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루 만에 퇴사했더니 '소송 폭탄' 손해배상 해야 될까?
하루 만에 퇴사했더니 '소송 폭탄' 손해배상 해야 될까?
회사의 '손해배상' 협박, 법정에선 통할까? 전문가들 '오히려 회사가 불법'

본문의 이해를 돕기 위해 생성형 AI로 만든 이미지
사표 낸 다음 날, 회사는 '손해배상' 소송을 이야기 했다.
월급과 경비는커녕 4대 보험료까지 체납한 회사의 '적반하장'에 맞선 한 직장인의 법적 싸움이 시작됐다.
외근이 잦았던 직장인 A씨는 최근 회사에 사직서를 제출하고 다음 날부터 출근하지 않았다. 회사는 기다렸다는 듯 마지막 달 외근 경비 지급을 거부했고, A씨가 고용노동부에 임금체불 진정을 넣자 '무단퇴사로 손해가 발생했다'며 민사소송 카드를 꺼내 들었다.
심지어 4대 보험료를 체납한 상태에서 퇴직 처리마저 미루며 A씨를 옥죄기 시작했다.
"네가 나가서 생긴 손해, 다 물어내!" 회사의 협박, 법적 근거 있나?
회사의 주장대로 A씨의 갑작스러운 퇴사는 법적인 손해배상 책임으로 이어질까.
법률 전문가들은 '사실상 불가능하다'고 입을 모은다.
회사가 민사소송에서 이기려면, A씨의 퇴사 때문에 '구체적이고 직접적인 손해'가 발생했다는 사실을 숫자로 증명해야 하기 때문이다.
장휘일 변호사(더신사 법무법인)는 "단순히 갑작스러운 퇴사나 결근 사유만으로는 법원이 손해를 인정하지 않는 경우가 많다"고 설명했다.
실제 판례도 마찬가지다. 수원지방법원의 한 판결은 직원의 무단퇴사로 회사가 추가 지출한 퀵 배송비 등 일부 직접 비용만 손해로 인정했다.
반면, 기존 직원들의 야근 수당이나 신입 채용 비용 등은 퇴사와의 '상당인과관계'가 없다고 봤다.
즉, A씨의 퇴사가 신입 채용이나 기존 직원의 야근을 불러온 '직접적인 원인'이라고 보기는 어렵다는 뜻이다.
"월급부터 제대로 주시죠" 칼자루는 오히려 직장인에게
오히려 법의 심판대에 올라야 할 쪽은 회사라는 지적이 나온다.
A씨의 외근 경비와 연장근무 수당을 지급하지 않은 것은 명백한 임금체불(근로기준법 제36조 위반)이다. 사용자는 근로자가 퇴직한 날로부터 14일 이내에 모든 금품을 지급해야 할 의무가 있다.
여기에 4대보험 체납과 퇴직 처리 지연 문제까지 더해져 회사의 위법성은 더욱 뚜렷해진다.
이시완 변호사(법률사무소 평정)는 "회사 측의 민사소송 위협은 법적 근거가 매우 약한 협박성 주장"이라며 "근로기준법은 근로계약 불이행에 대한 위약금이나 손해배상액을 미리 정하는 계약 자체를 금지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회사의 소송 협박이 A씨의 임금체불 진정을 취하시키려는 '압박 카드'일 가능성이 큰 이유다.
소송전 전망은? '협박'에 굴복하면 안 되는 이유
A씨의 사례는 법적 현실과 전망이 명확히 갈린다.
회사가 실제로 민사소송을 걸어와도 A씨가 패소할 가능성은 매우 낮다.
반면, A씨는 노동청 진정과 법적 절차를 통해 체불된 임금과 경비를 받아낼 정당한 권리가 있다. 전문가들은 회사의 부당한 협박에 위축될 필요가 전혀 없다고 강조한다.
오히려 변호사 명의의 내용증명을 보내 회사의 위법 행위를 조목조목 지적하며 역으로 압박하는 방법도 가능하다.
A씨의 싸움은 단순히 개인의 금전 문제를 넘어, 모든 근로자의 정당한 '퇴직의 자유'가 부당한 협박으로부터 어떻게 보호받아야 하는지를 보여주는 중요한 바로미터가 될 전망이다.
