의 중대성을 감안해 최우선 출동 지령인 '코드1'을 발령하고 여성청소년수사2팀에 출동을 지시했다.


하지만 수사팀의 초동 대처는 뼈아픈 실책으로 점철됐다. 당시 담당 경위였던 원고는 사무실 소파에 엎드려 잠을 자느라 출동 무전을 전혀 듣지 못했고, 후배 순경은 무전에 응답만 한 채 아무런 조치를 취하지 않았다.


이들은 약 3시간 21분이 지난 다음 날 새벽 2시 42분에야 관할 지구대를 찾아가 단 2분간 수색 상황만 묻고 돌아오는 등 직무를 태만히 했다.


골든타임이 허비되는 사이, 실종 여중생은 다음 날 낮 12시 30분경 친구의 부친에 의해 살해당하고 말았다.


법원의 뼈아픈 일침 "전인격과 양심 바친 성실의무 저버려"


해당 경위는 다른 사건을 처리하느라 출동이 지연된 것뿐이라며 징계 취소 소송을 냈으나, 서울행정법원은 이를 단호히 기각했다. 재판부는 경찰관의 무책임을 엄중히 꾸짖었다.


"공무원으로서 최대한으로 공공의 이익을 도모하고 그 불이익을 방지하기 위하여 전인격과 양심을 바쳐서 성실히 직무를 수행하도록 한 성실의무 규정에 부합한다고 볼 수 없다."


"국민의 수임자로서의 직책을 맡아 수행해 나가기에 손색이 없는 인품에 걸맞은 행위라고도 볼 수 없고, 오히려 본인은 물론 공직사회에 대한 국민의 신뢰를 실추시킬 우려가 있는 행위에 해당한다."


국가의 보호 의무 위반, 손해배상 책임으로 확정


이 사건은 징계 정당성 여부를 넘어, 유족들이 제기한 국가배상 소송으로도 이어졌다.


서울중앙지방법원은 1심에서 경찰관들의 행위가 실종 사건 처리 규칙을 명백히 위반해 현저히 불합리하다며 직무상 의무 위반과 여중생 사망 간의 상당인과관계를 인정해 국가 책임을 30%로 판단했다.


이어 항소심인 서울고등법원은 지령을 외면하고 초동 조치에 착수조차 하지 않은 것은 법률상 국가 책무를 저버린 명백한 위법행위라며 국가 배상 책임을 40%로 확대했다.


법원은 "법률상 주어진 의무를 다하지 못해 범죄를 방지하거나 피해 확대를 막지 못한 책임"을 명확히 지적하며, 안일한 대처가 불러온 결과에 대한 국가 책임을 인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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